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Z세대, 도시를 떠나 지방에서 찾는 새로운 ‘오스트레일리안 드림’

A composite of a couple and a scenic view

Zoe Gleeson bought a home with her partner in Mudgee, NSW, six weeks after relocating from Sydney. Source: Supplied

예전에는 대도시에서 집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도시를 떠나는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달라지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안 드림’을 살펴봅니다.


유화정 PD: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호주 드림’이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대도시에서 집을 사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도시를 떠나는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는 젊은 세대의 ‘지방 이주’ 흐름을 짚어보겠습니다. 홍태경 PD와 함께합니다.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요즘 정말 많은 젊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그런가요?

홍태경 PD: 네, 그렇습니다. 최근 호주 지방연구소(Regional Australia Institute)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9세 이하 Z세대가 지방 이주를 가장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Z세대의 절반 가까이가 “지방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30~45세 밀레니얼 세대는 41%, 반면 62세 이상 베이비붐 세대는 지방으로 이주를 고려하는 비율이 25%에 불과했습니다.

유화정 PD: 과거에는 은퇴 세대가 도시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지금은 그 흐름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셈이네요. 이유는 역시 집값 때문이겠죠?

홍태경 PD: 맞습니다. 핵심은 ‘주거비’와 ‘생활비’입니다. 연구소 리즈 리치 대표는 Z세대가 이주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와 더불어 주택 부담 능력( housing affordability)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치 대표는"수도권의 생활비는 지난 몇 년간 큰 부담이 되어 왔다"라며 "그래서 젊은 세대는 재정적 안정과 삶의 질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것이 바로 그들이 지방에서 꿈꾸는 삶을 생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기성세대는 의료 서비스의 질과 가족과의 근접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베이비붐 세대, 즉 자녀가 독립한 부모들이 은퇴 후 노후를 보내기 위해 대도시를 떠나는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라고 리치 대표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그 흐름이 역전되어 지방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화정 PD: 그렇다면 실제로 지방 주택 가격도 많이 올랐나요?

홍태경 PD: 부동산 분석기관 코탈리티(Cotality) 자료를 보면, 1월까지 지난 3개월 동안 지방 주택 가격은 3.2% 상승했고, 같은 기간 대도시는 2.1% 상승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상승세는 주택 가격 부담 증가, 국내 이동, 그리고 치열한 경쟁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코탈리티의 연구 책임자인 제라드 버그 이사는 이러한 결과가 도시와 지방 시장 간의 "격차 심화"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대도시의 주택 가격이 여전히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매물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가구들이 다시 한번 더 나은 가치와 생활 여건을 찾아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유화정 PD: 지방 지역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은 젊은이들의 지방 이주가 고립된 지역 사회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지방 이주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따릅니다. 실제로 그런 선택을 한 사례를 바탕으로 알아보죠.

홍태경 PD: 네. 24살 도시계획가 조이 글리슨 씨 이야기입니다. 시드니에서 뉴사우스웨일즈 지방으로 이사한 후, 글리슨 씨의 삶은 "정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말하는데요, 시드니를 떠나 시드니에서 북서쪽으로 차로 약 4시간 거리에 있는 뉴사우스웨일스 머지(Mudgee)로 이주한 글리슨 씨는 이주한 지 6주 만에 파트너와 함께 집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시드니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 지방에서는 가능했던 겁니다. 출퇴근 시간은 1시간 기차 통근에서 단 5분으로 줄었고, 마당이 있는 집에서 반려견도 키울 수 있게 됐습니다. 글리슨 씨는 이 결정을 “노 브레이너(no-brainer)”, 즉 고민할 필요도 없는 선택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유화정 PD: 과거에는 ‘오스트레일리안 드림’ 하면, 넓은 땅에 집 한 채가 떠오르잖아요. 이제 대도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됐는데, 지방 지역에서는 여전히 오스트레일리안 드림이 이뤄지고 있군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과거 ‘오스트레일리안 드림’은 단독주택을 갖는 것이었지만 지금 시드니에서는 그 꿈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는 도시 대신 지방에서 그 꿈을 실현하려는 겁니다.

게다가 단순히 집값만이 아니라, 삶의 속도나 공동체 분위기, 여유 있는 생활도 중요한 요소로 꼽힙니다. 글리슨 씨의 경우에는 파트너와 둘 다 시드니에서 받던 급여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직장을 찾을 수 있었고, 더 이상 기차로 한 시간씩 통근할 필요도 없어졌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말합니다.

글리슨 씨는 재밌는 표현을 썼는데요, 재정적인 안정과 생활 방식의 변화를 위해 지방으로 이주하는 ‘시드니 피난민(Sydney refuges)’ 행렬에 동참한 것이라고 본인을 묘사했습니다.

유화정 PD: 현 세태를 보여주는 단어가 아닌가 싶네요. 생활 방식 이외에도 무엇보다 저렴한 주택 가격 또한 이사를 결정하게 된 주요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렇다면 이런 흐름이 앞으로 더 강해질까요?

홍태경 PD: 데이터상으로는 가능성이 큽니다. 코탈리티는 도시와 지방 시장 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서호주 지방은 인구 수가 6.1% 상승했고, NSW의 와가와가(Wagga Wagga)는 8.1% 올라 전국에서 가장 강한 인구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더 봐야 할 게 있습니다. 임대료도 지방에서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분기 지방 임대료는 1.6% 상승했고, 5년간 누적 상승률은 무려 42%에 달합니다. 즉, 지방도 이제 완전히 ‘저렴한 곳’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유화정 PD: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닐텐데요.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가족과 멀어진 거리나 의료 접근성 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브리즈번을 떠나 지방 서호주와 현재는 태즈매니아 론세스턴에 거주하는 미켈라 캐롤 씨는 재정적으로는 이득이 컸지만, 처음에는 고립감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28세인 캐롤 씨는 약 6년 전 브리즈번을 떠나 서호주 지역으로 이주했고, 호주 전역을 여행한 후 현재는 태즈매니아주 론세스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큰 이득을 봤지만, 내성적인 성격 탓에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캐롤 씨는 "처음에 타지로 이사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가족과 단절된 느낌이 들고, 물리적인 거리감도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지역 사회와 관계를 맺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하는데요, 지역 독서모임이나 스포츠팀 등에 적극 참여하면서 의도적으로 지역 커뮤니티에 녹아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유화정 PD: 젊은 세대가 지방으로 가는 게 지역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홍태경 PD: 리즈 리치 대표는 젊은 세대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평가했습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교육 수준이 높고, 에너지가 있으며, 창의성과 혁신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와 공동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유화정 PD: 과거의 오스트레일리안 드림이 대도시에서의 내 집 마련이었다면 이제 젊은 세대는 더 이상 ‘도시 중심의 성공’만을 꿈꾸지 않고 지방에서의 삶을 꿈꾸고 있다고 볼 수 있군요.

홍태경 PD: 네. 주거비 부담, 생활비 상승,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이 ‘오스트레일리안 드림’을 도시에서 지방으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지방 역시 집값과 임대료가 오르고 있고, 사회적 적응이라는 과제도 있다는 점은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유화정 PD : 도시를 떠나는 선택이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젊은 세대의 변화,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 살펴봤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호주 공영방송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 한국어 프로그램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세요.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에서 SBS Audio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매일 방송되는 한국어 프로그램 전체 다시듣기를 선택하시려면 이곳을 클릭하세요. SBS 한국어 프로그램 팟캐스트는 여기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Share

Follow SBS Korean

Download our apps

Watch on SBS

Korean News

Watch it onDemand

Watch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