K-트렌드 꿰뚫기: MZ 세대의 ‘핫플’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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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장시장 전경

한국의 전통시장들이 MZ 세대들의 핫플(핫 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전통시장의 매력은 무엇일까?


Key Points
  • MZ 세대의 명소로 급부상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되살아난 골목감성
  • 소셜미디어: #시장맛집 #시장놀이 #시장구경
  • ‘시장카세’…기발한 한식 메뉴 인기몰이
  • 서울 광장시장, 낮술의 ‘성지’ 인기몰이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전수진: 오늘은 로컬 감성 자극하며 ‘핫플’로 자리잡은 전통시장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옛것으로 여겨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던 전통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나 보군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마트, 백화점이 생겨나면서 전통시장이 설 곳이 없어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꾸준히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핫플(핫 플레이스)이 됐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저도 약 5년 전만 하더라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방송국에서 촬영을 정말 많이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노래자랑을 열고 트로트 가수를 불러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게 만들고요.

온누리 상품권 등 혜택을 주면서 전통시장의 장점을 홍보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지금은 MZ세대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시장 관련 콘텐츠를 검색해 보면 #시장맛집 #시장놀이 #시장구경 등 다양한 이들이 기록한 시장 체험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팬데믹 이전엔 눈길도 주지 않았던 골목 감성이 서로 차단되고 가로막히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사실 동네 주변, 사소한 것들에서 느낄 수 있는 그 나름의 일상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거든요. 특히 MZ세대의 성향이 로컬, 여행을 좋아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전통시장에서의 색다른 경험이 그들에게는 행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수진: MZ세대의 전통시장 방문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통시장의 매출이 크게 올랐는데요. 한 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부터 지난 5년 동안 전국 주요 전통시장 15곳에서 발생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충남 예산의 경우 지난 2019년 대비 2023년 MZ 세대 증가율이 934%에 달했습니다.

서울 신당시장, 강원 강릉중앙시장, 제주 동문시장, 서울 망원시장 등의 방문 빈도도 각각 117%, 70%, 25%, 18% 증가했습니다.

전통시장이 젊은 세대가 찾는 힙한 장소가 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매출 역시 덩달아 급증 추세를 보였는데요. 올해 1~4월 전통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입국 규제가 강화됐던 지난 2021년의 같은 기간 대비 753% 증가했습니다. 코로나 19 초기였던 지난 2020년과 비교했을 때도 65%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매출이 무려 934%나 늘어난 전통시장이 있군요. 이렇게 들으니 전통시장의 인기가 얼마나 늘었는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이렇게 많은 MZ세대가 전통시장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전수진: 먼저 시장은 미각의 성지죠.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메뉴판 없이 주방장이 알아서 음식을 내놓는 일본식 코스요리 오마카세를 먹어보는 게 유행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시장과 오마카세를 합쳐 시장카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볼 수 있다는 점을 코스요리에 비유한 말인데요. 많은 전통시장 중에서도 광장시장은 낮술의 성지로 꼽힙니다. 녹두빈대떡, 마약김밥, 찹쌀꽈배기, 순대 등 여느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메뉴지만 노포에서는 훌륭한 술 안주가 되는 거죠.

진행자: 전통시장가면 먹자골목이 쭉 형성되어 있잖아요. 먹을게 정말 많아요. 수십 가지의 반찬을 팔기도 하고, 호떡, 치킨, 떡볶이 등 등 맛있는 음식들을 다 모아놓고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전수진: 그렇습니다. 특히 광장시장은 육회 골목이 따로 있을 만큼 육회 맛집이 많은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꼽힙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고추튀김의 인기가 높아졌고요, MZ세대들이 좋아 할 만한 기존 호떡에 치킨 시즈닝을 뿌린 뿌링 호떡이나, 토치로 구운 마시멜로 안에 초코 아이스크림을 넣은 마시멜로 아이스크림 등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춘 독특한 먹거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진행자: 오랜만에 한국 전통시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전수진: 저도 한 번씩 그리워지는 맛입니다. 그리고 전통시장이 핫플이 된 또 다른 이유는 시장은 힙한 경험의 총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광장시장 초입에 위치한 어니언은 종이 상자를 찢어 만든 메뉴판과 박스 테이프를 칭칭 감은 플라스틱 의자 등을 배치해 노상카페로 운영합니다.

60년 된 금은방을 개조해 만든 공간에는 노출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빈티지 소품이 배치돼 있어 광장 시장의 전체 분위기와 이질적이지 않죠. 마치 길가에 앉아 떡볶이를 먹는 시장 감성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어릴 적 길거리에 서서 10원짜리 떡볶이를 먹고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며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 때는 당연했던 기억이 지금 MZ세대들에게는 새로움으로 와 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수진: 그렇습니다. 특히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스타벅스 경동 1960’도 힙한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핫플인데요. 스타벅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이 곳은 다릅니다. 스타벅스가 위치한 공간은 1960년대 지어진 이후 상인들이 오랜 시간 창고로 사용했던 폐극장을 개조한 곳인데요. 약재상과 인삼가게 등이 즐비한 경동시장 특유의 분위기와 복고 감성이 가득한 공간이 어우러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스타벅스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천명이상, 주말에는 2천명 이상의 손님이 찾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힙하고 다른 느낌의 스타벅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주변 상권도 살고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커피 마시러 갔다가 장도 보고, 인삼도 한 뿌리 사고... 1석 2조네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전통시장이 인기를 끄는 마지막 이유는 다양한 먹거리와 독특한 감성으로 MZ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비즈니스의 격전지로서 시장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브랜드 컨셉스토어와 힙한 상점들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시장을 찾는 젊은 세대들은 더 많아지는 추세인데요. LG 전자의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금성전파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LG 전자가 최초로 선보인 흑백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전시하고, 한쪽 벽면에는 LG LED 사이니지 월을 조성해 경동시장의 옛 모습과 계절별 테마영상 등을 상영하는데요. 중장년 소비자에게는 추억을, MZ세대에게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추억의 흑백 TV까지 볼 수 있는 전통시장이네요. 저도 흑백 TV를 못 본지 수십 년 된 것 같은데 저에게는 정말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젊은 친구들에게는 얼마나 신선한 경험일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2021년 10월 오픈한 321플랫폼의 그로서리 스토어 ‘365일장’을 들 수 있는데요. 365일장은 MZ 세대 소비자를 겨냥해 광장시장 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 된 공간입니다. 1층에는 전통주를 기반으로 한 로컬 그로서리 스토어, 2층에는 365일장 음식을 총괄하는 센트럴 키친이, 4층은 와인바가 자리하고 있는데 와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주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향후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지향점을 시사하는데요.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는 시대를 경험했고, 혹자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종말을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은 오프라인 시장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오프라인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무리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커진다고 해도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서 소통하고 정을 느낄 수 있는 오프라인 시장은 절대 사라질 수 없죠. 오늘은 추억과 정이 깃든 전통시장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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