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챗: 이민자의 삶으로 되짚는 가족의 의미…‘라이스보이 슬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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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eboy Sleeps

1990년대 캐나다로 이주한 한인 모자의 삶을 담은 'Riceboy Sleeps'. 앤소니 심 감독의 자전적 시선을 통해 가족, 정체성, 뿌리에 대한 따뜻한 성찰을 그려낸 성장 영화입니다.


라이스보이 슬립스 Riceboy Sleeps
  • 90년대 캐나다에 정착한 한인 모자 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
  • 긴 호흡의 롱테이크로 일상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깊은 감정선 전해
  • 한국과 캐나다, 과거와 현재를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화면비 변화 등 섬세한 연출의 묘미
유화정 PD: 시네챗,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추천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오늘은 저희가 어떤 영화를 함께 만나볼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오늘은 앤소니 심(Anthony Shim)감독의 2022년 캐나다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 riceboy sleeps>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세계적으로 무수한 수상 기록을 세웠으며, 2023년에는 한국에서 개봉해 한국 관객들을 만났기도 했었습니다.

유화정 PD: 네 라이스보이 슬립스, 2023년 제 70회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과 시드니한국문화원의 호주한국영화제를 통해서 이곳 호주에서도 아주 큰 호평을 받았던 작품인데요. 또 저희 한국어 프로그램에서도 앤소니 심 감독, 그리고 주연 배우 최승윤 씨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어서 아주 반갑게 들리네요.

한국인의 해외 입양과 이민을 다룬 영화들이 이전에도 꾸준히 제작돼 왔지만, 특히 2020년 영화 <미나리 Minari> 이후 이런 이야기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주목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주실 <라이스보이 슬립스> 영화의 내용부터 짚어 볼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영화는 1990년대, 캐나다 밴쿠버를 배경으로 싱글맘 소영과 아들 동현의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아이를 키울 수 없었던 소영은, 동현과 함께 밴쿠버로 이주한 건데요. 그곳에서 동양인 차별, 서투른 영어, 또 낯선 환경에서의 적응 등 헤쳐나가야 할 난관은 너무도 많지만 그럼에도 소영은 동현과 스스로에게 “버티자. 우리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며, 매일매일 다짐을 하면서 삶에 최선을 다합니다.

Trailer Audio C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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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eboy Sleeps
시간이 흘러 10대 사춘기가 된 동현은 일탈과 방황을 하면서도 동시에 아버지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하는데요. 어느 날 자신의 가계도를 그려야 하는, 그러니까 가족에 대한 공부를 해야 되는 숙제를 받게 되고,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아빠에 대해 다시 물어보지만 엄마는 또 이야기를 피하죠. 이를 계기로 동현은 더욱 엇나가고, 또 이제 남자친구와 행복한 미래를 조심스럽게 꿈꾸던 소영은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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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정 PD: 줄거리를 다시 들어보니 영화의 장면들이 이렇게 새롭게 지나가는 것 같네요. 다시 들어보니 좋습니다. 영화에서는 한 가족의 생존 투쟁이자 또 낯선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그 세대 간의 갈등이 세밀하게 그려지는데요. 주인공 소영과 동현 이 모자의 이야기는 또 굉장히 잔잔한 방식으로 풀어갔던 것 같아요. 감독의 연출 방식이 아주 특별하게 느껴졌었는데요.

권미희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두 사람의 그러니까 일종의 소위 말해서 고군분투기죠. 이 과정이 굉장히 사실적이면서도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이제 드러납니다. 다만 말씀 주신 것처럼, 이런 것들이 지나치게 극적이거나 또 드라마틱하게 드러나지 않고요. 되려 간결하고 또 일상적으로 표현됨으로써 아주 잔잔한 울림이 있었습니다. 천천히 하나하나 짚어주는 것 같은 정적이고 아주 긴 테이크, 그리고 또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그 느낌을 배가시키기도 했고요.

영화의 말미, 그러니까 이제 모자의 상황이 극에 치달았을 때, 소영은 동현에게 한국을 보여주기로 결심하고 둘은 함께 시부모님 댁, 그러니까 동현의 친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는 곳이죠. 이제 그곳을 방문하게 돼요. 그래서 이제 밴쿠버에서의 시간과 한국에서의 시간을 보여주는 화면비가 달라지는데요. 감독은 이것을 소영의 심리 상태 혹은 시야의 변경을 반영했다고 했어요. 그런데 이제 저는 개인적으로 그것 플러스 시간의 변화, 그러니까 과거와 현재 이런 것들을 느끼기도 했고요. 이런 디테일한 장치들이 영화의 돋보이는 매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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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정 PD: 1990년대 캐나다 이민을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요. 이민자 가정의 삶과 정체성의 혼란을 굉장히 섬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더욱 공감이 되고요. 우리 모두의 뿌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따뜻하고 의미있는 영화 소개 잘 들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또 흥미로운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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