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챗: 그녀의 이야기, 흔들리는 세상의 모든 '레슬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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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 후 나락으로 떨어진 한 여성이 단 한 사람의 믿음을 통해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 깊은 울림의 재기 드라마.


레슬리에게 To Leslie
  • 로또 당첨 뒤 추락한 삶…알코올 중독으로 모든 것을 잃은 '레슬리'
  • 유일하게 손 내민 한 사람,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
  •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의 내면 연기와 느린 호흡의 감정선
유화정 PD: 시네챗.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오늘도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오늘 만나볼 영화는 어떤 작품인가요?

권미희 리포터: 네, 오늘 이야기 나눌 영화는 마이클 모리스(Michael Morris)감독의 2022년 미국영화 <레슬리에게 to leslie>입니다.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의 열연이 돋보였던 작품이죠.

유화정 PD: 제목만 들어도 ‘레슬리’라는 인물에게 집중된 이야기일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인지 들어볼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영화는 레슬리라는 인물의 성장 과정을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좀 빠른 전개를 보여주거든요. 현재까지. 그렇게 시작하면서 동시에로또에 당첨돼서 홀로 키우고 있던 아들 제임스와 기뻐하는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곧바로 몇 년 후, 그러니까 현재의 시점으로 와서 주거용 모텔에서 쫓겨나는 레슬리를 마주하게 되죠.

이후 그녀는 알코올 중독에 지저분한 차림으로 작은 캐리어 하나만을 든 채 성인이 된 아들을 찾아갑니다. 그러니까 로또 당첨 후 고향마을에서 톱스타와 같았던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또 아들과도 오랜만의 재회인 듯 어색하기만 한데요.

그런 엄마를 보고 제임스는 당분간 함께 지내는 것을 허락을 해요. 그런데 그러는 동시에 엄미인 레슬리는 돈을 훔쳐요. 아들과 같이 살고 있던 룸메이트의 돈을 훔쳐서 결국 술을 사 먹고 들키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제임스가 다시 폭발을 하죠. “엄마는 왜 늘 같은 모습이냐” 하면서. 결국 다시 고향 마을로 쫓겨나게 됩니다.

유화정 PD: 앞서 말씀을 들으니까 영화에서는 그럼 로또 당첨이라는 엄청난 행운의 여파를 관객의 입장에선 한 순간도 보지 못하는 건가요?

권미희 리포터: 네 마을 뉴스 같은 장면으로만 나오거든요. 환호성을 지르면서 이 돈으로 나는 뭘 할 거고, 막 이렇게 기뻐하는 레슬리의 모습, 그리고 축하해 주는 마을 주민들 이 정도만 비디오로 보여주고요. 현재, 그러니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알코올 중독자인 레슬리의 현재 모습만 관객들은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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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Leslie
Trailer Audio Clip

유화정 PD: 로또 당첨이라는 그 큰 행운 뒤에 찾아온 나락의 삶. 처음부터 알코올 중독자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레슬리가 무척 극적으로 느껴집니다. 아들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고향 마을에서도 외면당하는 상황이 더욱 안타까운데요.

권미희 리포터: 그렇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과거의 일들이 조금씩 언급은 되는데 직접적이지는 않거든요. 근데 이제 중요한 포인트는 술에 빠져 있는 동안에 어린 아들을 방치하다시피 했고, 아들 제임스가 친구 낸시에 의해 구조되다시피 했었고요.

유화정 PD: 아들 제임스가 성장하기 이전의 얘기군요. 그건.

권미희 리포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로또가 당첨된 시점이 아들이 막 10대가 됐던 굉장히 어린 나이였죠. 근데 이제 아마도 곧바로 레슬리가 그 돈으로 술과 마약을 하면서 다 탕진했던 걸로 보이거든요.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이제 아들은 성인이 됐고 레슬리는 나락의 삶을 가고 있는 거죠.

이렇게 그 긴 시간 동안 길다면 길고 짧은 이 시간 동안 반복적인 레슬리의 방탕한 생활에 이제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녀를 비난하고 굉장히 차가운 시선으로 대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늘 레슬리를 조롱해요. 로또 당첨됐다가 너 그 돈 다 어쨌니 계속 놀리듯이 대놓고 서슴지 않거든요. 그런 상황인데 이제 어쨌든 마지막으로 찾아갔던 아들로부터도 쫓겨나서 고향으로 돌아왔잖아요.

갈 곳이 없었던 레슬리는 허름한 한 모텔 주변에서 잠이 들었다가 우연히 그 모텔 주인인 스위니를 만나게 됩니다. 스위니는 모텔의 공동 주인이자 동료인 로열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레슬리에게 숙식 제공과 일자리를 제안합니다. 서로가 힘겹고 고단한 시간을 지나 마침내 레슬리는 스위니의 도움을 발판 삼아 술을 완전히 끊고 좋은 엄마 좋은 사람이 되고자 본격적으로 노력합니다.

유화정 PD: 드디어 레슬리를 믿어주고 도와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군요.

권미희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사실 레슬리가 끊임없이 계속 얘기하는 말이 있어요. “나 괜찮은 사람이죠. 나 진짜 그래도 나쁘지 않은 엄마죠. 그렇게 좀 말 좀 해주세요.” 이런 걸 주변 사람들한테 계속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스위니를 통해 레슬리는 본인이 무언가를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또 아들 제임스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로 이제 굳게 마음을 먹을 수 있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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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of To Leslie
또 레슬리가 술집에서 듣는 음악의 가사, 그러니까 영화 내내 음악이 좀 많이 나오는데, 그 음악의 가사 중에 한 부분이 ‘당신은 정말 당신이 원하는 곳에 있나요’였어요. 그때, 레슬리가 이제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약간 각성하는 듯한 모습이 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겪을 수 있을 법한, 다소 극단적이긴 하지만 큰 행운과 절망적 상황에서 그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는지를 배우의 진솔한 연기와 또 그 호흡 그대로 따라가는 아주 느린 연출로 굉장히 인상 깊었던 영화였습니다.

또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서부 텍사스의 작은 마을과 커뮤니티의 모습 그러한 미장센도 되게 좋았고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90년대 영화죠. <바그다드 카페>라는 영화도 좀 살짝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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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Leslie
유화정 PD: 네 저도 그 영화 좋아하는데요. 그 모래 먼지에 있는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덩그라니 놓인 그 낡은 카페. 거기에서도 그 절망 속에 놓였던, 야스민이었던가요? 그 여주인공이 독일인…

권미희 리포터: 네 맞습니다. 독일의 아주 작은 마을에서 왔던

유화정 PD: 네, 여행을 왔다가 남편하고 헤어지고 그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이 되는데요. 카페 여주인하고 만들어 가는 그 우정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그 영화 주제곡 아주 좋아해요. Calling You. 굉장히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데 오늘 한번 다시 들어봐야겠어요. 네 잠시 방향이 옆으로 갔습니다.

다시 <레슬리에게>로 돌아가 보죠. 이 영화의 한국 개봉 당시 카피 문구로 기억되는데요. ‘흔들리는 세상의 모든 레슬리에게 권유해 주고 싶은 영화’ 이 레슬리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재기’라는 말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Trailer Audio Clip

오늘은 따뜻한 감동과 응원의 영화, 2021년 미국 영화 웰슬리에게 <레슬리에게 To Leslie> 함께 했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특별한 영화 소개 고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또 흥미로운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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