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챗: 코엔 형제 감독의 걸작 스릴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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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손에 쥔 돈 가방을 둘러싼 추격전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운명, 그리고 시대의 허무를 그린 코엔 형제의 대표작. 하비에르 바르뎀, 토미 리 존스, 조시 브롤린이 엮어내는 강렬한 대조 속에, 폭력의 일상화와 도덕의 붕괴를 냉정하게 응시한 웨스턴 스릴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 코맥 매카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철학적 범죄 스릴러
  • '운명'과 '양심'의 문제를 냉소적으로 풀어낸 코엔 형제의 연출
  • 폭력의 일상화와 세대 간 단절을 통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제목의 의미를 깊이 탐구
SBS의 무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SBS On Demand에서 시청할 수 있는 영화들을 추천하는 씨네챗.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와 함께합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 코엔 형제의 2007년 작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입니다.

코엔 영화의 정수라 불릴 만큼 그들의 철학과 미학이 고스란히 드러난 걸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가 코맥 매카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사실입니다. 감독들이 직접 쓴 대본이 아님에도 냉소적 유머와 무표정한 폭력의 미학이 완연히 드러나, 그들의 색채를 선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2007년 칸 영화제 초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70여 개 이상의 상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그리고 남우조연상(하비에르 바르뎀)을 수상하며 그해 최고의 영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진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도덕적 혼란을 드러냅니다. 텍사스 황야를 배경으로, 우연히 거액의 돈가방을 손에 넣은 사냥꾼과 그를 추적하는 냉혹한 살인자, 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보안관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영화는 ‘정의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계’의 냉혹한 현실을 묻습니다. 반복되는 폭력 속에서 도덕은 무력하고, 코엔 형제의 건조한 연출은 그 불안을 극대화합니다. 결국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도덕과 질서가 무너진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며, 침묵 속에 남은 현실을 냉정히 응시합니다.


코엔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진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도덕적 혼란을 드러낸다. 텍사스 황야를 배경으로, 우연히 거액의 돈가방을 손에 넣은 사냥꾼과 그를 추적하는 냉혹한 살인자, 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보안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는 명확한 해답 대신, ‘정의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계’의 냉혹한 현실을 관객에게 묻는다. 폭력은 일상처럼 반복되고, 도덕은 무력하다. 코엔 형제 특유의 건조한 연출과 차가운 미장센은 인간 내면의 불안을 극대화하며, 폭력의 의미를 철저히 비워낸다.


결국 영화는 한 시대의 종말을 선언한다. 도덕과 질서, 그리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서 남는 것은 침묵뿐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그 침묵 속에서 우리가 외면해온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냉정한 시대의 초상이다.

유화정 PD: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추천해 드리는 시간 시네챗. 오늘도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네, 오늘은 어떤 영화 가져오셨나요?

권미희 리포터: 네, 오늘 이야기 나눌 영화는 조엘 코엔, 에단 코엔이죠, 코엔 형제 감독의 2007년도 작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입니다. 코엔 감독 영화의 정수라고도 불릴 만큼 그들의 작품 색깔과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걸작 중 하나인데요. 좀 신기하기도 하고 흥미로운 지점은 이전 감독을의 작업과는 달리 코맥 매카시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그러니까 감독들이 직접 쓴 대본이 아님에도 감독의 색채를 완연하게 드러냈던 작품이라는 점, 또 좀 주목해 볼 만한 부분이고요. 이 작품은 칸 영화제의 초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했어요. 제가 얼핏 봤을 때 76개 정도 상을 수상했어요.

유화정 PD: 네, 제가 기억하기로 그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모두 거머쥔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동시에 이제 수익도 많았거든요. 제작비 대비해서. 그러니까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 다 인정을 받은 성공을 거머쥔 작품이기도 합니다.

유화정 PD: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목부터 뭔가 철학적인 울림이 느껴지는데요. 그런데 정작 노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장르적으로는 스릴러, 서스펜스, 범죄물과 가깝다고요?

