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비자 신청비가 사상 최고인 1만1,710달러로 오르면서, 수년간 떨어져 지내거나 경제적 부담으로 결혼과 이주 계획을 미루는 국제 커플들이 늘고 있습니다.
Key Points
- 배우자 비자 신청비 1만1,710달러… 한 번에 선납, 환불도 대부분 불가
- 평균 처리기간 16개월, 90%는 최대 27개월… 장기 생이별 현실
- 영국·뉴질랜드·미국·캐나다보다 훨씬 비싸… 전문가 "단계별 분납 검토해야"
호주에서 배우자를 초청하려는 이민자들의 부담이 한층 커졌습니다.
이달부터 호주 배우자 비자 신청 수수료가 1만 1천710달러로 인상되면서, 국제 커플들의 경제적 부담과 장기 대기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인상으로 신청비는 지난해보다 2천345달러나 올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만이 아닙니다.
호주 내무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신청하는 배우자 비자의 평균 처리 기간은 16개월입니다.
또 신청자의 90%는 결과를 받기까지 최대 27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부부와 예비부부가 1년 이상, 길게는 2년 넘게 떨어져 지내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메이틀랜드에서 일하는 한 영주권자는 자신의 영주권과 배우자 비자 준비 과정에서 건강검진 비용 등을 포함해 이미 1만 달러 이상을 썼지만, 아내가 언제 호주에 올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민부 전 차관 아불 리즈비는 현재의 적체 규모를 고려하면 단순히 수수료를 올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신청 건수가 정부의 처리 능력을 계속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0년 넘게 배우자 비자를 다뤄온 멜버른의 이민 전문가는 호주의 배우자 비자 비용이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영국 배우자 비자는 약 3천900달러, 뉴질랜드는 약 4천400달러, 캐나다는 약 1천300달러, 미국도 2천 달러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호주의 비용 부담은 훨씬 큰 편입니다.
게다가 호주의 배우자 비자 신청비는 대부분 선납해야 하고, 관계가 끝나는 경우에도 가정폭력이나 배우자 사망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환불받기도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청자가 비용 전액을 한 번에 내는 대신 임시비자와 영주비자 단계에 맞춰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반면 연방정부는 비자 신청 수수료 인상이 이민 시스템 개혁 재원 마련의 일환이라며, 호주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높은 삶의 질을 고려하면 신청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우자와 가족을 하루라도 빨리 함께하고 싶은 이민자들에게는, 이번 인상이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사랑과 가족의 시간을 돈으로 견뎌야 하는 또 하나의 '삶의 지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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