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월드컵 ‘건강’하게 즐기려면… 생체 리듬 유지 중요
- 밤샘 시청은 만성피로의 주범이자 면역력 저하 유발
- 앉았다 갑자기 뛰어오르면 관절 손상… 틈틈이 스트레칭
- 불 끄고 시청 시 ‘눈 건강’ 옐로카드…자주 깜빡여 안구건조 예방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월드컵은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지구촌 큰 축제이자 수준 높은 축구경기를 한 달 내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축구팬들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 경기를 빠뜨리지 않고 보는 열성팬들이 많습니다. 빅 경기가 있는 다음 날이면 축구 경기에 대한 이야기로 하루를 보낼 정도죠.
하지만 TV 시청이 장시간으로 이어지면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더구나 카타르와 시드니의 시차가 8시간으로, 실시간으로 경기를 시청하려면 밤낮이 바뀌어 각종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오늘 컬처 IN에서는 월드컵 경기도 즐기면서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박성일 PD(이하 진행자): 월드컵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주위에서 피로를 호소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카타르와 시드니의 시차가 8시간이 되다 보니 경기가 주로 새벽 시간에 열리는 탓에 밤잠을 설치며 중계방송을 시청하게 되는데, ‘덜 피곤하게’ 월드컵을 관전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유화정 PD: 아무리 늦은 밤이나 새벽에 경기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4년을 기다려온 만큼 놓치지 않고 보겠다고 각오를 불태우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아무래도 실시간 시청을 하다 보면 자연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서 낮시간대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습니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정서장애 유발로 작은 일에도 화가 나거나 업무 능률이 떨어지고, 실수나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집니다.
전문의들은 이런 생활 패턴이 몇 주간 이어지다 보면 생활 및 생체리듬에 균형이 깨지고 면역력 저하를 초래하면서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는데, 신체적 변화나 질병뿐만 아니라 불면증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 후유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진행자: 월드컵을 즐기며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그로 인해 건강을 해친다면 그야말로 과유불급이겠죠. 일단 월드컵 기간에는 생활리듬이 깨어질 것을 각오해야 할 것 같고요^^ 피로가 누적되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겠네요?
유화정 PD: 미국 항공우주국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몸은 1시간의 시차를 극복하는데 만 하루가 걸린다’고 합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새벽 시간대에 깨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차라리 적극적으로 자신의 수면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데요. 예를 들어 9시부터 2시까지 자고, 다시 잠자지 않고 일어나서 일상적인 일을 하는 스케줄로 맞추어보는 겁니다.
밤에 잠을 못 잤다고 대낮이 되도록 누워있게 되면 같은 8시간을 잤다고 하더라도 더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정상적인 리듬을 찾는데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밤잠을 잘 자지 못한 경우에도 되도록이면 원래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고, 정 피곤하다면 낮잠을 좀 자거나 초저녁에 자두는 식으로 적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 갑자기 생활 리듬이 깨지면 잠자리에 들어도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데다 TV 경기 시청 후 흥분이 가시지 않아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빨리 잠들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 술을 좀 마시는 건 어떤가요?
유화정 PD: 술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대신 우유를 한 잔 정도 마시는 것을 권합니다. 억지로 잠자리에 누워있기보다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 등으로 몸이 이완될 수 있도록 풀어주고 다시 잠을 청해 보는 것이 좋고요.
침대에 누워 경기 결과에 따른 기사 검색이나 하이라이트를 보느라 스마트폰을 오랜 시간 잡고 있거나 SNS 등도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삼가야 합니다.
월드컵이 종료돼 밤에 TV를 시청할 필요가 없어 제 리듬을 찾고 싶을 때에는 평상시 수면시간에 맞추어 기상시간이나 식사시간 등을 평소와 다름없이 지켜, 몸이 제 기능을 찾도록 리듬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월드컵 밤샘 시청이 만성 피로를 유발하고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Source: Getty / Getty Images
유화정 PD: 그렇다고 해서 카페인이 든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탈수와 식욕저하, 인위적인 각성 등을 일으켜 몸의 컨디션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낮 시간에 정신이 멍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계단을 걸어본다든지, 주변을 산책하는 등의 활동으로 가볍게 움직여주면 몸이 기능을 제대로 찾기 쉬워져 멍한 증상이 사라집니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피로를 느낀다면 15∼2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낮잠을 30분 이상 자는 것은 오히려 생체리듬을 깨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나른하고 식욕도 떨어지게 되는데요. 입안이 까칠하다 보니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 때와 상관없이 배고플 때 먹는 불규칙한 식생활을 초래하기 쉽습니다. 잠을 자는 시간은 변화했을지라도 일반적인 식사시간은 규칙적으로 지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TV를 오래 시청하면 눈의 피로감도 상당한데요. 경기를 집중해서 보려고 일부러 불을 끄고 보기도 하는데, 밝기 조정은 어떻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유화정 PD: 불을 끄고 보면 눈이 주로 응시하는 브라운관과 주위의 밝기 차이가 커져 눈의 피로도가 불을 켜고 볼 때보다 더 심해집니다. 눈의 피로를 줄이고 피곤함을 덜하게 하기 위해서는 간접 조명을 쓰거나 조명을 약간 어둡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불을 꺼놓고 TV를 보거나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장시간 관람할 경우 화면은 잘 보일지 모르지만 밝기 차이가 클수록 동공을 확대시켜 눈이 쉽게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눈에 이물감이나 뻑뻑함이 동반되는 안구건조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유화정 PD: 지속적으로 TV 화면이나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을 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평소보다 30% 이하로 줄어드는데, 이렇게 되면 안구 표면의 눈물 증발량이 증가하면서 안구건조 증세가 나타납니다. 의식적으로라도 자주 깜빡여주는 것이 좋겠고요.
