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호주 도로 매년 다수 야생동물 차량 충돌 발생
- 차량과 동물 간 충돌 신고 288% 증가, 구조 동물 절반은 캥거루
- 주마다 적용 방식 달라 전국적 표준 부재로 체계적 관리 부족
운전을 하다가 호주 도로를 지나다 보면, 갑자기 쓰러진 캥거루를 보고 마음이 철렁 내려앉은 경험 있으시죠? 안타깝게도 호주에서는 매년 수많은 야생동물이 차량과 충돌해 목숨을 잃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현재 야생동물 보호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더 강력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피스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도로 주변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터널, 육교, 접근 차단 울타리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지만, 주마다 적용 방식이 달라 체계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현재 야생동물 친화 도로 설계 기준이 대부분 권고 사항에 불과하며 필수 요건이 아니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명확한 규칙을 갖춘 전국적 표준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는 보호 조치 도입이 계속해서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도로 위 야생동물과의 충돌은 동물뿐 아니라 운전자, 구조대원, 수의사 등 우리에게도 큰 피해를 안기고 있습니다. 와일드라이프 빅토리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차량 충돌 신고가 288%나 증가했으며, 지금까지 311종의 동물을 구조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동물은 캥거루라고 해요. 빅토리아주 왕립 자동차 협회(RACV)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만 차량과 동물 간 충돌 보험 청구가 약 7,000건 접수됐다고 하는데요. 일부 추정에서는 호주에서 매년 최대 1,000만 마리의 야생동물이 도로에서 희생된다고 합니다.
크리스토퍼 존슨 생태학자는 “이 숫자는 정말 엄청난 수치”라며, “야생동물 보호 시설을 단순 선택 사항이 아니라 보행자 다리 설치처럼 필수 기준으로 다뤄야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퀸즐랜드와 빅토리아 주만 야생동물 친화 도로 설계 지침을 갖추고 있지만, 대부분 강제성이 없고 선택 사항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명확한 국가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러한 보호 시설이 제한적이고 충분히 적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Between the towns of White Cliffs and Wilcannia, NSW, Australia on the Opal Miners Way Source: Moment RF / Andrew Merry/Getty Images
문제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야생동물이 목숨을 잃는지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에요. 보험사와 구조 단체 보고를 바탕으로 추정하기 때문에, 코알라와 캥거루뿐만 아니라 거북이, 도마뱀, 개구리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동물까지 포함하면 실제 희생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도로 계획 단계에서 야생동물 보호를 핵심으로 두어야 하고, 단순 선택 사항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며, 보호 시설 설치와 관리가 전국적으로 체계화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도로 위 야생동물의 희생을 줄이고, 운전자와 구조대원의 안전도 지킬 수 있습니다. 호주 도로에서 야생 동물을 지키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운전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두고,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꼼꼼한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동물과 사람이 모두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의 과제이죠. 앞으로는 도로 위에서 불필요하게 희생되는 야생동물이 점차 줄어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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