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정의실현 왜 어려운가?

Young woman suffering from a severe depression

One in five Australian women has been sexually assaulted Source: Getty

성폭력 피해자에서 성폭력 퇴치 운동가로 변신한 그레이스 테임 씨가 2021년 ‘올해의 호주인’에 선정되고, 전직 자유당 비서관 브리트니 히긴스 씨가 연방 의회에서 남성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최근 몇 개월 동안 성폭행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여성 5명 중 1명, 남성 20명 중 1명꼴로 15세 이후 성추행 또는 위협을 당하고 있지만 사건의 거의 90%(87%)는 경찰에 신고되지 않고 있고 유죄 판결이 나는 경우는 더더욱 드물다.


Highlights

  • 성추행 사건 신고하지 않는 호주 여성 90% 육박
  • 신고율 저조 이유: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신뢰 부족, 법정에서 트라우마 반복, 가해자와의 관계나 현 가족 구조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 등
  • 성폭력 근절 활동가 및 학자들, 쌍방 간 확실한 성행위 동의를 입증해야 하는 ‘적극적성관계동의법(affirmative consent laws)’ 도입 원함

호주보건복지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의 수치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 여성 87%는 성추행 사건을 신고하지 않는다.

조나단 크로우 박사는 본드대학교 법학과 교수이자 강간성폭행조사지원연구소의 디렉터다.

그는 성폭행 신고율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경찰이 믿지 않거나 자신이 존중받지 못 할 것이라는 두려움이라고 설명한다.   

크로우 박사는 강간에 대한 잘못된 통념과 같은 광범위한 문화적 이슈와 연관시켜야 하는데 실질적 강간 또는 성폭행은 이래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많은 피해자들의 경험과 완전히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간과 성폭행 신고율은 물론 유죄판결율이 저조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피해자들이 ‘결국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는데 신고할 가치가 정말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디킨대학교 범죄학과 부교수인 메리 일리아디즈 박사는 문화를 고려한 서비스가 필요한 피해자들에게 성폭행 경험은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일리아디즈 박사는 문화∙언어적으로 다양한 배경의 피해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신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는데 가해자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 가해자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거나 가해자와의 관계 또는 현 가족의 구조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A floral tribute at a domestic violence memorial
نصب تذكاري لضحايا العنف المنزلي Source: AAP

일단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기소를 진행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되는지의 여부를 결정한다.

조나단 크로우 박사는 성폭행 신고와 관련해 공소 시효는 없지만 신고가 지연되면 기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거 수집이 어렵고 발생한 일에 대해 증언이 가능한 이로부터 신뢰할 만한 증언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경찰이 기소에 필요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하면 유죄판결을 받을 합당한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검사의 몫이다.

기소 진행을 위한 각 단계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들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 할 수 있다.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 사건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디킨대학교 범죄학과 부교수인 메리 일리아디즈 박사는 고소 취하는 주로 형사사법제도 내에서 많은 성폭행 생존자가 몰이해한 방식으로 처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리디아즈 박사는 “피해 생존자들이 형사 소추 과정에서 재판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는다는 것을 수십 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아는데 이는 심각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또 매우 개인적이자 성폭행에 대한 고통스런 세부 내용을 밝혀야 하는데 잠재적으로 법정에서 대질 심문에 직면하게 돼 트라우마가 반복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라고 덧붙였다.

Two in five women say they are being sexually harassed in the workplace.
Two in five women say they are being sexually harassed in the workplace. Source: AAP

성폭행 사건의 경우 성관계 동의가 없었다는 데 전혀 의혹이 없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 요구된다.

하지만 각 주 및 테러토리마다 법에 차이가 있어 일부 주에서는 동의에 대한 합리적 믿음이 있었다는 주장을 하는 피고에 대해 그 기준이 엄격하지 않다.  

이에 성폭력 피해자는 물론 활동가 및 학자들은 쌍방 간 확실한 성행위 동의를 입증해야 하는 ‘적극적성관계동의법(affirmative consent laws)’을 도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 경우 상대방이 발화로 ‘적극적 동의’를 표하지 않은 경우 쌍방 간 동의가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

크로우 박사는 ‘적극적성관계동의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적극적 동의의 핵심은 상대가 (yes라고) 말을 하지 않거나 동의를 표시하는 어떤 것도 하지 않은 경우 성관계 동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로우 박사는 빅토리아주와 태즈매니아주에서는 이를 명시한 조항이 있다면서 다른 주들, 특히 퀸즐랜드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가 유사한 조항을 도입하도록 강간성폭행조사지원연구소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폭행을 전문으로 다루는 법원과 경찰서를 설립하는 것 역시 피해 생존자들이 법적 절차에 신뢰를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 일리아디즈 박사는 재판 기간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정서적 피해를 완화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검찰과 협조하는 주정부 재정 지원의 법정대리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체 인터뷰 내용은 상단의 팟 캐스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성폭행 관련 정보나 지원이 필요한 경우 1800 737 732번으로 1800 RESPECT에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호주 생활의 최신 정보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여러분의 손안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 SBS Radio 앱을 만나보세요.



Share

Follow SBS Korean

Download our apps

Watch on SBS

Korean News

Watch it onDemand

Watch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