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한국어 프로그램

‘노병들과 함께 사라지는 협회’: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 폐지, 남은 회비 부산 UN 기념공원에 전액 기부…

SBS 한국어 프로그램

Members of the NSW 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 marching on ANZAC day in 2010

Members of the NSW 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 marching on ANZAC day in 2010


Published 24 June 2022 at 10:15am
By Leah Na
Source: SBS

회원들의 평균 연령이 90세가 넘는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가 더 이상 협회를 운영할 수 없어 폐지를 결정했다. 남아있는 마지막 회비는 한국전이 끝났음에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한국에 묻힌 호주 전우들의 묘지를 계속 잘 관리해 달라는 바람을 담아 부산 UN 기념 공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Published 24 June 2022 at 10:15am
By Leah Na
Source: SBS


진행자: 오는 6월 25일은 우리 민족의 상잔 6.25발발 7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긴 세월이 지난 만큼 한국전 참전 용사들도 평균 나이가 90세가 넘을 정도로 고령이신데요. 참전 용사들의 사망과, 지병 그리고 고령으로 인해 전 세계 한국전 참전용사 협회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 NSW 주의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는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모든 활동이 중단된 가운데 활동을 할 수 있는 정정한 회원들이 남지 않아 결국 작년에 협회 폐지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협회를 이끌던 노엘 잭슨 회장이 작년에 사망하며, 믹 코흘호프 명예 회장이 남은 회원들을 모아 협회의 폐지와 협회의 남은 회비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지었는데요. 한국전 후에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한국에 묻힌 전사자들의 무덤을 돌보는 데 써달라며 부산 UN 기념 공원에 남은 기금을 전부를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협회 폐지 수순을 밟던 믹 코흘호프 명예 회장마저 지난달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마셨습니다.  NSW 주 한국전참전용사 협회의 재무 담당으로 지난 20년 이상 헌신해 온  실비아 맨 간사와 함께 협회의 마지막을 같이 정리해 봅니다. 나혜인 프로듀서가 연결합니다.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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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전쟁으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한국전 관련 도서 학교 도서관 기부 등 다양한 활동 실시해 옴
  • 코로나19로 2020년 2월 이후 정례 회의 중단된 뒤 작년 협회 폐지 결정
  • 회원들의 사망 및 지병, 고령으로 더 이상 활동 및 운영 불가
  • 마지막 남은 회비는 한국전에 사망한 전우들이 묻힌 부산 UN 기념 공원에 전액 기부

나혜인 피디: NSW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의 재무 담당 간사를 맡으신 실비아 맨 선생님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맨 간사: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혜인 피디: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좀 해 주시죠. 실비아 맨 선생님께서도 한국전 참전 용사이신가요?

맨 간사: 그건 아닙니다. 제 이름은 실비아 맨이고요. 저는 한국전 참전 용사의 딸입니다. 그리고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의 회계 간사로 20년 이상을 함께해 왔습니다.

Mrs Sylvia Mann, treasurer of the New South Wales 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의회 재무 담당 실비아 매 간사 Source: Sylvia Mann


나혜인 피디: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에 대해서 좀 알려주십시오.

맨 간사: 네. 협회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 중의 한 분이신 믹 코흘호프 씨께서 협회의 필요성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기는 했는데요. 이분들은 같이 만나 맥주를 마시고 동료애를 나눴습니다. 참전 용사들은 시드니의 RSL 클럽에서 1달에 한 번씩 만나 회의를 한 뒤 늘 같이 점심을 먹고 할 일 몇 가지를 하며 맥주를 마셨습니다. 수년 동안 참전 용사들은 자신들이 잊혀진 전쟁의 참전 용사로 분류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900개가 넘는 학교 도서관에 한국 전에 대한 책을 기증했습니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들이 참전용사들이 한국에 전념한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한국전을 기념하기 위한 2500개의 기념판이 호주 전역에 배치돼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에서 실종된 이들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판도 300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참전 용사들의 노고와 참전 용사들이 무엇을 달성하려고 했던 것인지 그리고 절대 우리 전사자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분들의 친절한 기부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코로나19 인해 엄격한 여행 및 만남 제한 규정으로 인해 더 이상 참전용사들이 만나는 것이 안전하지 않았고 이렇게 저희 협회가 결국 폐지됐습니다.

