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백신 반대 시위 현장서 떼창 터진 한국 동요 '아기 상어'

캐나다 오타와 시내의 통행을 막은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 트럭 앞에서 어린이들이 놀고 있다.

캐나다 오타와 시내의 통행을 막은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 트럭 앞에서 어린이들이 놀고 있다. Source: AP

캐나다 트럭 시위를 모방한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가 세계 각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뉴질랜드 시위 현장에선 수백 명의 시위대가 핑크퐁 동요 '아기상어'를 떼창 해 화제에 올랐다.


Highlights
  • 캐나다 트럭 운전사 백신 의무화로 촉발한 시위
  • 차량 5만 대, 4천 명 시민 참여...비상사태 선포까지
  • 미국-프랑스-뉴질랜드-네덜란드-호주 등으로 번져
  • 뉴질랜드 시위대 수 백 명 동요 '아기상어' 떼창 율동
캐나다 트럭 운전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항의하며 시작한 '자유 호송대'(Freedom convoy) 시위가 프랑스 네덜란드 뉴질랜드 호주 등으로 번졌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를 해산시키기 위해 긴급조치를 발효한 상탭니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경찰 7000명을 동원했고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대 수백 명이 핑크 동요 '아기상어'떼창하고 율동까지 따라 해외 언론의 화제가 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캐나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를 해산시키기 위해 국가 긴급조치를 발동했는데, 소식부터 짚어 보죠.

유화정 PD: 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3주째 계속되고 있는 캐나다에서 현지 시간으로 14일 '긴급조치'가 발동됐습니다.

1988년 입법된 긴급조치법은 캐나다 연방정부가 국가비상상황에서 치안을 지키기 위해 임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긴급 조치가 발동된 것은 입법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의회 승인 후 긴급조치가 시행되더라도 군은 투입하지 않겠지만, 시위대 체포와 트럭 압수에 공권력을 더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조치에 따르면 은행은 법원의 명령 없이 시위 관련자들의 개인 계좌들을 동결할 수 있게 됩니다.  시위 관련자들의 차량 보험도 중단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캐나다 경찰이 시위대에서 권총과 장총, 흉기, 탄약 등을 압수했다”라는 CNN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번 시위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들어 미국과의 국경을 오가는 트럭 운전사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면서 촉발됐죠.

유화정 PD: 트럭은 캐나다와 미국의 중요한 무역 운송 수단으로, 양국을 오가는 트럭 기사만 수십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번 시위에 캐나다 전체적으로 총 5만여 대가 참여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캐나다 트럭 기사들은 “백신 규제는 파시즘” “백신 의무화는 보건 정책이 아닌 정부의 지배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수도 오타와로 집결했고, 의회 앞 도로를 트럭 400~500대로 막고 경적을 울리며 백신 의무화 철회와 쥐스탱 총리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트럭 운전사들의 시위로 출발했지만, 2년 가까이 계속된 캐나다 정부의 방역 정책에 지친 시민들의 합류가 늘어나면서 밴쿠버와 토론토 등 캐나다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Canadian PM defends COVID-19 restrictions as truckers continue protest
Canadian PM defends COVID-19 restrictions as truckers continue protest Source: Reuters


진행자: 트럭 시위대가 점거해 통행 차질이 빚어졌던 ‘앰버서더 브리지’캐나다와 미국 국경 다리로 양국의 주요 교역로이자 특히 자동차 산업의 핵심 루트로 알려져 있다고요.

유화정 PD: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앰배서더 다리는 양국 교역량의 25%가 오갑니다.

또한 캐나다와 미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핵심 루트로 매일 이 다리를 통해 미화 3억 달러(약 3천588억 원) 상당의 상품이 국경을 넘나들고 있는데요.

자동차 관련 물품 수송을 담당하고 있는 다리가 막히자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등 북미 완성차 업계는 부품 조달에 애를 먹으면서 일부 공장의 문을 닫거나 공장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앰배서더 브리지'의 트럭 시위는 강제 해산돼 국경 다리 운행은 정상화됐지만 수도 오타와 등 10여 개 도시에서는 여전히 트럭시위가 이어져 일부 도시 기능이 마비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부 극우 세력 가담 론도 제기됐어요. 실제로 시위 현장 보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구호와 함께 음모론자들의 집단 큐어넌(QAnon) 표식과 나치 표식을 확인할 있었는데요.

유화정 PD: 미국 호주 독일 등의 극우 세력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캐나다 트럭 운전사들에 대한 지지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백신 반대 집단들이 트럭 시위 전략을 차용해 지역별로 시위를 모의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인터넷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 계정에는 한 달도 안 돼 미화 780만 달러(약 93억 원)의 거액이 모였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캐나다 칼튼 대학의 스테파니 카빈 박사는 이를 두고 "극단적인 세력의 주장이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근대 이후 캐나다 정치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캐나다는 이민자들이 기성 정치권에서 비교적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미국 등 다른 서방 국가에 비해 백인우월주의나 극우파의 정치세력화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이번 시위를 통해 극우세력의 정치화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캐나다 트럭 시위에 동조한 호주 캔버라 백신 반대 시위 현장
캐나다 트럭 시위에 동조한 호주 캔버라 백신 반대 시위 현장 Source: AAP


진행자: 일명 '자유 호송대'(Freedom convoy)불리는 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캐나다 트럭 시위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데, 이를 모방한 시위가 세계 각국에서 산발적으로 빠르게 번져 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죠.

