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렌드 꿰뚫기: 패션계의 대세 ‘올드 머니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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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부터 대대로 재산을 상속 받은 상류층을 가리키는 ‘올드 머니'들이 명품 로고를 최대한 가리고 화려한 컬러나 패턴을 지양하는 패션을 지향하면서 올드 머니 스타일이 패션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Key Points
  • 뉴 머니 스타일: 신흥갑부들의 명품 과시 패션
  • 성공 스토리의 컨텐츠화
  • 사치와 과소비 비난 빗발 속 올드 머니 패션 스타일 대세 부상
  • 올드머니의 ‘조용한 럭셔리’, ‘은밀한 부’의 신비감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전수진: 피디님은 어떤 패션 스타일을 즐겨 입으시나요?

진행자: 나이는 많지만 나름 트렌드를 좇기 위해 아주 힘들게 노력합니다.  키가 크지 않아  overfit 바지는 소화하기가 힘들어서 슬픕니다…  그런데 매일 출근해야해서 명품보다는 부담없는 옷을 선호합니다. 

전수진: 저는 시즌마다 바뀌는 옷은 자유롭게 구입하는 편이지만 모자 가방 등 액세서리는 누가 봐도 좋아 보이는 명품로고가 잘 보이는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었어요. 일명 뉴 머니 스타일(New Money Style)을 추구했는데요. 그러나 요즘은 올드 머니 스타일(Old Money Style)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한국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올드 머니 스타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진행자:뉴 머니 스타일과 올드 머니 스타일의 차이점은 뭔가요?

전수진: 두 패션 스타일은 미국에서 들어와 한국의 MZ세대들에게 퍼지기 시작했는데요. 한때 유행했던 뉴 머니 스타일은 주식, 코인, 일타강사 등 졸부 패션을 뜻합니다. 직접 돈을 벌어 로고플레이로 꾸민 화려한 스타일을 말하는데요. 한마디로 누가 봐도 수많은 로고가 적힌 명품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SNS에 자랑하는 사람들을 뜻 합니다. 지난 시간에 플렉스라는 단어를 소개 해 드린 적이 있어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때 쓰는 용어인데요. 신흥부자들이 명품으로 휘감고 부를 과시하면서 일명 ‘성공 스토리’를 컨텐츠화 해서 돈을 더 끌어 모으는 방식이었습니다.

진행자: 오히려 너무 대놓고 로고가 박힌 명품 패션을 보면, 글쎄요… 저는 더 촌스럽다고 느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뭔가 허세 가득한 사람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미국의 뉴 머니 룩의 상징과도 같았던 카일리 제너는 최연소 억만장자라는 타이틀이 있는데요. 수십 개의 명품가방을 사서 인증샷을 남기고 SNS에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대놓고 돈자랑을 하던 카사디안 패밀리 역시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됐었는데요. 그러나 뉴 머니룩의 상징이었던 그들도 변하고 있습니다. 뉴 머니룩의 특징이라고 하면 요란하고 시끄럽고 노골적인 과시욕과 그 목적이 그대로 느껴진다는 것 인데요. 여기에 찬사를 보내던 사람들이 사치와 과소비라는 댓글로 바꾸고 이에 팔로워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면서 그들도 자연스럽게 올드 머니 패션 스타일로 바꾸게 된 겁니다.

진행자: 플렉스 과시욕과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린 게 얼마 전 같은데, 트렌드는 너무 빠르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트렌드인 올드 머니 패션 스타일은 어떤 건가요?

전수진: 올드 머니는 선조부터 대대로 자산을 상속 받은 상류층을 가리키고요. 올드 머니 패션은 최대한 로고를 가리고 화려한 컬러나 패턴을 지양해 단정한 느낌을 주는 패션입니다. 브랜드를 드러내지 않아 “그 옷 어디 거야?” 묻게 되는 은근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데요. 외국 MZ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조용한 럭셔리’, ‘은밀한 부’와 같은 용어도 ‘올드머니’와 맥락을 함께합니다.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올드머니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 패션하니 어떤 스타일일지 느낌이 확 옵니다. 단정하고 깔끔한데 은은한 고급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있는 패션이죠.

