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Z, 위법 행위로 8천만 달러 벌금 예상 ‘고객 뒤통수친 격’

ANZ STOCK

An ANZ bank branch is seen in Brisbane, Tuesday, September 9, 2025. ANZ has announced that it expects to cut around 3,500 jobs at the bank over the next 12 months. Source: AAP / DARREN ENGLAND/AAPIMAGE

ANZ 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호주증권투자위원회는 연방 법원에 총 2억 4천만 달러의 벌금을 요청할 예정이며, 이 중 8천만 달러는 단일 위반 사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ANZ은행에 사상 최대 규모 벌금 부과
  • 140억 달러 규모 채권 거래 데이터 과장 보고
  • 고객 고충 통지서 미응답 및 이자율 잘못 적용
  • 사망자 처리 및 유족 응대 절차에서 일관된 실책
  • 호주 금융권 고객을 위한 진정한 시스템과 문화를 구축 필요
ANZ은행이 수년간에 걸쳐 고객을 기만하고 정부를 오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15일 금융감독기관인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는 ▷ ANZ은행이 고의로 데이터를 조작하고, ▷고객 고충을 무시했으며, ▷ 이자율을 잘못 적용하고, ▷ 사망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환급하지 않은 점 등 다수의 위법 행위를 인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ANZ은행은 연방 정부와의 140억 달러 규모 채권 거래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거래량 데이터를 수천억 달러까지 과장해 보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수천 명의 사망 고객에게 수수료를 계속 부과하고도 환급하지 않았습니다.여기에 대해 유족의 문의에도 정해진 기한 내 응답하지 않았고, 필요한 절차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고객 보호 시스템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2022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488명의 고객이 은행에 고충 통지서를 제출했지만, ANZ은행은 이들에 대해 단 한 건의 응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실직, 중병, 가정폭력, 사별 등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인 고객들은 어떠한 상담이나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채무 회수 조치에 직면했습니다.

금융 권리법률센터(Financial Rights Legal Centre)의 줄리 데이비스 수석은 이에 대해 “이미 몇 달씩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존해 온 이들이 은행의 외면까지 겪어야 했다”라며, “이런 대응은 진짜 뺨을 때리는 듯한 모욕(real slap in the face)”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은 주택 담보 대출과 공과금을 우선시하며 생활비를 줄이는데, ANZ은행은 이들의 고통을 철저히 무시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ANZ은행의 구조적 문제는 이자율 시스템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약 11년 동안 특정 신규 계좌 보유 고객에게 약속된 보너스 이자율이 정상적으로 적용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26,917명에게 약 48만 달러의 이자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은행이 피해 고객에게 환급한 금액은 약 9만 2천 달러에 불과합니다.

독립 은행규제 준수위원회(BCCC) 역시 ANZ은행을포함한 주요 은행들이 사망자 처리 및 유족 응대 절차에서 일관된 실책을 범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ANZ은행은 작년 7월, 사망 고객의 재산에 수수료를 부과한 혐의로, 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안 고비 위원장은 당시 ANZ은행의 규정 미준수를 “심각하게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호주증권투자위원회는 연방 법원에 총 2억 4천만 달러의 벌금을 요청할 예정이며, 이 중 8천만 달러는 단일 위반 사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호주증권투자위원회 조 롱고 위원장은 “이번 벌금은 위법 행위의 수와 심각성, 그리고 고객을 취약한 위치에 몰아넣은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며, “은행 시스템은 고객과 정부의 신뢰 위에 서 있어야 하며, ANZ은행은 그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호주증권투자위원회 사라 코트 부위원장은 ANZ은행이 2017년 금융권에 대한 호주식 특검 로열 커미션(Banking Royal Commission)에서 ANZ은행을 비롯한 여러 은행의 부정행위를 지적한 사건에서 ANZ은행이 경각심을 갖지 않고 일을 저지른 데에 실망감을 표했습니다.

"로열 커미션이 출범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실망스럽게도 ANZ은행이 어떻게 미흡한 행동을 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도 아닌 네 건이나 더 발생했다”라며 ANZ은행의 이러한 부정행위는 로열 커미션 출범 이후 거의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ANZ 은행 폴 오설리반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고객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친 실수를 저질렀다며, “호주 증권투자위원회가 시장 조작 혐의를 직접 제기한 것은 아니지만, 기대하는 기준에 못 미쳤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ANZ은행은 이달 말까지 호주 증권투자위원회가 요구한 시정 계획을 호주 건전성감독청(APRA)에 제출할 예정이며, 약 1억 5천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데이비스 수석은 이번 사건이 호주 금융권 전체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라고 강조하며, “이제 모든 금융기관이 고객을 위한 진정한 시스템과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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