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은퇴자금 기준이 또다시 올랐습니다. 치솟는 생활비가 은퇴자들의 부담을 키우면서, 은퇴 후 어느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새로운 기준이 발표됐습니다.
Key Points
- 편안한 노후, 연 7만9천 달러…호주 은퇴자금 기준 또 올라
- 치솟는 생활비, 은퇴자 직격탄…전기·의료·보험료 줄줄이 상승
- 당장 주당 54달러, 미래엔 2만3,900달러…연금 인출의 대가
호주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은퇴자금 기준이 또다시 올랐습니다.
치솟는 생활비가 은퇴자들의 부담을 키우면서, 은퇴 후 어느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새로운 기준이 발표됐습니다.
호주 슈퍼연금 기금협회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집을 소유한 65세에서 84세 사이의 부부가 편안한 은퇴 생활을 하려면 1년에 약 7만 8,998달러, 일주일에 약 1,513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신의 경우에는 연간 5만 6,166달러, 주당 약 1,076달러가 필요하다고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 분기 기준으로 편안한 은퇴에 필요한 예산은 부부의 경우 0.5%, 독신은 0.4%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생활비 상승이 은퇴자들에게 특히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편안한 은퇴'와 '검소한 은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연금 기금협회가 말하는 편안한 은퇴는 단순히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민간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한 주에 한 번 정도 외식을 하며, 매년 국내 여행을 하거나 몇 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생활 수준입니다.
반면 '검소한 은퇴'는 기본적인 의료보험과 국내 여행, 가끔씩 외식을 하는 정도로 생활비를 제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65세에서 84세 사이의 주택 소유자 기준으로 검소한 은퇴에 필요한 비용은 부부가 연간 5만 2,690달러, 독신은 3만 6,548달러로 집계됐습니다.
85세 이상이 되면 필요한 금액도 달라집니다.
편안한 은퇴를 기준으로 부부는 연간 7만 4,484달러, 독신은 5만 3,964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집이 없는 은퇴자들의 부담은 더 커집니다.
민간 주택을 임대하는 은퇴자의 검소한 생활비도 부부는 연간 6만 9,376달러, 독신은 5만 1,418달러에 달합니다.
연금 기금협회의 메리 델러헌티 CEO는 은퇴자들이 다른 계층보다 생활비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체 물가상승률이 3.8%인 상황에서도 은퇴자들이 주로 지출하는 항목들의 가격이 더 빠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기요금은 정부와 주정부의 지원금이 종료되면서 약 22.4% 상승했고, 자동차 관련 비용은 6.5%, 의료 서비스는 5%, 보험료는 약 5%, 외식비는 4% 올랐습니다.
델러헌티 CEO는 은퇴자들의 지출 구조가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항목에 집중돼 있어서 생활비 위기의 영향을 특히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노령연금만으로 편안한 은퇴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연금 기금협회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노령연금은 물가에 맞춰 인상되지만, 민간 건강보험이나 여행, 외식과 같은 지출까지 충분히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결국 은퇴 이후의 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데는 개인의 슈퍼에뉴에이션, 즉 퇴직연금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델러헌티 CEO는 슈퍼가 있어야 은퇴 후 매달 지출을 일일이 걱정하는 대신 어느 정도의 경제적 안정감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가운데 슈퍼에뉴에이션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짐 차머스 재무장관은 슈퍼 제도가 연방선거의 주요 정치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야권이 사실상 의무적인 슈퍼 제도를 약화시키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자유당의 앤드루 브래그 상원의원은 현재의 슈퍼 제도를 '자유주의에 반하는 실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원 네이션당은 주택 임대료나 모기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들이 최대 3년 동안 슈퍼 납입액의 3%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의무적으로 납입되는 슈퍼 비율인 12% 가운데 9%만 적립하고, 나머지 3%는 당장의 생활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슈퍼 업계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금 기금협회의 계산에 따르면, 평균적인 풀타임 임금을 받는 30세 근로자가 이 제도를 이용해 3년 동안 슈퍼를 현금으로 받는다면 지금 당장은 일주일에 약 54달러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퇴할 때는 현재 가치 기준으로 약 2만 3,900달러가 적은 슈퍼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통계가 보여주는 핵심은 분명합니다.
호주에서 은퇴 후 원하는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단순히 노령연금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필요한 생활비와 슈퍼 규모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주거비와 의료비, 보험료, 전기요금 등 필수 지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은퇴자들의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생활비를 줄이는 것과 미래의 은퇴자금을 지키는 것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호주 근로자들에게 점점 더 중요한 재정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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