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양중 PD: 멜버른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 확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주 외에도 NSW 주, 퀸슬랜드 주 등 다른 주와 테리토리에서도 지역 감염이 주가 되는 세컨드 웨이브, 즉 재 확산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렇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이어지며, 매일 챙겨야 하는 물품들이 있습니다. 빅토리아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고, NSW 주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권고 되기 때문에 마스크를 꼭 챙기셔야 하고요. 그리고 손 세정제도 잊지 않고 챙기실 겁니다. 간단하게 손을 소독할 수 있는 손세정제. 이제는 하루에 몇 차례씩 손 세정제를 손에 바르는 것이 습관화됐을 정도실텐데요. 이렇게 자주 사용하는 손 세정제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계십니까?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안전하긴 할까요? 자세한 소식 나혜인 프로듀서와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안녕하세요?
주양중 PD: 손 세정제. 지난 3월 전국적으로 첫 사회적 봉쇄가 시행됐을 때를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사재기 현상이 심각해지며 부족한 물품들이 많았죠? 비누,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 파스타, 쌀 등이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사라졌는데요. 손 세정제도 품절 대란을 겪은 상품이었습니다. 이제는 손 세정제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죠?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쉽게 슈퍼마켓과 약국에서 구할 수 있었던 손 세정제가 어느순간 부터 하늘의 별 따기 처럼 구하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있는 상품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가격으로 팔렸는데, 그것마저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우리 동포 분들이 당시에 한국에서 손 세정제를 공수하는 것도 고려하셨을 텐데요. 한국에서는 비록 마스크는 구하기 어려웠던 적이 있었지만 손 세정제 만큼은 부족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가격도 500ml에 1만 원이 채 되지 않아 아주 저렴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손 세정제를 받을까 하고 알아보셨을 텐데요. 하지만 인화성이 높은 손 세정제의 특징 때문에 항공 배송이 되지 않고 다 선박으로 호주에 들여와야 했는 데요…배송되는데 만 1달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이 역시도 주저할 수밖에 없었던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사회적 봉쇄가 풀리고 나면서부터 손 세정제 물량도 많이 풀렸었는데요. 락 다운 당시 인터넷에서 500ml에 $100이 넘게도 팔리던 손 세정제가 $50, $30씩 가격이 떨어지며 이제는 $10 이하로 내려가며 정상 가격을 돼 찾았습니다.
주양중 PD: 네, 실로 품귀 현상을 보였던 손 세정제, 코로나19 이후에 참 다양한 브랜드들이 많이 생겼죠?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기존 손 세정제를 제작했던 의료 업체들뿐만 아니라 번다버그 럼(Bundaberg Rum), 아치 로즈(Archie Rose), 맨리 양조장(Manly Distillery) 등 위스키나 럼과 같은 증류주를 생산하는 양조장, 여성 의류를 제작, 판매하던 패션 업체 등 다양한 기업들이 손 세정제 제작에 뛰어들었는데요. 기존에는 손 세정제가 의약품으로 분류돼 생산을 하려면 사전에 호주의 의약품 관리국인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했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손 세정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이에 대한 공급이 크게 부족해지자 호주 의약품 관리국이 관련 규정을 시급히 개정했습니다. 즉, WHO 세계보건기구나 FTA 미국 식품의약처의 승인을 받은 2가지의 제조법으로 만들어지는 손 세정에 대해서는 의약품이 아닌, 일반 소비자 사용 제품으로 분류를 바꾸고 호주 의약품 관리국의 승인 없이 손 세정제를 제작해서 판매할 수 있다고 규정을 개정한 거죠. 또한 이때에는 기존처럼 의약품 등급의 알코올이 아닌 식품 등급의 알코올도 손 세정제 제작에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며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시키는 것으로 다양한 종류의 손 세정제가 대거 시장에 풀릴 수 있도록 문호를 확장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 30일 관련 규정 개정을 발표한 그레그 헌트 보건 장관은 규정 개정이 공급에 대한 압력을 완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최근의 산불로 영향을 받은 와인 제조업체 즉, 와이너리와 포도 농장 그리고 코로나19로 관광 무역이 줄어들며 판매가 저조해진 부티크 증류수 생산 업체들이 손 세정제의 주요 성분인 알코올 제조 업체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직접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READ MORE

더욱 증폭되는 코로나19 '의구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답'