눈의 피로감은 두통을 동반하면서 전신피로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TV는 눈높이보다 약간 낮은 위치에 두고, 자주 먼 곳을 바라보거나 전반전이 끝난 휴식 시간에는 눈을 감고 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밤샘 시청은 만성피로의 주범이자 면역력 저하 유발, 불 끄고 시청하면 ‘눈 건강’ 옐로카드 Source: SBS / Getty images
유화정 PD: 경기 장에 직접 가서 본다는 ‘직관’에 대비해 집에서 경기를 관람한다 해서 ‘집관족’인데요.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응원할 때 ‘바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흔히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서 팔로 목을 괴거나, 목에 높은 베개를 베고 TV를 시청하는 자세, 양반다리를 한 채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히고 앉는 등 잘못된 자세가 많은데요. 이 같은 잘못된 자세는 척추에 무리를 줘 다음날 허리가 아프고 목 뒷덜미 근육이 뭉쳐 뻐근해지는 원인이 됩니다.
특히 스마트 폰을 통해 시청하다 보면 고개를 푹 숙이거나 고개를 앞으로 내민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런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어깨와 목 주위의 근육이 긴장되고 통증과 함께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의사들은 지적합니다.
진행자:TV를 시청하는 자세는 사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데요.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자세인지 배워보죠.
유화정 PD: 소파나 의자에 앉아서 시청할 땐 의식적으로 엉덩이를 의자에 깊숙이 대고 허리는 등받이에 밀착시켜 바로 세워줍니다. 다리는 꼬지 말고 무릎은 직각이 되게 합니다. 등에 푹신한 쿠션을 댄 자세는 좋지 않은데요. 소파나 의자에 허리를 충분히 밀착시키고 어깨를 펴되 윗몸에 힘을 뺀 편안한 상태에서 시청하는 것이 바람직한 바른 자세입니다.
또 갑자기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면 순간 몸이 삐걱해 허리나 무릎관절이 탈이 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요.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반전과 후반전이 각각 끝나고 팔 뻗기, 몸통 틀기, 목 돌리기 등의 스트레칭을 하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진행자: 전·후반 45분씩 총 90분 동안 초긴장하며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너무 몰입한 나머지 감동과 분위기에 휩쓸려 고성도 지르게 되는데, 목이 잠겨본 경험 대부분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유화정 PD: 그렇죠. 눈은 충혈되고 목소리는 잠기고 정신은 몽롱하고 그래서 월드컵 폐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평소 크게 말하지 않던 사람도 급작스럽게 소리를 지르거나 장시간 과도한 응원을 계속할 경우 그 충격으로 성대가 헐거나 성대 점막 밑에 존재하는 작은 모세혈관이 터져 피멍이 들거나 성대폴립(물혹)이 생길 수 있는데요.
성대는 일상의 대화를 할 때 150~250번 정도 진동하지만 갑작스러운 고함이나 응원을 위해 소리를 지를 경우 2000회까지 고속으로 진동해 성대 점막에 궤양이나 결절 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성대가 정상적으로 부드럽게 진동하지 않아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나고 조금만 말을 해도 목이 잠기고 피로해집니다.
소리가 상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경기 시작 전부터 물을 충분히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요. 응원이 끝난 후에는 목젖을 기준으로 양쪽을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간 곳을 중심으로 손가락으로 돌려가면서 후두마사지를 해주면 목이 다소 편안해집니다.

야식은 월드컵의 재미를 더해주지만 소화가 안 된 상태에서 잠들기 때문에 건강에는 적잖은 부담이 된다.
유화정 PD: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 중 심장마비로 입원한 사람은 1만 8,479명으로, 그다음 달 입원한 환자인 1만 7,482명보다 약 천 명가량 더 많은 사람이 입원했습니다.
월드컵 기간 중에 심장마비 환자가 5.4% 더 증가한 셈인데요. 특히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연장전에서 1 대 0으로 꺾은 브라질 월드컵 결승 당일에는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이 기존 8%에서 12%로 증가했습니다.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경기 관람 중 흥분을 자제하고, 전반전이 끝나면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하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고합니다.
심장질환자에게 돌연사 등의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응원에 따른 극도의 흥분과 긴장이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고 맥박 수 증가와 혈압 상승으로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인데요. 또한 심혈관 질환은 새벽에 잘 발생하기 때문에 새벽 경기 관전에 특별히 주의를 요망합니다.
진행자: 늦은 시간까지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출출하기도 하고, 야식의 유혹을 정말 떨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축구하면 치·맥(치킨 + 맥주)이죠. 모름지기 이번 월드컵을 치맥과 함께 하는 호주인들도 상당수 일 것 같은데요?
유화정 PD: 치맥은 옥스퍼드 사전에도 한글 어휘로 등재될 만큼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최애 한국 음식이 됐는데요. 야식은 월드컵의 재미를 더해주겠지만 건강엔 적잖은 부담입니다.
야식의 문제는 소화가 충분히 되지 않는 상태에서 잠든다는 점인데요. 야식의 유혹을 피할 수 없다면 칼로리가 낮고 당 함유량이 낮은 과일을 먹거나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샐러드로 허전함을 달래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밤늦게까지 경기를 본 다음날 아침 식사로는 탄수화물이 듬뿍 든 쌀밥이나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한 우유나 우유 가공식품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탄수화물은 몸속에서 당분으로 변해 몸의 피로를 줄이는데 특히 도움이 됩니다.
진행자: 명승부가 연출되는 지구촌 축구 축제에 밤잠을 설치는 일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건강도 지키면서 월드컵 즐기기, 컬처 IN에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