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토크] 상생, 공생 아닌 "기생"...남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Bong Joon-ho's satire 'Parasite'

Bong Joon-ho's satire 'Parasite' Source: Getty Images

세계 최고 권위의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택된 황금종려상 봉준호 감독(50)의 ‘기생충’, 6월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을 통해 호주에서 상영된다.


세계 최고 권위의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택된 황금종려상 봉준호 감독(50)의 ‘기생충’,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으로 한국영화 100년의 선물이 됐습니다.

제 72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기생충’의 만장일치 황금종려상 결정에 대해 “‘기생충’은 무척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우리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다른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그리고 한국을 담은 영화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미있고 웃기게 이야기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간 한국 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시작으로 ‘기생충’을 포함해 총 17편의 작품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다섯 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는데요.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박찬욱 감독)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 주연상, 2009년 박찬욱 감독이 다시 영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영화 ‘기생충’이 마침내 칸의 최고의 상,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기생충'은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영차', '옥자' 등에 이어 봉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그간의 영화들에서 보여준 영화의 특징이나 색깔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세상의 어떤 부조리함.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가 야기하는 비인간적인 면모 이런 것들을 주제의식으로 녹여내는데, 그걸 대중적으로 풀어서 관객들이 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봉준호스러움'이라고 평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을 통해 '상생과 공생'이라는 인간다운 관계가 무너져 내리고, 누가 누군가에게 '기생'해야만 하는 서글픈 세상에 대한 염려와 고민을 전하는데요.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입니다.

영화 내용에는 기생충이 등장하지 않지만, 이는 힘든 현실 속에서 누군가에게 기대 살아야만 하는 가족에 대한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2013년 영화 '기생충'을 처음 구상할 때의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두 가족을 완전히 대등하게 접근했는데, 기택 가족의 관점을 따라가게 되면서 '기생충'으로 제목이 바뀐 것이라고 하는데요.

영화속 캐릭터들을 좀 더 자세히 만나볼까요?

눈치채셨는지요? 백수가족의 이름 아버지 기택, 장남 기우, 딸 기정까지 모두 기자 돌림에, 엄마의 이름은 충숙입니다.

이번에는 글로벌 IT기업 CEO의 가족입니다.

이 두 가족은 부모와 아들 딸로 이뤄진 4인 구성이라는 점은 닮았지만 그 형편은 극과 극으로 달라 일상에선 공간도 동선도 겹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백수가족의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로 ‘과외 면접’을 가는 상황이 주어지면서 두 가족의 만남이 이뤄지고, 영화는 전혀 다른 두 가족이 아주 독특한 상황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살풍경 들을 블랙코미디적인 호흡으로 풀어갑니다

칸에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크게 주목을 받은 국민 배우 송강호,

시상식 직후 봉준호 감독은 무릎을 꿇고 "이 위대한 배우 없으면 못 찍었다"며 송강호에게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전하는 포즈를 취해 언론들의 프래시 세례를 받았는데요. 두 사람은 ‘살인의 추억'(2003)부터 ‘괴물'(2006), 설국열차(2013), 기생충(2019)까지 네 편의 작품을 함께하며 영화인생의 동반자가 됐습니다.

한편 이번 영화의 중심 인물 배우 최우식에 대한 이목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2017년 네플릭스 영화 '옥자'에 이어 '기생충'에 함께 하게 된 최우식이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페르소나, 영화에서는 감독의 분신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황금 종려상 수상 이전 이미 192개국 선 판매로 한국 판매 기록을 경신한 ‘기생충’은 칸의 선택으로 다시한번 세계 영화계의 뜨거운 화제작으로 부상했습니다.

‘기생충’은 6월 5일 개막되는 시드니 필름 페스티벌을 통해 6월 15일과 16일 시드니 스테이트 씨어터에서 2회 상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 최초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 단신 씨네마 토크에서 만나봤습니다.

[상단의 팟 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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