주양중 PD: 이미 인증된 2가지의 제조법으로 제작된 손 세정제만 호주 의약품 관리국의 사전 승인 없이 판매될 수 있다는 건데…그래서 우리가 보통 보게 되는 손 세정제의 설명이 비슷한 건가 봐요.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사실 모든 손 세정제의 성분은 다르지만 대 부분이 에탄올과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주요성분으로 하고 있습니다. 크게 손 세정제는 앞서 언급한 알코올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과 알코올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제품 두 가지가 있습니다. 비 알코올 제품의 경우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코로나19의 경우는 막으로 덮여 있는 피막 바이러스인데 알코올이 세균의 막과 바이러스의 외피를 구성하는 단백질과 지질 분자를 변성시키고 파괴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자체가 작동할 수 없도록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 피막을 약화시키는 알코올이 들어간 손 세정제만 효과가 있는 겁니다. 하지만 모든 알코올 기반 손 세정제가 효과가 있는 건 아닙니다. 알코올의 함량이 낮은 경우에도 큰 효과가 없다고 하는데요. 알코올 성분이 60-80%가량이 포함된 제품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알코올 함량이 너무 높은 제품…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알코올 100% 제품은 되려 효과가 없다고 하는데요. 바로 소독이 되려면 수분이 들어가야 되기 때문인데요. 수분이 없이는 소독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앞서 호주 의약품 관리국이 허가 없이 제조가 가능한 세계보건기구와 미 FTA에서 권고한 손 소독제 제조법을 따르는 제품은 80%의 에탄올 또는 75%의 이소프로필 알코올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요. 이 부분을 꼭 확인을 하셔야 호주 의약품 관리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합법적이고 효과적으로 제조된 손 소독제를 구매하시는 겁니다. 손 소독제에는 알코올과 에탄올 외에도 과산화수소, 그리고 손에 붙어있도록 역할을 할 글리세린이나 글리세롤 또 정제수 등이 다 들어가고요. 여기에 추가로 알로에 젤이라든지 라벤다 오일, 비타민 E 등이 기호에 따라 포함돼있습니다.
주양중 PD: 그런데 이렇게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제품들…다 믿을만한가요?
나혜인 PD: 소비자로써는 규정을 잘 따르고 있다고 믿는 수 밖에 없을 텐데요. 호주 의약품 관리국을 총괄하고 있는 존 스케리트(John Skerritt) 부 국장은 A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7:30에 출연해 손 세정제 관련 규정이 완화되면서 시장에 공급되는 손 세정제가 급증했다며 현재 호주 의약품 관리국은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들이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확실히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의약품 관리국은 제품의 성분 함량뿐 아니라 판매되는 제품의 포장이나 병에 적힌 홍보 문구까지도 꼼꼼하게 단속 중인데요. 어떤 제품이든 호주 의약품 관리국의 승인 없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 효과가 있다라고 홍보한 물품들은 다 단속 대상입니다.
주양중 PD: 실제로 호주 의약품 관리국으로부터 벌금을 부여받은 업체들이 꽤 있죠?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손 세정제와 관련해서는 Zafe Zone이라는 제품이 코로나19에 99.99 퍼센트 효과적이라고 선전 문구를 달았는데요. 그 제품이 호주 의약품 관리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승인을 받았다고도 명시했습니다. 결국 Zafe Zone 제품을 판매하는 멜번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 Italian Princess Coffee Brands Pty Ltd는 3건의 위반 사례에 대해 $39,960의 벌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그리고 Zafe Zone에 대해 잘못된 홍보를 하고 판매한 다른 업체 Strapit Medical and Sports Supplies Pty Ltd에게도 $37,800의 벌금이 발부됐습니다. 호주 의약품 관리국에 따르면 지난 3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총 58건의 벌금이 14개의 업체와 4명의 개인에게 발부됐다고 하는데요. 총 54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습니다. 손 세정제는 아니지만 잘 알려진 업체 가운데는 인기 있는 요가복, 운동복 전문 브랜드죠. 로라 제인이 안티-바이러스 활동복을 내놓았는데요. 전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코로나19를 암시적으로 언급하며 광고한 것이 불법으로 확인되며 호주 의약품 관리국으로부터 $39,960의 벌금을 부여받은 바 있습니다.
주양중 PD: 손 세정제와 관련해서 의약품 관리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바람직하게 들리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당장 지금 산 손 세정제가 안전한지…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데요. 다 믿을만할까요?

A pupil has his hands sanitised, as students returned to the classroom this month. Source: AP
나혜인 PD: 소비자 단체 초이스가 발표한 내용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소비자가 실제로 구입한 손 세정제의 효능을 의심해서 이를 초이스에 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 여성이 여성 의류 상점 Katies에서 손 세정제를 주문했는데, 알코올 70%가 함유돼 있다는 라벨이 붙여져 있었지만 알코올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의심을 하게 된 이 여성은 이 손 세정제에 불을 붙이는 발화 실험까지 직접 해 봤다고 하는데 불이 붙지 않자, 병에 적힌 것처럼 알코올이 고함량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은 몇 차례나 Katies 측에 연락을 했고 그쪽에서는 제대로 된 실험을 거친 확실한 제품이라며 제품을 보내면 환불 처리 해 주겠다는 답변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제품을 환불받는 것 대신 소비자 단체 초이스에 보냈고요. 초이스는 전국 측정 협회에 이 손 세정제를 보내 성분 검사를 의뢰했는데, 제품 포장에 쓰인 것처럼 70%가 아닌 23%의 알코올만 검출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초이스 측이 Katies의 자회사 Rockmans, Millers, Rivers, Noni B, Crossroads 등 많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Mosaic Brands에 성분 검사 결과를 알렸더니 그쪽에서는 제조사에서 받은 검사 결과 포함된 알코올 함유량이 99.8%의 세균을 없앨 수 있는 권장 범위 내에 들어간다고 반박했는데요.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검사 결과를 받기 직전 해당 상품을 이미 다 회수했다고 알렸다고 합니다.
