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역대 대통령의 호주방문 역사로 짚어보는 '한-호 정상회담'

President Park Chung-hee, who visited Australia in September 1968, was the first president to make a state visit to Australia.

President Park Chung-hee, who visited Australia in September 1968, was the first president to make a state visit to Australia. Source: AAP

한-호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12년 만에 재개된 양국 정상회담의 의미와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호주 방문 역사를 짚어본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의 초청으로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호주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우리 정상이 호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9이래 12만으로, 대통령은 호주가 2020년 3코로나 사태 이후 초청하는 최초의 외국 정상입니다.

올해는 특히 한국과 호주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 호주와 한국 정부는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문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 일정과 의미, 아울러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호주 방문 역사를 짚어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와 함께 합니다. 


Highlights

  •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 사태 이후 호주가 초청한 첫 정상
  • 한-호주 정상 외교…2009년 이후 12년 만에 재개돼
  • 1968년 박정희 대통령, 첫 호주공식방문 정상회담 물꼬
  • "아시아의 만델라" 호주언론의 각광받은 김대중 대통령

나혜인 PD(이하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 이틀째입니다.  대통령은 오늘 캔버라에서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데이비드 헐리 호주 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오찬, 이어서는 전쟁 기념관 참전 기념비 헌화, 참전 용사 초청 만찬 행사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요.  내일은 시드니 일정이 기다리고 있죠?

유화정 PD: 14일 내일은 시드니로 이동해 첫 일정으로 연방 야당인 노동당 앤소니 알바니즈 대표를 면담합니다.

이어 마가렛 비즐리 뉴사우스웨일즈주 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 후, 호주 경제인들과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저녁에는 모리슨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게 됩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 이후 호주를 방문하는 외국 정상’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이번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크게 집중되는 모습인데요.

유화정 PD: 우리 정상이 호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9년 이래 12년 만으로, 문 대통령은 호주가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 이후 초청하는 최초의 외국 정상입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 속에 호주가 해외 입국 재개 조치를 12월 15일까지 보류하면서 기실 문대통령의 호주 방문 일정 최종 조율에도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는데요.

호주 주요 매체들도 문재인 대통령이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12월 중순 호주를 방문할 것이라며 “양국 간의 전략적 경제적 협력 관계 증진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문 대통령의 호주 방문 직전까지도 계획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places a wreath in front of a monument to honor Australia's participation in the Korean War in Canberra on Dec. 13, 2021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places a wreath in front of a monument to honor Australia's participation in the Korean War in Canberra on Dec. 13, 2021 Source: younhap


진행자: 한국에선 호주에서 코로나19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순방 시점이 부적절한 아니냐는 의견도 팽배했죠?

유화정 PD: 청와대는 방역 대비와 관련한 국민적 우려에 “호주 정부는 우리 대표단의 안전 확보를 위해 방역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우리 역시 수행원 규모를 축소하고 전원 백신 접종 완료를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이번 국빈방문 일정은 대규모 행사를 지양하고 대표단의 이동을 최대한 제한하며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방역상의 이유로 아쉽게도 순방 기간 호주 교민 초청 행사 등이 생략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호주 역시 방역에 있어 매우 엄격한 국가이며 그럼에도 한국을 초청한 것은 그만큼 우리가 호주에 중요한 상대라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모리슨 연방 총리는 성명서에서 한국은 지역 내에서 호주와 가장 가까운 파트너로 올해는 호주와 한국의 외교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방문의 궁극적 의미를 어떻게 있을까요?

유화정 PD: 최종건 외교부 1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을 두고 "세 가지 키워드가 있고, 호주도 우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첫째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올해가 한·호 수교 60주년인 점을 꼽았습니다.  이어 “얼마 전 요소수 파동을 겪었다"며 원료하고 원자재 공급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두 번째로 꼽았습니다.

최 차관은 "호주의 광활한 영토에 철광석, 희토류, 리튬, 니켈 등 여러 자원이 묻혀 있는데 매장량으로 따지면 세계 1, 2위에 달한다"며 "이 자원들이 우리가 생산하는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주요 원료"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주 역시 우리와의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며 “호주가 2050년에 세계 최대 수소 생산국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수소 생산기술과 액화수소로 저장, 운송에 대한민국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South Korean President’s Visit to Australia, Essential for Bilateral Relations
South Korean President’s Visit to Australia, Essential for Bilateral Relations Source: AAP


진행자: 모리슨 연방 총리가 강조했듯이 한국은 지역 내에서 호주와 가장 가까운 파트너인데, 양국의 정상 외교가 12년간 단절됐었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지난 2018년에는 동포사회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방문설’이 며칠 동안 나돌았지만 결국 루머로 마무리됐죠?

유화정 PD: 2018년 G20 정상회의가 남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관계로 문 대통령이 뉴질랜드에서 기착해 1박을 한 뒤 귀국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주도 방문할 것이란 루머가 시드니로 전해졌었던 것인데요.

