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여름부터 겨울까지, 변화하는 시간 속의 한국 전통 대가족의 이야기
- 전통과 세대 갈등의 현실적 묘사, 사소하지만 깊이 공감되는 가족 내 갈등과 유대
- 두부공장과 종갓집 등 한국 시골의 모습과 사계절의 풍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영상미
유화정 PD: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시네챗,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오늘은 어떤 영화를 만나볼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오늘은 오정민 감독의 2023년 영화 <장손 house of the seasons>장손>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장손>은 오정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한데요, 데뷔작이라는게 무색할 만큼 엄청난 사랑을 받기도 했죠.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다수 영화제에서 상영 및 수상을 하고 그다음 해인 2024년에 개봉해 관객들을 만났었습니다.
유화정 PD: 네. 반가운 영화입니다. 호주에서도 2024 시드니 영화제와 멜버른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특히 호주 현지 관객들에게 한국적인 것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에서도 오정민 감독과 영화 제작 비하인드와 인물 이야기 그리고 영화의 여러 에피소드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영화를 보신 많은 분들이, “맞아, 맞아. 그 모습 그대로야. 우리 집 옛날 모습 같아.”라며 고국의 정취와 가족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는 말씀들을 믾이 하셨습니다. 먼저 영화 내용 살피고 이야기 이어가죠.
권미희 리포터: 네, 영화는 두부공장에서 두부를 만드는 바쁜 사람들의 모습을 시작으로, 공장에서 나와 두부를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는 엄마 해숙의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고집스러운 전통 유지가 한껏 느껴지는 종갓집 분위기의 그곳은 제사 준비가 한창인데요. 한여름에도 선풍기에 의지에 전을 부치는 여자들, 두부 맛을 보며 까다롭게 점검하는 할머니, 그리고 그 집안의 독자이자 장손인 성진의 등장과 그를 반기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한 대가족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Trailer Audio Clip
권미희 리포터: 가업 물려받는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나, 자정이 되어야 제사를 지내는 것, 또 3대에 걸친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결국은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 등,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듯 약간은 옛일이 된듯한 한 대가족의 모습을 여러 사람의 입장과 관계를 통해 보여줍니다. 그러던 와중에 갑작스러운 이별, 그 가족 안에서 이별이 벌어지고요. 그 일을 겪으면서 그 가족 안에 쌓여있던 불만과 갈등, 서운함 등이 터지고 양화는 극에 달하기 시작합니다.

House_of_the_seasons
유화정 PD: 집안의 가부장적 분위기나 세대 간의 의견 차이, 갈등이 불거지는 순간들이 사실 굉장히 사소한 일상에서 비롯되는 아주 현실적인 에피소드들로 구현이 됐었죠. 다소 진부할 수 있는 가족 간의 다툼이나 갈등이 오히려 익숙해서, 그래서 어쩌면 더 편안한 공감으로 다가왔던 것 영화 같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그 밸런스나 호흡 조절을 감독님께서 굉장히 잘하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진부할 수 있는 부분 혹은 이거 너무 익숙한데라고 생각하는 걸 오히려 공감으로 끌어냈던 것 같거든요. 그리고 굉장히 한국적이고 또 굉장히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을 담되, 지나치게 억지스럽거나 그렇지 않고 순리대로 또 현실적으로 변화하는 과정, 그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묘사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참 탁월했다고 느꼈고요. 등장인물들의 연기도 물론이고 각 캐릭터의 복합적인 사정이 이제 고스란히 드러나는 디테일한 대사 이런 것들도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유화정 PD: 우리 권미희 리포터님도 퓨로듀서로 합류하지 않았었나요?
권미희 리포터: 아니요. 아쉽게도 이 작품은 제가 프로듀서로 참여하거나 이런 건 아니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애정하는 감독님의 작품이어서 또 반가운 게 있죠. 그리고 이제 스탭으로 참여했던 분들 중에 이제 저의 전 동료들도 있기도 하고 네 그래서 그냥 여러모로 애정을 가지고 이제 지켜봤던 작품이다라고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화정 PD: 네. 소우주라고도 일컬어지는 가족 안에서 가족이라 더 상처를 주거나 희생을 강요당하는 부분도 있지만 또 가족이어서 굳건히 지켜지는 신뢰와 애정도 넘쳐나게 느껴지는 영화였는데요.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영화 속에 잘 녹아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맞습니다. 3세대의 대가족이자 두부공장이라는 사업체를 함께 이끌어가는 이들은 사실은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고, 또 회사 동료, 동업자이기도 한데요. 그러기에 더 복잡다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이 가족을 넘어서 되게 많은 거죠. 그래서 그 안에서 지켜야 할 것과 변화해야 할 것, 또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할 것들 안에서 여러 모습으로 그것이 이제 해석도 되고, 또 그걸 각자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영화였고요.
영화는 한여름에 시작하여 한겨울까지의 세 계절 동안의 그림 같은 한국의 시골 풍경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영상미도 아주 뛰어났기 때문에 그것도 이제 즐길 수 있는 영화로서 아주 추천 드립니다.
유화정 PD: 말씀하신대로 영화 속 이야기는 겨울에 끝이 나지만, 그 추운 겨울 같은 날들이 다 가고 이제 이 가족에게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리라는 확신을 남기는데요. 세 계절 동안의 그림 같은 한국의 시골 풍경도 음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씨네챗은 우리 가족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오정민 감독의 <장손 House of the Seasons> 함께 했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오늘도 좋은 콘텐츠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또 흥미로운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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