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중동 전쟁 발생 사흘 만에 기름값 폭등…"가격 인상 너무 빨라" 문제 제기
- 국제 유가 상승한 것 사실…영향 주유소 반영까진 약 2주 소요
- 호주 자동차 협회, 주유소 가격 인상 "정당화 어려워" 주장…정부도 강경 대응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시작한 지 며칠 만에 호주 일부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유가 상승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오지만, 자동차 단체들은 가격 인상이 너무 빠르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전쟁 때문에 기름값이 즉시 오를 수 있는 걸까요?
퀸즐랜드 자동차 협회 RACQ는 여러 주요 연료 판매업체가 전쟁 발생 사흘도 지나지 않아 가격을 크게 올렸다며 호주 경쟁 및 소비자위원회(ACCC)에 신고했습니다.
RACQ의 이안 제프리스(Ian Jeffreys) 경제 전문가는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통 그 영향이 호주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약 2주 정도가 걸린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과 며칠 만에 가격이 올라 정상적인 시장 반응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기름값이 가격 사이클의 높은 단계에 있었고, 많은 주유소가 도매 가격보다 리터당 50센트 이상 높은 가격을 받고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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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속 기름값 급등…정부 "연료 공급은 안정적"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떨까요?
뉴사우스웨일스 자동차 협회 NRMA도 최근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NRMA는 호주 주요 도시 주유소 절반 정도가 이미 높은 가격 사이클에 있었는데, 일부 업체가 이 상황을 이용해 마진을 더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생활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연료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논란이 커지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연방 정부는 연료 시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이유로 소비자를 착취하는 행위가 발견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앤드류 리 연방 생산성·경쟁 담당 차관보는 해외 분쟁을 이유로 호주 소비자에게 과도한 비용을 전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또한 기업이 소비자를 오도하거나 담합 행위를 할 경우 건당 최대 1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정부의 강경 대응이 실제로 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있을까요?
멜번대학교 에너지 시장 전문가 데이비드 번(David Byrne) 교수는 과거 코로나19 시기에도 정부가 연료 기업에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 가격 안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합니다.
ACCC는 도매 가격과 소비자 가격 데이터를 모두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감시 자체가 기업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규제의 한계도 있습니다.
소비자 단체 CHOICE는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이 발생했을 때 규제 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합니다.
CHOICE의 모건 캠벨(Morgan Campbell) 정책 책임자는 정부가 지난해 슈퍼마켓 가격 폭리를 규제할 권한을 강화했지만, 같은 조치를 연료 시장 등 다른 산업에도 적용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캠벨 책임자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 부당한 가격 인상을 금지하는 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연료 가격 비교 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주별 정부도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 앱을 사용해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멜번대 번 교수는 소비자들이 가격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수록 기업 간 경쟁이 강화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소비자들이 가격이 낮은 주유소를 선택하면 기업들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려는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전쟁 상황에서 국제 유가 자체가 상승할 가능성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가가 상승하면 결국 일부 비용은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의 논쟁은 단순히 전쟁 때문에 기름값이 오르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 기업이 상황을 이용해 가격을 올리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앞으로 연료 시장을 얼마나 투명하게 감시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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