한국 정부는 당시 호주 총리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총선 등 호주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해 호주 총선 이후 새로운 임기의 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대통령의 마지막 호주 방문은 지난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의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이었습니다.

후임 대통령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브리즈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20분 정도의 간단한 한호 정상 회의를 가졌을 뿐 동포간담회도 없이 출국했기 때문에 사실 상 이번 문재인 대통령이 12년 만에 첫 국빈방문인 셈입니다.

진행자: 한-호 두 나라 정상회담의 물꼬를 튼 것은 1968년 박정희 대통령으로, 이후 호주와 함께 APEC을 출범시킨 노태우 대통령, 시드니에서 세계화 선언을 한 김영삼 대통령, '한국의 만델라'로 불리면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한껏 끌어올린 김대중 대통령 등이 그 역사의 주인공들인데요. 역대 대통령들의 호주 방문 역사를 잠시 되짚어 보도록 하죠.

President Park Chung-hee, who visited Australia in September 1968, was the first president to make a state visit to Australia.
President Park Chung-hee, who visited Australia in September 1968, was the first president to make a state visit to Australia. Source: AAP


유화정 PD: 1968년 9월 호주를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은 호주를 국빈 방문한 첫 대통령입니다. 1967년에도 호주를 방문했지만 재직 중에 급서 한, 호주 백호주의 철폐로 유명한, 해럴드 홀트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한 조문 방문이었습니다.

박 대통령 부부는 이례적으로 17살 난 딸 근혜 양을 대동해 눈길을 끌었는데, 당시 대통령 전용기가 없던 시절이라 박 대통령 가족은 노스웨스트 항공사의 전세기를 타고 호주에 입국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존 고튼 총리를 상대로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와 양국의 유대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해 23개 항의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년 동안 호주를 방문한 한국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이 시기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정치와 광주 민주항쟁, 12.12사태 등이 간접적인 원인이었을 것으로 유추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1988년, 마침내 노태우 대통령과 봅 호크 호주 총리의 정상회담이 호주에서 열리게 되죠?

유화정 PD:  1988년, 20년 만에호주를 방문한 노태우 대통령은 정부차원에서 한-호 관계를 텄습니다. 무엇보다 노태우-봅 호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기구) 창설 구상입니다.

또한, 이때 양국 관계 발전의 살아있는 첨병 역할을 해온 호한재단(Australia Korea Foundation, 호주)과 한호재단(Korea Australia Foundation, 한국) 창립이 합의되기도 했습니다. 두 재단은 지금도 양국의 문화교류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Prime Minister of Australia Paul John Keating, South Korean president Kim Young Sam parliament house canberra 17 november 1994
Prime Minister of Australia Paul John Keating, South Korean president Kim Young Sam parliament house canberra 17 november 1994 Source: AAP


진행자: 1994년에는 호주 사회에 워킹홀리데이 비자제도를 도입해 ‘워킹홀리데이’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김영삼 대통령의 호주 방문이 있었죠.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대통령의 특성을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요.

유화정 PD:  김영삼 대통령은 당시 폴 키팅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워킹홀리데이 비자제도 및 한국전쟁 참전 기념탐 건립 추진에 합의했습니다.

특히 현재 호주 한인사회의 양적 팽창의 기반이 되고 있는 워킹홀리데이 비자제도 도입에 대한 합의는 드라마틱하게 이뤄졌는데,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장에서 동아일보 송영언 기자가 질문 형식으로 언급한 것을 두 정상이 즉석에서 받아들여 합의한 겁니다.
Thousands turn out in Seoul for funeral of ex-president Kim Dae-jung... Asia's Mandela
Thousands turn out in Seoul for funeral of ex-president Kim Dae-jung... Asia's Mandela Source: ABC Australia
진행자: 호주를 방문한 역대 대통령 최고의 환대를 받은 대통령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꼽을 있겠는데요. 호주 언론은 김대중 대통령을 '아시아의 만델라'라고 격찬하며 그의 민주화 역정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죠.

유화정 PD: 1999년, 호주를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의 그 어느 대통령보다 호주 언론으로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존 하워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과학기술협력 협정, 상호 사법지원 합의 협정, 전력개발 촉진을 위한 합의 등의 성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해 강경일변도로 나가던 호주 정부로부터 '햇볕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얻은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호주 방문으로 형성된 한국의 높은 국가 이미지는 외교와 통상 측면에서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큰 무형자산으로 작용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호주 언론들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당시 "한국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서거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고, 호주 국영 abc-TV 는 이례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일생'을 다큐멘터리로 3차례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역사는 미래를 가장 명징하게 있는 거울이다’말이 있습니다. 한- 호주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12만에 재개된 정상 외교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면서 많은 인적 물적 교류가 있길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컬처 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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