권미희 리포터: 장르 영화적인게 굉장히 강하죠. 그러니까 그 설정은 되게 강하죠. 이 감독 특유의 색채이긴 한데 거기에 되게 씁쓸한 노인 그러니까 저물어가는 세대에 대한 모습도 보여지긴 합니다만 그것이 중심 주제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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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정 PD: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수상한 하비에르 바르뎀, 또 작품에서 늙은 보완관 역할이죠, 타미 리 존스 배우의 대조적인 열연도 크게 화제가 됐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마치 이들이 현 세대와 노인 세대를 대변하는 캐릭터로 보이기도 하죠. 어떤 내용인지 먼저 줄거리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영화는 1980년대 미국 텍사스를 주 배경지로 하고 있습니다. 사이코패스 살인마 안톤 시거와 사냥꾼 르웰린 모스, 그리고 지역 보안관 에드 톰 벨 이렇게 세 명이 주요 중심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막에서 영양을 사냥하던 모스는 우연히 마약 거래 현장을 발견하고 참혹한 현장에서 거액의 현금 가방을 얻게 됩니다.

현장을 밤에 다시 찾았다가 해당 범죄자들 그러니까 마약 거래인들이겠죠. 그들에게 발각되면서 곧 뒤를 밟힐 걸 알게 되자, 아내를 친정에 보내고 돈 가방을 지키기 위해 집을 탈출하죠. 한편 체포와 동시에 보안관을 살해하며 유유히 밖으로 빠져나온 시거는 마약 조직을 통해 모스를 쫓는 일을 맡았다 본인이 돈을 챙기기 위해 이제 개인적 이유로 모스를 쫓기 시작합니다. 이들의 추격전이 시작됨과 동시에 보안관 에드 역시 그들을 쫓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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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경과한 범죄 현장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추리해 내는 그의 실력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에드는 무기력해 보이는데요. 점점 극에 치닫는 잔혹한 범죄 현장과 사람들의 욕망에 절망을 느끼기도 하고, 보안관이라는 직업을 여전히 가지고는 있으나 약간은 이제 허탈함 이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구나라는 이런 허탈함마저도 느끼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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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정 PD: 네, 이 줄거리 맨 처음부터 다시 돌아가 보면 우연한 횡재로 시작되지만 곧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요. 평범한 인물이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그를 쫓는 희대의 살인마, 그리고 그 사건을 뒤쫓는 보안관까지 추격의 구조는 명확합니다. 그 긴장감은 당연히 느껴지는데요. 그런데 어쩐지 일반적인 범죄물에서 느끼는 사건의 속 시원한 해결이나 쾌감, 그 카타르시스라고 할까요? 그런 것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권미희 리포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추격이라는 것은 쫓고 쫓기는 과정이니까 쫓아가면서 밝혀지는 어떠한 진실. 이런 것들에 대한 쾌감은 아닌 거죠.이 추격전에서 그런 것들은 보여지지 않는데요. 메마르고 건조한, 그리고 모든 것이 불신 가득한 광활한 자연과 도시 풍경 속에서 주인공들의 추격전은 숨 막히게 긴장감이 넘칩니다만,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되는 기승전결의 구조라기보다는 쫓고 쫓기는 과정과 그것을 하나의 현상처럼 관조하는 느낌으로 플롯이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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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추격극임에도 보이는 화면은 상당히 조용한데요. 음악도 없어요. 마치 숨죽이고 총구를 바라보는 사냥꾼과도 같은 자세로의 긴장감이 넘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제 맨 처음에 모스가 영양을 사냥했을 때처럼 숨죽이고 총구를 바라보는 사냥꾼과도 같은 자세로의 긴장감 그런 것이 이제 영화 내내 좀 보여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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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특유의 허무함과 고독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간 감독들이 여러 작품에서 다뤄왔던 주요 주제인 운명, 양심, 사건을 둘러싼 정황 자체 이런 것들이 이 작품에서도 계속 탐구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에서 인간의 결정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그것이 현재 세상에서 어떤 모습을 띠는지 아주 냉소적이지만 미학적으로 아주 아주 뛰어났던 영화였습니다.

유화정 PD: 네. 화면은 고요하지만 긴장감이 팽팽한, ‘마치 숨죽이고 총구를 바라보는 사냥꾼과도 같다’ 라고 표현해 주셨는데요.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선, 제목에서 전하듯 묵직한 메시지를 선사하는 작품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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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과 시대의 불안을 예리하게 포착한 코엔 형제 감독의 수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을 만나봤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오늘도 특별한 작품 소개 고맙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또 흥미로운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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