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성병의 일종인 매독으로 인한 영아 사망 사례가 발생하면서 보건 당국이 경고에 나섰습니다.
마이클 키드 호주 최고 의료 책임자는 목요일 매독을 ‘국가중요전염병사태(CDINS)’로 선포하며 “이번 선포는 전국적인 대응을 강화하고 조율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DINS는 국가 정책, 개입, 대국민 홍보, 또는 연방정부 자원 투입이 필요한 질병 사태를 의미합니다.
키드 최고 의료 책임자는 “매독이 공중보건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이 매우 우려된다”며 “호주 전역에서 감염성 매독 사례가 증가해 예방 가능한 선천성 매독과 영아 사망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호주에서 선천성 매독 99건이 보고됐으며, 이로 인해 33명의 영아가 사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호주 원주민이었습니다.
2025년 현재까지 호주에서는 감염성 매독 3546건과 선천성 매독 11건이 보고됐고, 이로 인해 4명의 영아가 사망했습니다.
매독은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성병입니다.
감염은 보통 1기, 2기, 잠복기, 3기 단계로 진행됩니다. 호주 온라인 공중보건 정보 서비스 '헬스다이렉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호주 내 매독 보고 사례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보건부에 따르면 2004년 감염성 매독 보고가 시작된 이후, 2023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호주 거의 모든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많은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며, 의료진 역시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1기 매독은 통증 없는 궤양이 입, 항문, 성기 등에 나타날 수 있고, 2기에는 손바닥·발바닥·가슴·등에 붉은 발진, 발열, 탈모, 두통, 피로감 등이 나타납니다. 잠복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으며, 이후 3기로 진행되면 신체 여러 부위가 손상돼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WHO는 선천성 매독에 걸린 신생아에게 발진, 빈혈, 뼈와 관절 문제, 신경 질환, 발달 지연,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독은 질·항문·구강 성관계에서 피부 접촉으로 전염되며, 임신 중 태아로 전파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드물게는 혈액 오염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독은 완치가 가능합니다. 키드 최고 의료 책임자는 “매독은 예방 가능하고, 조기 발견 시 치료가 쉽다”며 “임신부와 그 배우자의 조기 검진 및 치료를 통해 선천성 매독은 100%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매독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은 없지만, 헬스다이렉트는 안전한 성생활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호주 원주민의 감염성 매독 신고율은 원주민이 아닌 호주인보다 7배 높았으며, 그 외에도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 가임기 여성, 외곽 지역이나 지방·오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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