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경유착의 상징인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Олигархия)들이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소형 제트기를 이용해 대거 러시아를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본인들의 막대한 해외 자산을 지키기 위해 황급히 자국을 떠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의 공습을 피해 홀로 우크라이나를 떠나 피란길에 오르는 아이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약 1200㎞ 떨어진 슬로바키아까지 혈혈단신으로 피란길에 오른 11세 소년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컬처 IN에서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Highlights
- 러 정경유착 신흥 재벌들, 해외 재산 지키려 제트기 타고 대거 출국
- 유럽 일부 국가, 올리가르히 해외 소유 자산에 대한 실제 압류 착수
- 러시아 공습 피해 봉지 하나 들고… 홀로 피란 떠난 우크라 아이들
- 영국 가디언, 혈혈단신 슬로바키아까지 1200㎞ 간 11세 소년 조명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후로 일명 ‘올리가르히’로 불리는 러시아 신흥 재벌들이 속속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는데요. 먼저 ‘올리가르히 ‘란 명칭부터 짚어 보죠.
유화정 PD: 올리가르히(Олигархия)는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한 과두정치 즉 소수에 의한 지배 정치를 뜻하는 영어 '올리가키(Oligarchy)'의 러시아 어입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부와 권력을 얻은 신흥 러시아 재벌과 관료들의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해왔는데요. 이들은 주로 러시아의 주요 국영산업이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거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이익을 봤습니다.
시장 논리보다는 정경유착을 통해, 즉 권력과의 밀착을 통해 부를 쌓은 경우가 많아 이 같은 이유로 러시아 올리가르히는 '세계적 기업인'으로 대접을 받는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의 올리가르히 등 억만장자와 크렘린궁 대변인 등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올리가르히'에 세계의 시선이 주목됐는데요.
유화정 PD: 올리가르히는 푸틴 정권에 충성하는 대가로 각종 사업상 이권을 독점하며 권력과 밀착해왔고, 이 때문에 서방에서는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이들도 핵심 제재 대상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정부가 이들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이들이 푸틴과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이익을 얻은 데다, 이들을 압박함으로써 푸틴도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인데요.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서도 이들이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미 정부의 생각으로 미 법무부는 러시아 재벌의 범죄를 쫓기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한 상탭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러시아의 가장 큰 기업들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이들이 푸틴의 침공을 지원하는 자원을 제공했다”면서 주요 인물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는데, 포브스가 집계한 전 세계 억만장자 100순위 안의 인물들이 푸틴 대통령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요?
유화정 PD: 러시아에서 손꼽히는 신흥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가 그 대표적 인물로 우스마노프는 철강·광물업체 메탈로인베스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통신·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체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우스마노프는 유럽연합(EU) 제재 명단에도 올라 있습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요리사 출신으로 용병 사업을 하는 와그너 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미국 제재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와그너 그룹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한 용병을 침투시켰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 법무부가 러시아 재벌의 범죄를 쫓기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한 상태에서 실제로 러시아 신흥 재벌들이 상당한 액수의 재산 손해를 본 것으로 미국 매체가 전했다고요?
유화정 PD: 이는 미국과 서방의 고강도 제재로 이들이 소유한 해외 재산이 동결·압류되고, 루블화 폭락으로 자산 평가액이 동반 폭락하는 등의 타격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CNBC 방송은 최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의 최상위 부자 20명이 미화 약 800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이 소유한 재산의 3분의 1이 날아갔다는 겁니다.
다만 이들이 위장기업이나 지인 등을 통해 자산을 찾아내기 어렵게 만들 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 제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서방의 고강도 제재가 나오자 러시아 올리가르히들이 서둘러 대거 자국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는데, 어느 정도였나요?
유화정 PD: 항공기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지난달 상순 러시아에서 나간 소형 제트기는 하루 평균 24대였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하루 뒤인 25일에는 60대로 늘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보도했습니다.
