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신축년 새해인 음력설을 맞아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은 ‘우리 그림 민화’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오는 2월 8일부터 4월 1일까지 진행되는 민화 전시는 한국 민화 작가들의 전통 민화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민화 작품 25점을 전시하는데요. 사단법인 한국전통 민화 연구소와 공동으로 전시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는 한국 고유 미술 장르로서 민화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현대적 민화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하는데요. 나혜인 프로듀서가 주시드니한국문화원 박소정 원장,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전통 민화연구소 권정순 대표 연결했습니다.
나혜인 피디: 시드니에 계신 주시드니한국문화원 박소정 원장님 그리고 한국에 계신 사단법인 한국 전통 민화 연구소 권정순 대표님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The Korean Cultural Centre Australia in partnership with the Traditional Korean Minhwa Centre presents ‘MINHWA Today’. Source: Document Photography
권정순 대표: 안녕하세요.
박소정 원장: 안녕하세요.
나혜인 피디: 두 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박소정 원장: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권정순 대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혜인 피디: 먼저 권정순 대표님, 한국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떻게 명절 분위기를 잘 느끼실 수 있으셨는지요?
권정순 대표: 음력 설이 지났는데 코로나 확진이 멈출 기미가 없어서 정부에서는 설날에도 가족 모임을 5인 이상 못하게 했어요. 이번 명절 분위기는 명절이란 기분이 많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혜인 피디: 대표님도 굉장히 조용한 명절 보내셨겠어요?
권정순 대표: 네 맞습니다. 저희는 명절에는 제사를 지내니까, 제사도 간단하게… 집집마다 그랬을 것 같아요. 멀리 있는 친척들에게 오지 말라고 전화하고…그렇게 했습니다.
나혜인 피디: 음력 설을 맞아서 시드니 한국 문화원에서 ‘우리 그림 민화’ 전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박소정 원장님, 어떻게 민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기획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Gweon Jeongsun, the president of the Traditional Korean Minhwa Centre Source: Gweon Jeongsun
박소정 원장: 네. 사실 저희 문화원에서 2013년에도 가회 민화 박물관하고 같이 기획했던 복을 전하는 한국 민화라는 전시가 호주에서 큰 사랑을 받았거든요. 올해 민화전시도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우선 올해 신축년을 맞아서 이 전시가 문화원이 기획하는 첫 번째 전시가 되는데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올해는 한호 수교 6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고, 또 문화원이 개원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에요. 그뿐만 아니라 저희 문화원은 매년 시드니 시가 주관하는 음력설 축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의미가 있는 한 해의 시작을 저희 문화원이 아름다운 한국 문화가 담겨있는 민화 전시를 통해서 시작한다면 좋지 않을까 해서 저희가 한국 전통 민화 연구소와 같이 협력해서 기획하게 됐습니다.
나혜인 피디: 이번 행사를 시드니 한국 문화원과 같이 주최한 사단법인 한국 전통 민화 연구소. 아마도 처음 들어보시는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계실 것 같은데요. 권정순 대표님, 한국전통 민화 연구소 소개를 좀 해 주시죠.

Sojeong Park, Director of the Korean Cultural Centre Australia Source: Korean Cultural Centre Australia
권정순 대표: 제가 한국전통민화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계명대학교 한국민화연구소 소장 겸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원들은 주로 양쪽에 제 제자들로 구성된 회원들로 돼 있고요. 우리 전통한국민화연구소는 2006년도에 법인체로 설립되어서 현재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1-2회 회원전을 해 왔으면 몇 년 전 부터는 해외 전을 중점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어요. 제가 소장으로 있는 계명대학교한국민화연구소와 협업을 하고 문화재청 해외 홍보관의 도움으로 런던 한국 문화원을 필두로 해서 워싱턴 한국 문화원, 오사카 한국 문화원, 아르헨티나 한국 문화원에서 전시를 했고 올해는 경상북도의 후원으로 호주 한국문화원에서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6월에는 파리 한국 문화원에서 전시가 잡혀있고요. 우리 그림의 전통적인 색채와 한국 미의 아름다움이 외국에도 널리 알려져서 우리의 미적 정서가 세계를 정화할 수 있는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그럼 소속되신 회원분들은 민화를 전문적으로 그리시는 작가분들이신가요 아니면 민화를 사랑하시는 애호가들이신가요?