나혜인 피디: 네. 한국전 참전 용사분들께서 지역 학교를 방문해서 학생들을 만나고 한국전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던 것도 아직 기억이 납니다.

맨 간사네. 어떤 기회든 있으셨으면 참석하셨어요. 그리고 한번 가시면 다음 해에 또 초대되셨고요. 네. 어린아이들이 참전 용사들과 이렇게 이어지는 것을 보는 것이 참 아름다웠죠. 그렇지 않나요? 참전 용사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Members of NSW 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 sharing their war experience with students at St Andrews Public School in 2009.
2009년 안작데이를 맞아 St Andrews 공립 초등학교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 회원들 Source: Leah Na


나혜인 피디:  네. 그렇다면 현재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에 생존해 계시는 참전 용사 분들은 몇 분 정도가 계시나요?

맨 간사: 안타깝게도 몇 분이나 지금 남아계시는지 모릅니다. 코로나19로 저희 정기 회의가 중단됐고요. 이 분들이 돌아가시거나 노인 요양원으로 들어가실 때 저희가 다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저희 회원분들과 연락이 끊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아는 분들 가운데는 12분이 여전히 생존해 계십니다. 줄어들고 있죠. 아주 슬픕니다.

나혜인 피디:  마지막으로 한국전 참전 용사 분들이 모인 것이 언제 셨죠?

맨 간사: 아마 2020년 2월이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19 가 시작될 때였던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형성되기 전에 회의가 있었어요.   

NSW 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s monthly meeting in 2010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의회 회의 2010년 Source: Leah Na


나혜인 피디: 한국전 참전 용사 한 분이 말씀해 주셨어요. 한국전 참전 용사뿐 아니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 또한 사라지고 있다고요. 그래서 이미 참전 용사들이 협회의 마지막 행보를 결정하셨다고 하시던데요.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맨 간사: 네. 협회는 더 이상 운영되지 못합니다. 참전 용사분들이 직접 결정하셨습니다. 협회의 남은 기금을 좋은 곳에 쓰기로요. 아무 곳에나 이 기금이 쓰이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기금을 한국 유엔기념공원에 전쟁 무덤을 유지하는 데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절차가 진행 중인데, 다음 달 안에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아버지께서 한국에 가셨을 때 그 곳이 아름답게 보존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던 걸 알고 있습니다. 다른 참전 용사분들도 같은 말씀을 하셨고요. 그래서 마지막 남은 기금을 좋은 곳에 사용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나혜인 피디: 네. 실비아 맨 선생님께서는 20년이 넘게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와 함께 해 오셨습니다. 많은 참전 용사들이 그동안 돌아가시고 더 이상 협회가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을 보시는 것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심정이십니까?

맨 간사: 네. 감정적이 되는 질문이네요. 이렇게 훌륭하고 용감한 참전 용사들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는 것은 참 슬픈 일입니다. 이분들은 아주 오랫동안 제 가족의 삶의 일부셨거든요. 제 아이들은 안작 데이 행진에서 이분들을 위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곤 했습니다. 시대의 종결 같은 느낌이에요. 저는 감사하게도 참전 용사들과 제 가족들과 함께 보낸 멋진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을 떠나는 것을 보는 것은 가슴이 아픕니다. 매우 가슴이 아픕니다.    

NSW 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 memebers' old photos
한국전 참전 용사 협의회 회원들이 한국전 당시에 찍은 사진 Source: Leah Na


나혜인 피디:  맨 선생님께서는 한국전과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맨 간사:: 제가 정말 바라는 것은 사람들이 결코 전쟁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전쟁은 끔찍합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서 수 천명이 궁극적으로 희생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양 진영 모두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습니다. 그래서 전쟁은 끔찍합니다.

나혜인 피디: NSW 주 한국전 참전 용사 협회의 재무 담당이신 실비아 맨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맨 간사: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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