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교육 대해부] 전체 공립학교 단 2%만 냉방시설 완비

Only 2% of NSW schools air-conditioned

Only 2% of NSW schools air-conditioned Source: Getty Images

NSW 주내의 공립학교 가운데 단 2%만 냉방시설을 완비했을 뿐 현재 1300여 학교가 주정부에 에어컨 설비 신청을 한 상태로 파악됐다.


H: 호주 교육의 모든 것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보는 시간, 호주 교육대 해부로 이어 집니다. 이수민 리포터 함께합니다.
R: 안녕하세요, 이수민입니다.

H: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요즘 낮에 밖에 나가면 뜨거운 공기가 훅 느껴지죠?
R: 그렇습니다. 바다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고, 나무들도 점차 초록색으로 변해가는 게 느껴집니다.
H: 시드니 지역의 날씨도 따뜻하다 못해 이제는 뜨겁다고 느낄 정도인데요. 날이 더워지면 아무래도 쉽게 지치고, 불쾌지 수도 높아지죠.
R: 그렇습니다. 에어컨이 안 나오는 트레인을 잠시 타도 신경이 확 날카로워지는 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H: 그렇죠. 잠시의 더위도 견디기가 힘든데,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은 어떨까요.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컨디션 조절도 중요한데요.

R: 그렇습니다. 사실 학교 건물은 역사가 오래된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열악한 인프라를 보유한 곳도 부지기수 거든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최적 학습 온도를 보장하기 위해, 뉴사우스 웨일스 주교육부가 지난해부터 공립학교들에 냉방시설을 설치하는 ‘더 시원한 교실’ 프로그램, 원어로는 Cooler Classrooms program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주 전역의 공립학교들 천여 곳에 냉방시설을 완비하도록 하겠다는 포부와는 다르게, 현재까지 단 스물 일곱 곳의 학교들에만 에어컨 설치가 완료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H: 정확히는 이 사업에 신청한 학교들의 수가 약 1300 곳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가운데 스물 일곱 곳이라면 전체의 약 2%만이 설치가 완료된 셈인데요.

R: 네, 현재 추가로 스물 세 곳의 학교에서 공사가 진행중인데, 이를 다 포함해도 4%에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5년 간 약 5억 호주달러가 투입될 예정인데, 당장 전체 기간의 5분의 1인 한 해가 지났는데도 진행속도가 너무 느려서, 과연 제대로 달성할 수 있겠냐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야당인 노동당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H: 그렇군요. 여기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 사실 온도가 높으면 몸이 지친다는 것은 우리가 경험적으로 느끼는 것이긴 한데요. 실제로 높은 온도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있나요? 

R: 네, 온도와 학습능률의 상관관계는 여러 연구로 입증된 바 있는데요. 통계적으로 보면 기온이 1도가 오를수록 학생들의 학습능률은 2%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하버드대의 연구결과로도 입증된 바 있고요. 

H: 그렇군요.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학습에 적합한 온도를 제공하는 일이 정부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지금 냉방시설 설치가 필요한 학교들이 얼마나 되나요? 

R: 네, 현재까지 뉴사우스 웨일스주 900 곳의 학교들이 지난해 11월, 1차 냉방시설 설치를 신청해 승인을 받은 상태입니다. 올해 초 있었던 2차 신청에서는 추가로 450여 곳의 학교들이 지원했지만 아직 설치 승인을 받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H: 그렇다면이‘더 시원한 교실’ 프로그램의 현진 행상 황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시죠.

R: 네, 뉴사우스 웨일스 주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9월 초 스물일곱 곳의 학교에 냉방시설공사를 완공했고, 추가로 스 물세 곳의 학교에서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육부 대변인에 따르면 냉방시설 설치공사에는 평균 12주 정도가 소요되며 학교마다 소요기간은 현장의 전력수급이나 헤리티지 시설 등의 보유 여부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데요. 향후 120 곳이 상의 학교들이 현재 냉방시설공사를 앞두고 건설계획을 수립하거나 혹은 입찰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 공사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긴 해도, 천 곳이 넘는 학교들이 공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더딘 속도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네요. 이렇게 작업이 더딘 데에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아까 잠깐 얘기 나왔지만 학교 건물들이 오랜 역사를 가진 곳들이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은데요.

R: 네 맞습니다. 최근 열린 예산안 청문회에서, 교육부 차 관격이죠, Secretary인 마크 스콧은 학교들에 냉방시설 설치를 완공하는 일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라며면서, 옛 건물들의 시설 보존 문제와 지역별 전력공급 문제, 그리고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건설계획 시스템을 사용하는 문제 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또 학생들의 소음피해를 막기 위해 작업이 주로 학교 방학기간이나 휴일 동안 이뤄진다는 점도 속도를 저하시키는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H: 그렇군요. 사실 현재 사용 중인 건물에서 추가적인 공사를 진행하는 게 쉽지는 않죠. 야당의 비판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도 궁금한데요.
R: 네, 노동당 국회의원인 코트니 후 소스는 해당 프로젝트의 완공에 너무 긴 시간이 걸린다며 비판한 바 있는데요. 시원한 교실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지 1년이 지났는데, 2%도 안 되는 학교만이‘시원해’ 졌다면서 이러한 속도로는 약속한 대로 더 시원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 십 년이 필요할 거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H: 뭐든 빨리빨리하는 것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일견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만, 어쨌거나 기존의 시설을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긴 하니까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인프라 차이로 인한 온도 격차가 학생들의 학업을 저하시킨다는 점에 있을 것 같아요. 인프라 격차가 결과적으로 교육의 불평등을 가져오는 셈이니까요.

R: 네, 적절한 지적이십니다. 웨스턴시드니대학교의 도시환경과학연구원인세바스찬파츄박사는, 학교 내냉 방시설 보유 여부에 차이가 있게 되면, 이는 궁극적으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일부 학생들은 최적의 온도에서 학습하는 반면 다른 학생들은 여름에 40도 이상의 온도를 버텨내야만 하는 불평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온도 1도 상승이 학습능률 2%를 저하시킨다는 산식으로 예를 들어 보면, 만약 어떤 학생이 28도의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다고 가정해 보면 요, 이 학생은 24도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보다 4도가 높은 온도를 견디는 것이죠. 그렇다면 통계적으로 봤을 때 같은 지능을 가진 학생 사이에서 학습능률 8퍼센트를 저하시키게 됩니다. 공사기간이 장기화되어서 이 같은 문제를 초래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적인 불평등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H: 그러게요, 유서깊은 학교 건물들을 훼손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냥 작업을 질질 끌기보다는 최대한 빠르게 냉방시설설치작업을 완료할 방안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은 사실인 것 같네요.

: 그렇습니다. 물론 정부라고 빨리 설치하지 않고 싶은 건 아니겠죠.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힘들다는 면도 이해는 가지만, 더욱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학생들이 시설미비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 가발 생하지 않도록 힘쓰는 일이겠죠. 더군다나 정부가 5년간 5억 호주달러를 투자해 주 전역의 학교들에 제대로 된 냉방시설을 설치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 같습니다.

H: 그렇군요. 일단 주정부 의향 후진행 계획은 어떤가요?

R: 일단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설치 승인을 받은 900여 곳의 학교들 가운데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곳들에 우선순위를 부여해 냉방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고 요. 또 주변에 풀이나 나무 같은 자연이 많이 분포할수록 체감 온도와 측정되는 온도 사이에 격차가 있을 수 있기때문에 이러한 지점 역시 고려해서, 우선순위에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H: 네,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는 다들 더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수민 리포터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R: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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