권정순 대표: 작가들인데, 그림을 전공하지 않은 비 전공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그렇군요. 이제 구체적으로 민화에 대해서 좀 알아보죠. 민화라고 하면 조선 시대 서민들이 그린 그림이라고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데요. 풍속화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권정순 대표님께서 민화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을 좀 해 주시죠.
권정순 대표: 네. 우리의 민화는 궁중 세화가 민간으로 확산되고 그 내용이 다양해지면서 민화로 발전했습니다. 세화라는 것은 정초의 도화서 화원들이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서 왕께 바치면 왕이 신하들에게 나눠주고 그러면서 점차 평민들도 장터 같은 곳에서 환쟁이들한테 그림을 사서 설날이 되기 전에 질병과 화마를 막아 줄 호랑이 그림이나 용 그림 같은 것을 대문에 붙이는 풍습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평민들도 액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초하루 설 풍속에 빠질 수 없는 큰일 중의 하나라 되었고 또 점차 평민들이 논공행상을 하게 되면서 부를 축적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양반들처럼 집집마다 벽에 그림을 걸고 감상하기도 하지만 그 그림들의 수준도 퇴직한 도화서 화원이나 또 억불정책으로 힘들었던 스님들도 이런 민화 그림을 주문을 받아서 그 숫자가 세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졌어요. 그리고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궁중 화가들이 그린 그림도 흔히 볼 수 있게 됐었습니다. 그 종류를 간략하게 분류해 보면은 산수화, 궁중화, 문자도, 신선도, 책가도, 초상화, 어해도, 화조도, 화접도, 영모도, 경작도, 무속화도 있고 풍속화도 다양한 걸 볼 수 있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풍속화로써 이는 민화의 범주에 속하는 그림으로 그 시대의 생활 모습을 담은 그림입니다. 김홍도와 신윤복이 대표적인 풍속 화가로 알려져 있고요. 17세기 후반에 가장 번창했던 민화가 근대에 와서 신 문물이 들어오고 아파트가 생기면서 점차 사라져가다가 1960년대 대갈 조자용 박사에 의해서 에밀레 민화 박물관이 세워지면서 뜻있는 분들에 의해 서서히 다시 민화가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아까도 얘기헀지만 그림을 전공한 사람들 보다는 가정주부들이나 직장에 다니면서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민화 여러 가지 종류를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굉장히 많은 부분을 아우르고 있어서 좀 정의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민화가 가진 특성은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권정순 대표: 제일 먼저 민화의 특성이라면 상징성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서양화와 하고 달리 민화에 나타나는 거의 모든 소재에는 의미가 있고 상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면 십장생도에는 장수하는 10가지 소재가 들어있어서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회갑연이나 고희연에 펼쳐서 오래 살기를 기원하고 또 부와 명예의 상징인 모란도 그림은 안방에다 주로 쳐지는데, 결혼식 연회에도 사용하며, 또 학문을 숭상하는 선비의 방에는 책가도를 장식하기도 하고요. 또 선비의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 그림이 장식됩니다. 물고기가 용으로 변하는 어변성룡도 같은 것은 시험을 앞둔 자녀의 방에 걸었고, 또 다른 민화의 특성이라고 하면 비 전문가들이 그린 그림이라 순수하면서 아주 익살스러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네 사실 책가도, 저희 빅토리아 미술관에도 전시가 돼 있는데요. 민화의 일부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요…
권정순 대표: 책가도의 거의 대부분은 궁중회화인데요. 우리가 민화를 공부하기 시작한 근대에 와서 민화의 범주 속에 궁중화도 들어가 있습니다. 왜냐면 궁중화가 모태이고 그게 일반 서민들에게 퍼져 나가면서 된 거기 때문에 민화 속에 궁중화도 들어가고 그런 궁중 회화적인 책가도와 일반 서민이 그린 책가도는 또 재미가 틀려요. 비교가 되기도 하고 그런 걸 다양하게 알면서 보면 더 재미가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박소정 원장님,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시드니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민화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특히나 코로나19 상황이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가셔서 직접 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박소정 원장: 네 저희 이번 시드니 전시는 소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전통 민화의 명맥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계신 24분의 현대 민화 작가분들의 작품 25점이 전시가 되고 있는데요. 소장이 설명하신 다양한 민화들이 대부분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혼례식 때 사용하는 병풍인 대례병으로 사용됐던 꽃하고 새, 동물이 어우러진 화조영모도 같은 이런 민화도 있고요, 사랑방의 병풍으로 꾸며졌던 산수도,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던 책가도도 있고, 또 호랑이가 굉장히 해학적으로 그려져 있는 그림이라든지…저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색깔도 아름답고 친숙한 민화들도 있는가 하면은 또 예전에 저희가 했던 전시에서는 소개가 안됐던 민화 중의 하나가 권정숙 소장님 작품인데요. ‘태조어진’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건 비단에 천연 색채와 금을 사용해서 굉장히 화려하게 표현을 하셨고요. 그리고 이번 전시에 5폭짜리 병풍 작품이 하나 와 있는데요. ‘곽분양행락도’라는 작품인데 굉장히 세밀한 묘사와 채색이 압도적입니다. 이런 작품들을 저희 문화원 오시면 다양하게 만나 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되실 겁니다.