유화정 PD: 캐나다 시위는 유럽·오세아니아 각국에서 정부 방역조치에 저항하는 모방 시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지와 호주·뉴질랜드 등에서 트럭 등을 이용한 유사한 시위가 잇따랐는데요.

특히 프랑스 곳곳에서는 트럭 시위를 본뜬 '자유의 호송대'가 등장했는데, 프랑스 당국은 이번 시위에 대비해 7천 명이 넘는 경찰병력을 투입하고 이들을 막기 위해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을 옹호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회원 수는 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진행자: 호주에선 캔버라 연방 의사당 잔디 광장에 1이상의 시위대가 운집해 2주에 걸쳐 ‘프리덤 시위’를 벌이면서 캔버라 전역에 걸쳐 광범위한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어요.

유화정 PD: 폴린 핸슨 연방상원의원이 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의무적 백신 접종 정책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외신들은 “호주·뉴질랜드 등 방역 모범국까지 캐나다를 모방한 '반 백신' 시위가 번지고 있다”며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규제로 쌓인 '코로나 블루'가 분노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모방 시위가 각국으로 확산되는 추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기화하는 팬데믹과 국가 주도 방역에 지친 시민들의 피로와 분노, 자유에 대한 갈망이 극단주의를 타고 거칠게 분출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에선 웰링턴 국회의사당 앞에 운집한 명의 시위대가 한국 핑크 동요 ‘아기상어’떼창 하는 때아닌 이벤트가 펼쳐져 해외 언론들이 화제의 뉴스로 선점했는데, 끝으로 내용 살펴보죠.

유화정 PD: 뉴질랜드 시위는지난 8일 수백 명이 수도 웰링턴 국회 앞 잔디 광장을 점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임시 텐트까지 차린 이들은 주말 내내 쏟아진 폭우 속에서도 우비를 입은 채 백신 반대 시위를 지속했는데요.

경찰은 의회의 해산 명령에 불복하고 도심 도로를 막아선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며 120명 이상을 연행하기도 했습니다. 의회는 잔디밭 스프링클러를 가동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지만, 시위대는 땅을 파 임시 수로를 만들어 대응했습니다.

진행자: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소음' 전술도 시도됐지만 시위대 역시 소음 전술로 맞섰다고요?

유화정 PD: 방법을 찾다 찾다 고심 끝에 중독성 강한 '마카레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OST '렛잇고(Let it go)', 미국 팝가수 배리 매닐로의 히트곡 등을 확성기를 이용해 소음 레벨 수준으로 시끄럽게 틀었더니 시위대도 질세라 미국의 헤비메탈 음악을 틀면서 팽팽히 맞선 겁니다.

이날 경찰을 허탈하게 만든 곡은 유튜브 최초 100억 뷰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 핑크퐁 동요 '아기상어'였습니다.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아기 상어'를 틀었는데, 노래를 들은 시위대는 해산하기는커녕 박수를 치고 떼창을 부르며 율동을 따라 하는 등 노래를 즐긴 겁니다.
뉴질랜드 웰링턴 백신 의무 반대 시위 현장에 등장한 핑크퐁 아기 상어
뉴질랜드 웰링턴 백신 의무 반대 시위 현장에 등장한 핑크퐁 아기 상어 Source: AAP
진행자: 뉴질랜드 의회가 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해산하려 틀었으나 수백 명의 시위대가 떼창하고 율동을 따라 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지만, 어찌 됐든 ‘아기상어’한국이 만든 세계적인 동요임을 다시 확인시킨 결과가 됐네요.

유화정 PD: ‘아기상어’는 2019년 레바논 시위 현장에도 등장한 적이 있었는데요.

15개월짜리 아들을 태운 차 주위로 시위대가 함성을 지르며 에워싸자 아기 엄마는"아기가 있으니 너무 큰 소리를 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는데, 이에 시위대가 부르기 시작한 게 바로 아기상어였습니다.

당시의 장면은 유튜브에 올라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 한국의 더핑크퐁 컴퍼니가 제작한 아기상어 영상은 최근 유튜브 사상 최초로 100억 뷰를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유튜브에서 100억 뷰를 돌파한 영상은 아기상어가 유일무이합니다.

진행자: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본래의 의도는 무산됐지만 백신 의무 반대 시위 격한 분위기를 한국 동요 ‘아기상어’흥겨운 분위기로 바꿔 놓았네요. 오늘 소식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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