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호주 생활비 1년 새 최대 4.2% 상승...전기요금 21% 급등
- 정부 지원 가구·저소득층 부담 가장 커
- 금리 인상과 맞물려 가계 부담 더욱 커질 전망
유화정 PD: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요즘 장 보러 가면 “이게 이렇게 비쌌나?” 싶은 순간 많으시죠. 전기요금, 렌트비, 식비까지… 체감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느낌인데요.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는 실제로 생활비가 얼마나 올랐는지, 또 누가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홍태경 PD 나와 있습니다.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생활비가 올라도 너무 오르는 것 아니냐는 한숨이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체감”이 아니라 실제로 오른 건가요?
홍태경 PD: 네, 숫자로 확인됐습니다. 물가가 오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실제로 그렇기 때문입니다. 호주 통계청 AB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분기까지 1년 동안 모든 가구 유형에서 생활비가 올랐습니다. 상승 폭은 연간 2.3%에서 4.2% 사이였습니다. 이러한 상승세는 주로 가계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서도 피할 수 없는 지출 항목인 주거비와 식비, 그리고 여가 및 문화생활 비용이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는 사실 줄이기 어려운 지출이죠.
유화정 PD: 주로 어떤 가구가 가장 타격을 받고 있을까요? 모든 가구의 생활비가 올랐다면, 특히 힘든 계층도 있을 수 밖에 없겠죠?
홍태경 PD:그렇습니다. 정부 지원금에 주로 의존하는 가구, 즉 연금 수령 가구나 복지 수당 수급 가구의 생활비 상승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연간 4.1- 4.2% 올랐습니다. 특히 퀸즐랜드와 서호주에서 지급되던 전기요금 보조금이 종료되면서 전기요금이 크게 인상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반면 임금이 주 소득원인 ‘근로자 가구’는 생활비 상승률이 2.3%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줄었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모기지 이자 부담은 다른 가구 유형에 비해 이들의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유화정 PD: 여기서 잠깐 금리 얘기를 짚고 넘어가자면, 이달 초에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년 만에 인상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RBA가 기준금리를 3.85%로 0.25%포인트 인상했는데, 이는 2년여 만에 첫 인상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특히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와 세입자에게 주거비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호주중앙은행(RBA)은 2월, 3월, 8월에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한 바 있습니다.
유화정 PD: 네 다시 생활비 얘기로 돌아가서, 항목별로 어떤 부문에 생활비 인상이 가장 큰 지 살펴볼까요?
홍태경 PD: 지난 한 해 동안 주택, 식품 및 무알코올 음료, 여가 및 문화 부문이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주택 인상폭입니다. 5.5%가 올랐는데요, 여기에는 1년 사이 21.5% 급등한 전기요금이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주 정부 보조금이 줄어든 영향으로 주택 관련 비용이 크게 상승한 겁니다. 렌트비는 3.9% 상승했고, 신규 주택 비용은 3% 올랐습니다.
식료품 가격은 3.5% 상승했는데요. 식료품 구매와 외식 비용 상승 등이 반영됐습니다. 육류 및 해산물 가격은 4.4% 상승했는데요, 특히 소고기와 송아지고기는 10.8%, 양고기와 염소고기는 13.4%나 올랐습니다. 과일과 채소도 4% 상승했는데, 퀸즐랜드의 폭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가 및 문화 비용 또한 여행 비용 상승으로 인해 많이 올랐습니다. 휴가 여행 및 숙박비는 5.8% 증가했고, 국내 여행은 9.6%, 해외 여행과 숙박 비용은 24.4% 급증했습니다.
유화정 PD: 하지만 이번 분기만 놓고 보면 물가 상승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2025년 9월 분기와 비교하면 모든 가구 유형의 생활비 상승률은 둔화됐습니다. 호주 통계청(ABS) 물가 통계 책임자인 미셸 마쿼트 이사는 "이번 분기에는 전기요금과 의료비 하락이 다른 생활비 상승분을 상쇄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방 에너지 요금 감면 기금(Commonwealth Energy Bill Relief Fund) 지급과 의료비 하락으로 일부 가구의 본인 부담금이 줄어든 덕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화정 PD: 그렇지만 이번 금리 인상으로 가계 부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자선단체의 경고가 나왔습니다?
홍태경 PD: 일각에서는 이미 생활비 부담이 가계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으며, 이번 주 금리 인상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식품 구호 단체 오즈하베스트는 “지금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국가적 비상상황”이라고 표현하면서 식량 불안정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요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자원은 부족하다는 겁니다. 수요와 자원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면서 자선단체들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오즈하베스트의 설립자 로니 칸 대표는 SBS 뉴스에서 “단체 설립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으며 호주중앙은행의 최근 금리 인상으로 가계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유화정 PD: 치솟는 임대료때문에 잦은 이사를 다녀야하고, 그렇게 주거 환경이 불안정해지면 이미 많은 가정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가계 예산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네요.
홍태경 PD: 많은 가정이 이미 임대료와 식비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자녀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것조차 매일 힘겨운 싸움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오즈하베스트 칸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호주사회복지협의회 ACOSS도 저소득층이 치솟는 물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합니다. ACOSS의 카산드라 골디 CEO는 SBS 뉴스에 "저소득층에게 닥친 생활비 위기는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조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필수품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고 소득 지원금을 받는 사람들이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 때문에 식사를 거르거나, 필수 의약품을 복용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차에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화정 PD: 저소득층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만큼 실직자들은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텐데요?
홍태경 PD: 특히 구직수당인 잡시커(JobSeeker)는 최저임금의 42% 수준에 불과합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버텨야 하는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골디 CEO는 생필품 가격 상승이 특히 한부모 가정과 원주민들 사이에서 전반적인 빈곤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직수당(JobSeeker)을 받는 사람들은 하루에 적어도 한 끼 제대로 된 식사를 거를 확률이 14배나 높다"며, 휴대전화, 인터넷, 세탁기와 같은 필수품을 이용할 수 없을 확률 또한 훨씬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직수당은 최저임금의 42%에 불과한데,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직자들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화정 PD: 결국 통계로도, 현장 목소리로도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네요.
홍태경 PD: 네. 특히 선택의 여지가 적은 필수 지출, 즉 주거와 식료품 비용 상승이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일부 가구는 “렌트를 낼 것인가, 식료품을 살 것인가” 하는 어려운 선택에 놓이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는 최근 호주 생활비 상승 현주소와 특히 저소득층과 정부 지원 가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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