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NSW주 학교 운영에 서류 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교장들과 교사들은 꼭 필요치 않은 서류작업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지만 달라진 것은 별반 없어 보이는데요. 가톨릭 학교들이 이러한 서류작업으로 인한 교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제언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오늘 교육대해부에서 자세한 내용 함께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사들의 본업은 교육이긴 하지만, 학교에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또 어쩔수 없이 처리해야 하는 잡무들이 있을텐데요. 지금 문제가 되는 상황을 보면 이러한 서류작업의 비중이 더 증가한다는 데 비판점이 있는 것 같아요. 왜 이렇게 학교의 문서작업량이 증가한 건가요?
리포터: 네, 이는 지난 몇 년 간 연방정부에서 각 학교에 요구하는 데이터가 늘어난 데 따른 건데요. NSW 교육부는 각 학생의 개별 프로필을 작성해 학습특징을 데이터에 보관하고, 일부 학생이 뒤처지기 시작하는 즉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교사들이 직접 서류 작업을 통해 이를 채워야 합니다. 정확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뽑기 위해서는 그만큼 수많은 자료들이 요구되는데요, 이로 인해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증가해 정작 학생들에 대한 교육보다 서류작업에 시간을 더 보내게 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어떻게 보면 교육부와 학생 가운데 위치한 것이 교사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역할에 따른 업무가 분담되는 거라고 볼 수 있을텐데… 이런 문서작업 과중 문제는 교사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가 되어 왔던 것 같아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지만 해결된 것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지난 2018년 실시된 NSW 교사 연맹이 의뢰한 시드니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무려 89%의 교사가 증가하는 서류 작업으로 수업 준비에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고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학교 내에 교사 뿐 아니라 다른 행정직 직원들도 근무를 하잖아요. 이러한 행정직원의 수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교사들이 가지는 업무부담이 큰가 보죠?
리포터: 네, 실제로 교내에서 교사가 아닌 교직원은 지난 30년 간 매우 늘어났지만, 여전히 증가하는 행정적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비판받고 있습니다. 특히 가톨릭 학교들이 이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행정적인 업무에 대한 부담이 발생하는 원인이 정부의 관료주의에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학교들에게 어떤 부분의 교육과정을 가르칠 지 선택하게 하고, 또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리포트하는 방식에 유연성을 주면 도움이 된다는 제언 역시 포함했습니다.
진행자: 학교들이 어느 정도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가지긴 해도 주정부 차원에서 규정되어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특히나 교사의 의무 가운데 연간 보고서라든지, 마킹이라든지 이런 부분 역시 업무를 가중할 것 같아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그래서 교사들은 이와 같은 행정업무가 향하는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아 주장하고 있는데요. 최근 발간된 더 나은, 더 현명한 규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뉴사우스 웨일즈 주 가톨릭 학교들의 모임인 가톨릭학교협회는 행정교직원 한 명당 학생수는 1990년 130명에서 지난 해 55.6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행정교직원의 수 자체가 아니라, 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이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는 사실이라는 지적입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들은 계속해서 행정업무로 인해 업무시간이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 졌습니다.
진행자: 행정직원이 늘어났는데도 교사들이 계속해서 행정업무와 관련된 부담을 느낀다는 것은 그렇다면 교사들의 행정업무 역시 늘어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리포터:네, 그렇습니다. 일단 교육부에서 데이터를 요구하는 것이 많고, 또 하나의 이유는 학교들에서 실시되는 행정 관련 정책의 종류가 매우 많고 다방면이기 때문입니다. 가톨릭 학교 교장들의 경우 그들이 연간 200여개의 서로 다른 학교 정책을 관리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교장들은 그들의 행정업무를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많게는 하루 온종일, 길게는 한 주를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한번에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이 걸리는 업무를 연간 200여개를 처리해야 하니 업무부담과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겠네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제기는 비단 가톨릭 학교의 교사 집단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데요. 비슷한 우려가 역시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돌아가는 공립학교 교사와 교장들 간에도 나오고 있습니다. 공립학교 교사와 교장들 역시 그들의 업무 시간이 학생 중심에서 행정업무와 문서작업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걱정을 표했습니다.
진행자: 비단 가톨릭학교 뿐 아니라 공립학교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 이것은 정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결국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한데요. 실제로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은 정치권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NSW가톨릭학교협회의 맥이너니 회장에 따르면, 연방정부와 주정부들이 모두 선거 기간 동안 교육계의 행정업무 부담을 언급하며 이를 공약으로 호소했다고 합니다. 맥이너니 회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교사들은 교사답게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행정업무의 수요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학교, 교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처럼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교사의 본업인 교육에까지 영향이 가는 것은 더 넓게 봤을때 교사들의 전문성을 잠식할 수도 있겠어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교육을 하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교습법을 통해 아이들을 성인으로 성숙시키는 데 가장 근본적인 목표가 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교사 역시 시간을 투자하고 연구해서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다른 업무로 인해 교육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 자체가 줄어든다면 이는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행자: 네, 결국 정부 차원에서, 학교와 교사들을 단순한 기관이나 직원들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성장시키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교육기관으로 존중하고 이에 대해 투자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이 되네요.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리포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