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외곽 지역에서 실종됐던 독일인 배낭여행객이 11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26살의 캐롤리나 윌가(Carolina Wilga)는 지난달 29일 퍼스 북동쪽 약 300km 떨어진 비컨(Beacon) 지역의 한 상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실종 직후 가족의 절박한 호소와 함께 대규모 수색이 진행됐고, 윌가는 결국 11일 만인 금요일 오후, 한 여성 운전자에 의해 지나가던 도로변에서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윌가는 탈수와 피로로 쇠약해진 상태였고, 몸 곳곳에 찰과상을 입고 있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윌가는 차를 타고 가던 중 카룬 힐(Karroun Hill) 자연보호구역 인근에서 차량이 진흙에 빠지며 고립됐습니다. 이후 하룻밤을 차 안에서 보낸 뒤, 해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 도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도보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윌가는 약 24km를 걸으며 최소한의 음식과 물로 버텼고, 밤에는 기온이 0도까지 떨어지고 며칠 간 비가 오는 악조건 속에서도 생존했습니다.
윌가를 발견한 여성 운전자 타니아(Tania) 씨는 "도로변에서 손을 흔드는 윌가를 봤다"며 "매우 연약한 상태였지만 살아 있었고, 많이 말라 있었지만 정신은 또렷했다"고 전했습니다.

CAPTION Credit: AAP Image / Supplied by Western Australia Police.
윌가는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며,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언론의 관심에 놀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아직 차량이 어떻게 도로를 벗어나 고립됐는지 조사 중이며, 여행 중 길을 찾으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유사한 상황에 대비해 차량이 고립됐을 경우에는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항공 수색 시에도 차량을 찾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뉴스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호주 공영방송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 한국어 프로그램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세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SBS Audio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