주양중 PD: 그렇죠. 이렇게 실제로 함유량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표기와 다른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성분 검사를 할 때까지는 확실히 그 제품의 효능에 대해서 알 수 없겠지만 좀 합리적인 의심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지 않을까요?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초이스에서 이를 잘 설명하고 있는데요. 초이스의 리뷰 및 검사 국장 매튜 스틴 씨는 만약 손 세정제가 끈적하지 않고 손에 발랐을 때 빨리 증발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을 만큼의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요즘은 사실 무의식적으로 손 세정제를 손에 바르곤 하는데 바르실 때 이런 점, 끈적임 그리고 증발 속도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보시고 다른 제품이랑 좀 비교를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양중 PD: 손 세정제가 효과가 없는 것도 분명 문제지만 위험한 성분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요?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미국 식품의약처가 최근 미국에서 판매되는 손 소독제 중에 무려 77개의 제품을 전량 회수했는데요. 그 이유가 바로 에탄올 대신 치명적인 공업용 독성 물질인 메탄올 성분을 사용한 것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메탄올은 맛과 냄새는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과 유사하지만 독성이 강해 시신경 손상이나 영구 실명, 혼수상태 더 나아가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섭취하지 않고 피부에 많은 양이 흡수돼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애리조나 주와 뉴멕시코 주에서 손 소독제를 먹었다가 최소 7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고요. 이란에서도 SNS를 통해 고 농도의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가면 코로나19가 사멸한다는 가짜 뉴스가 퍼진 뒤 300명이 자가 치료를 위해 메탄올을 삼켰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호주에서는 호주 의약품 관리국이 지난 6월 호주 화학 연구소에서 판매한 손 세정제가 80%의 이소-프로파놀이 들어있다고 명시됐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 효과도 적고 위험한 공업용 성분인 n-프로파놀을 사용한 것으로 적발되며 $25,200의 벌금이 부과됐습니다.
READ MORE

바닷가에서 일광욕을 하면 코로나19에 안 걸린다?
주양중 PD: 위험한 성분을 쓰지 않고, 법적으로 허가된 성분만 넣은 손 세정제일지라도 위험성은 있다고요?
나혜인 PD: 네, 우선적으로는 주요 성분인 알코올이나 에탄올 모두가 휘발성이 높고 인화점이 낮은 물질이라 쉽게 화재가 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는데요. 그러니 손 세정제를 난방 기구 옆에 둔다든지, 근처에서 담배를 핀운다는지 하는 행동들은 꼭 피하는게 좋겠죠. 그것뿐 아니라 어떻게든 섭취를 할 경우에도 아주 위험한데요. 인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술을 못 구하자 손 세정제를 술 대신 마신 10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고요. 미국에서도 노숙인들이 술 대신 손 세정제로 음주를 하다가 3명이 사명, 1명이 영구 실명 그리고 나머지 3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이렇게 술 대신 손 세정제를 마시는 일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모르고 손 세정제를 마시는 경우가 많이 보고 됐습니다. 실제로 NSW 주 정부가 운영하는 독극물 정보 센터에 아이들이 손 세정제를 먹었다고 긴급하게 문의하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아기나 아이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손 세정제를 보관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마시는 음료수 상자 같은 곳에는 절대로 손 세정제를 넣어두지 않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주양중 PD: 네 오늘 손 세정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손 세정제, 간편해서 자주 쓰긴 하지만…안전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건 당국도 계속해서 가장 좋은 것은 비누로 물에 손을 씻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NSW 주 보건부도 20초만 비누로 손을 씻으면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손 세정제는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쓰시고, 그리고 아이들의 경우는 손 세정제를 많이 사용하면 피부가 약해서 부어 오른다든지 빨갛게 된다든지, 가렵다든지 하는 경우도 있고 또 입에 손을 넣을 경우 섭취할 수도 있으니, 되도록이면 손 세정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UNSW 대학의 전염병학, 의료 감염 및 전염병 통제학과의 메리-루이즈 맥로우스 교수는 알코올이 든 손 세정제를 못 바를 경우 굳이 효과가 미미한 비알코올 손 세정제를 손에 바르는 것 보다는 생수병에 물을 넣고, 비누를 가지고 다니면서 손 씻는 곳이 없더라도 물을 부어 손을 씻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안전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주양중 PD: 네 오늘은 손 세정제에 대한 여러 가지 진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나혜인 프로듀서 함께 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