또 지난달 21~27일 1주간 사이 출국한 소형 제트기는 직전 주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닛케이는 소형 제트기를 이용할 수 있는 이들이 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해 온 신흥재벌 올리가르히라는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전쟁에 휘말리면서 정치적으로 불안해지자 이들이 해외에 있는 자산을 보전하기 위해 급거 국외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제트기를 이용해 황급히 러시아를 떠난 이들이 향한 곳은 과연 어디였을까요?
유화정 PD: 러시아를 이륙한 이들 제트기의 주요 행선지는 영국 런던과 프랑스 니스 · 라트비아 리가 · 스위스 제네바 · 아랍에미리트 (UAE) 두바이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모두 올리가르히들이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도시들입니다. 일부 재벌은 현금이나 귀중품 등 국내 자산을 제트기에 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정부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해 러시아 올리가르히 소유 자산에 대한 실제 압류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죠?
유화정 PD: 유럽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요트와 호화 아파트, 개인 전용기를 찾아내 압류하겠다 고 선언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푸틴 대통령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초호화 요트 ‘딜바르’가 함부르크의 한 조선소에서 독일 정부에 압류됐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진 ‘딜바르’의 시가는 호주화 7억 8천만 달러, 한화 7000억 원에 달합니다. 길이 140미터로 두 개의 헬기장과 130명 이상 숙박이 가능하고 뿐만 아니라 또 요트 내에 또 다른 슈퍼 요트를 수용할 수 있는 25미터 수영장이 있습니다.

진행자: 일반인으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급이네요. 항간에 푸틴 대통령의 요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화정 PD: 로이터에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2주 전인 2월 7일, 푸틴의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국적의 슈퍼 요트인 Gracefely는 독일 함부르크의 수리 공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이 배는 지난주부터 서방의 제재가 미치지 못하는 러시아의 발트해 항구 칼리닌그라드에 정박해 있습니다.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 몰리자 러시아 부호들은 서둘러 자산 매각에 나섰는데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일 첼시 구단과 런던 소재 저택을 매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영국정부는 그의 자산을 동결하고 영국입국을 제한했습니다. 아브라모비치의 영국내 자산 가치는 90억파운드(약 161억 호주 달러, 1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자,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영국 매체 가디언에는 혈혈단신 피란길에 오른 11세 우크라이나 소년의 사연이 전해져 국제 사회의 여론을 집중시켰죠?
유화정 PD: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약 1200㎞ 떨어진 슬로바키아까지 혈혈단신으로 피란길에 오른 11세 우크라이나 소년의 사연을 보도해 국제 사회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이 소년은 최근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인근 출신으로 본인의 여권과 비닐봉지 하나만 든 채 슬로바키아행 열차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어쩌다 혼자 피란길에 나섰을까요, 소년의 손등에는 슬로바키아 친척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면서요?
유화정 PD: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자녀들을 키우던 소년의 어머니는 러시아군의 포격이 심해지자 아들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사는 친척 집에 맡기기로 했는데, 자신은 남아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돌봐야 해 어쩔 수 없이 아들을 홀로 기차에 태웠다고 합니다.
다행히 소년은 슬로바키아 당국의 도움으로 친척 집에 무사히 도착했고, 슬로바키아 내무부는 “소년은 미소와 용기, 대담함을 보여줬다”며 “그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격려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난민 150만여 명 중에는 혼자서 피란에 나선 어린이들도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서 인형이 담긴 비닐 봉지를 들고 울며 걷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도했죠?
유화정 PD: 미국 CNN은 한 손에는 비닐봉지, 다른 한 손에는 초콜릿으로 보이는 물체를 든 채 엉엉 울음을 터뜨리며 걷는 아이의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비닐봉지에는 회색 펭귄 인형이 담겨 있었습니다.
화면에서 힘없이 걷던 아이는 잠시 멈춰 서서 고개를 떨구기도 했는데, 아이 주변에 몇몇 어른이 있었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가족은 아닌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편, 한국의 SK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난민이 된 어린이 긴급 구호에 성금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유엔난민기구(UNHCR)는 러시아의 공세가 지속할 경우 전체 전쟁 난민은 10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