나혜인 피디: 호주인들의 경우 우리 민화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을 것 같은데, 하지만 설명해 주신 것처럼 민화 자체가 친숙하고 해학적이라 호주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소정 원장님?

The Korean Cultural Centre (KCC) Australia presents a new exhibition MINHWA Today Source: Supplied
박소정 원장: 네 관객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시고요. 일단은 저희 문화원에 한번 와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문화원에 조선시대 사랑방, 사랑채 한옥이 그대로 재연돼서 전시돼 있잖아요. 민화가 이렇게 한옥과 어우러지면서 그 자체가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고. 예를 들면 호랑이는 액운을 물려치고, 까치 같은 경우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꽃이나 나비 이런 부분들은 복이라든지 부귀영화 이런 걸 의미한다는 걸 설명해 드리면 너무 재밌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리고 재료 같은 경우도 서양화하고 달리 옻 지라든지 한지라든지 이런 재료를 사용한다는 걸 굉장히 흥미롭게 생각하시고요. 먹이랑 분책, 봉채 같은 채색이 서양화하고는 조금 다르니까 색감도 다르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정말 기대 이상으로 좋아해 주시고, 관람을 즐겁게 하시는 것 같아서 저도 기쁜 마음으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전시회에서는 현대적 민화도 소개를 된다고 하는데요. 권정순 대표님, 현대적인 민화는 어떤 모습인가요?
권정순 대표: 네. 현대적인 민화라고 할 수 있을지, 이번 그림들이…의문이긴 하지만, 옛날 그림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우리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세련된 색채를 쓰기도 하고 나름대로 개인의 취향이 베여있는 그런 그림을 현대적인 민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 간 안을순 씨의 그림은 완전 창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통 민화적인 바탕을 현대적으로 재 해석해서 창작을 한 그림입니다. 앞으로는 그런 창작 작품이 많이 나와야 될 것 같습니다.
나혜인 피디: 네 끝으로 두 분 이번 전시회를 기대하고 계시는 우리 호주 한인 동포 여러분들께 전시회 관람을 당부해 주시는 말씀 한 번씩 부탁드립니다. 먼저 권대표님
권정순 대표: 네. 우리의 독특한 민화 그림은 다른 동아시아하고는 확연히 구분이 될 만큼 독창성이 있습니다. 가장 전통적인 순지에다가 반 천연물감이라고...일반 조갯 가루 같은 걸 태운 가루에다가 색채를 입힌 겁니다. 그것도 반 천연이기 때문에 색깔이 아름답고 화사하게 빛이 나는데요. 그런 전통 기법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그린 이런 독특한 미의식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흔히 접하기 어려운 전시의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부탁드리고 싶어요.
나혜인 피디: 네 박소정 원장님.
박소정 원장: 네. 저희 선조들 새해에 복을 기원하는 민화 그림을 대문에 걸거나 선물로 나누면서 액운을 쫓았다고 하는데요. 작년 한 해 저희가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힘들었잖아요. 이 민화 전시를 동포 분들께서 관람을 하시면서 새해에 좋은 기운을 얻으시고 위로가 되는 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그동안 문화원 많이 성원해 주신 동포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 또 앞으로 신임 문화 원장이 이끄는 주 시드니 한국 문화원 활동도 변함없이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혜인 피디: 네 박소정 원장님 지난 3년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 박소정 원장님,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전통 민화연구소 권정순 대표님과 함께 우리 그림 민화 전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두 분 모두 감사합니다.
박소정 원장: 감사합니다.
권정순 대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