전수진: 그렇습니다. 상류층의 일상을 패션에 녹여낸 것도 주요 특징인데요. 승마나 테니스, 요트 등 주로 부유층이 즐기는 스포츠 의상을 일상복과 결합한 옷이나 미국 명문 사립학교 교복에서 착안한 프레피룩도 올드머니룩 카테고리에 분류되기도 합니다. 틱톡 내 올드머니, 올드머니패션 키워드 조회수는 각각 73억 회, 2억 9천만 회에 달합니다. 인스타 그램 내에 올라온 올드 머니 관련 게시 글도 약 87만 건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MZ세대들의 관심도 또한 급증하고 있는데요.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살펴보면, ‘올드머니룩’ 키워드의 검색 량은 지난 5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요. 이후 가속도가 붙어 7월 초 검색 량은 5월 이전 대비 100배 이상 뛰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중심으로 이제 대한민국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올드머니 패션... 이제 핫 한 한국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보통 패션의 아이콘인 유명인들을 보며 패션 트렌드를 공부하는 MZ세대들이 많잖아요. 그렇다면 올드머니 스타일을 배울 수 있는 패션 아이콘이 있을까요?

전수진: 해외 패션 아이콘으로 기네스 펠트로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개인 휴가 때 발생한 스키 사고가 법정 공방으로 번지면서 골머리를 앓게 됐는데요. 그런데 기네스 펠트로의 재판 때 입은 패션 스타일이 별안간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로고든 디자인이든 어느 것 하나 튀는 것 없이 단정하지만 스타일링은 조화롭고, 핏 마저 완벽해 ‘백만장자 룩’ 혹은 ‘올드 머니 패션’의 정수라고 평가 받고 있는 거죠. 해외에서는 기네스 펠트로 코트 패션 이라는 태그와 함께 패션 정보가 바이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33년생 리 라지윌은 수식어가 다양합니다. 배우, 작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각종 예술가들과 교류하던 상류층 사교계의 아이콘이기도 한데요. 특히나 그는 올 화이트 룩의 귀재였습니다. 그의 스타일을 찬찬히 살펴보면 절제된 화이트 룩이 얼마나 기품 넘치고, 또 우아한 동시에 화려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될 겁니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라지윌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유효합니다.

진행자: 해외 패션의 아이콘도 있지만 사실 한국의 MZ세대가 닮고 싶어하는 올드 머니 패션의 스타일이 있거든요. 한국 뉴스를 접할 때 마다 연예인을 뛰어넘어 패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두 사람이 바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죠.

전수진: 잘 알고 계시네요.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 기업인이자 상위 1% ‘재벌 상속녀’ 를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이부진 사장과 임세령 부회장인데요. 그들의 패션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로고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건데요. 분명 고급지고 비싸 보이는 패션인데 어느 제품인지 알 수가 없죠. 그럼 MZ세대들은 폭풍 검색에 들어가고 그 의상의 가격과 브랜드 명을 찾아 냅니다. 그리고 그 제품들은 인기 상품이 되는 거죠.

진행자: 사실 비싼 명품을 살 때는 과시욕이 따라오게 되거든요. 남들에게 좋은 물건을 샀다라는 걸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을 텐데요. 그러나 진짜 부자들은 역시 다릅니다.

전수진: 패션업계 관계자는 “임 부회장이 한 행사장에 4년 전 출시된 제품을 입고 남다른 우아함을 드러냈다. 그것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함을 즐기는 올드 머니의 정석이다. 이들은 화려한 컬러나 장식이 더해지지 않아 브랜드를 알 수 없고 아는 사람만 아는 명품을 즐긴다”고 말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렇게 뉴 머니 패션에서 갑자기 올드 머니 패션으로 트렌드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수진: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재정 불평등을 꼽았습니다. 코로나 19시기에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이 많아졌고 더불어 부의 양극화가 심해졌는데요. 여기에 좌절감을 느끼고 반감을 갖기 시작한 젊은 층들은 ‘진짜’부자를 찾아 선망의 대상으로 삼게 된거죠.

진행자: 한편으로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는 없다. 패션은 돌고 도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은 최신 패션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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