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렌드 꿰뚫기] MZ 세대, 너도 나도 바디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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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로필이 MZ 세대의 트렌드가 되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바디프로필’ 사진이 MZ 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우려가 비례한다.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 어떤 소식입니까?

전수진 리포터(이하 전수진): 내 몸을 관리해서 한창 예쁠 때 바디프로필을 찍어 놓는 것이 MZ세대에게 유행으로 퍼지고 있는데요. 이 유행이 젊은 세대에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때 연예인들이 많이 찍었던 바디프로필이 요즘 MZ세대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먼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디프로필에 대해 알아 볼게요. 바디프로필은 수개월간 고강도의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근육질의 몸을 만든 후 모델처럼 사진을 찍어 기록에 남기는 것을 뜻하는데요. 말씀 하신 것처럼 과거에는 연예인이나 보디빌더들만 찍는 사진으로 인식이 됐었죠.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건강과 자기 관리를 중요시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바디프로필’을 찍는 일반인이 대거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내 몸을 누군가에게 과시하거나 보여주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 입니다.

전수진: 요즘에는 드러내고 보여주는 것이 트랜드가 됐죠. 인스타 그램에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350만건 이상의 관련 게시물이 올라옵니다. 이 외에도 ‘바디프로필컨셉’, ‘바디프로필스튜디오’,’바디프로필식단’ 등 바디프로필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해시태그가 바디프로필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바디프로필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요?

전수진: 대학생 신모씨는 “코로나 19로 무력감이 느껴 질 때쯤 큰 성취감을 얻고 싶어 바디프로필을 촬영하게 됐다며. 두 달 동안 바디프로필을 위해 단식과 운동을 병행하며 열심히 살았고 완성된 결과물을 보니 뿌듯했다” 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울 때 나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사와 집만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몸이 많이 무거워져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바디프로필을 준비를 시작했다” 라고 말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요.

이 바디프로필 열풍에 대해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 예전에는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문화였지만 지금 MZ 세대는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이들은 자신의 성장과 성취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SNS를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는 행위를 즐기며 바디프로필 또한 하나의 소통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탄탄한 근육을 만들고 건강한 몸을 자랑하기 위해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 바디프로필이 건강을 해치는 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거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는 단기간에 몸을 만들기 위해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며 식단조절까지 병행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그 과정에서 희귀 근육통을 비롯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늘고 있습니다. 한 프로그램에 나온 30세의 여성 A씨는 “작년에 호기심에 바디프로필을 찍었다가 부작용으로 식이, 운동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19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서른이 되기 전에 멋진 몸을 남겨보자 싶었다. 4개월 동안 PT와 식단관리로 14kg을 감량했다. 바디프로필을 찍고 나면 유지어터가 될 거라 확신했는데, 그때부터 살에 대한 강박이 생겼다” 라며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A씨는 “ 치킨 한 마리도 혼자서 다 먹고, 이로도 부족해 공깃밥까지 먹는다. 강박 증상에 없던 식탐도 생겼다. 평일에는 다이어트 주말에는 치팅데이를 한다. 친구들이 밥을 먹으면 내가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라며 자신의 상태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이 그러더라고요. 치팅데이를 정해놓고 식단조절을 하다 보면 치팅데이엔 무조건 많이 먹어야겠다는 강박이 생기면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고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이게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거든요. A씨는 “월경이 1년간 멈췄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여성 호르몬 수치라며 운동을 멈추고 음식을 먹으라고 했다. 일상이 무기력하다가도 바디프로필 촬영을 하면 삶의 원동력이 생긴다. 찍고 나면 다시 무기력해지고 강박이 반복된다” 라고 말 했습니다.

A씨 처럼 바디프로필을 위해 강도 높은 운동과 급격한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탈모, 현기증 등 여러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건강을 해치고 있군요. 몸을 만들기 위해 굶었다 치팅데이를 활용해 많이 먹는 것도 문제지만 아무래도 몸을 만들기 위해 하는 다이어트는 칼로리 제한을 위한 초절식을 하거나 체지방률을 낮추기 위해 지방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는 등 영양 균형이 맞지 않는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죠.

전수진: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이런 식단을 유지하면서 수시로 자신의 몸매를 바디 프로필에 성공한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등 강박이 발생할 경우에는 섭식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섭식장애란 정신적인 문제로 음식 섭취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먹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신경성 식욕 부진증, 폭식과 섭취 음식물 제거 행동을 반복하는 신경성 폭식증, 조절 불가한 폭식 후 죄책감에 빠지는 폭식장애 등의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하며 마른 몸매만 추구해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음식을 제한하다가 자제력을 잃고 폭식 한 뒤에는 자신에 대해 환멸을 느끼며 한번의 폭식으로 모든 것이 망쳤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등 기분이 엉망이 되기도 하죠.

폭식한 후에는 억지로 구토를 하거나 설사제 복용 등 강제로 음식을 제거하려고 집착하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에게 주는 벌이라는 생각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행자: 섭식 장애는 본인 신체에 맞는 정상 체중 유지를 거부하는 경우, 표준 체중 또는 저체중임에도 비만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경우, 본인의 신체나 외모를 왜곡하는 경우, 반복적인 폭식과 단식 등 증상을 토대로 진단하죠.

전수진: 한 의학자는“최근 SNS를 보면 우리 몸은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날씬한 몸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멘토식 피드들과 함께 본인의 성공기라며 과체중이었던 과거와 바디프로필에 성공한 현재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타인에게 보이는 겉모습만이 나의 모든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며 아름다운 몸은 본인의 나이와 신장에 맞게 충분한 영양섭취와 건강한 식생활로 이뤄 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섭식 장애 등이 의심 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다각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바디 프로필이 희귀 근육통도 유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디프로필이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에도 직접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희귀 근육통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한 정형외과 의사는 “운동으로 인해 어깨 회전근개염과 무릎 장경인대증후군, 슬개건염 등을 진단받는 환자가 많다. 근육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은데 그 중 비외상성 횡문 근융해증 환자도 있다” 고 말 했는데요. 희귀병으로 분류된 비외상성 횡문 근융해증은 우리나라에서만 지난 5년간 진단받은 2030 세대가 계속 증가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예인이나 전문 트레이너들처럼 장기간 운동을 하면서 천천히 만들어 나가는 몸이 아니라 2~3개월 만에 급하게 몸을 만들다 보니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 하는 것 같습니다.

전수진: 저도 무용을 전공해서 키가 166에 몸무게가 46키로였어요. 그런데 그때 저는 제가 뚱뚱하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다이어트로 몸이 많이 망가진 적이 있는데요. 많은 다이어트를 해 보니 결국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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