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금·은 가격급등,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까?

Gold and silver prices

귀금속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실물 금과 은을 구입하거나 주식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Source: Getty / Bloomberg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는 왜 요즘 금과 은 같은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지, 또 금과 은 투자는 어떻게 다르고,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짚어 봅니다.


유화정 PD: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금과 은은 최근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퍼스 조폐국은 지난 10월에 금괴를 사거나 보석을 팔려는 고객이 급증하는 현상을 경험했고, 최근에는 시드니 CBD의 금괴 판매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급등하는 지금, 금과 은에 투자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투자를 고려한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 것인지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 알아봅니다. 홍태경 PD 나와 있습니다.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요즘 뉴스 보시면요, 금값·은값 얘기 정말 많이 나오죠. “사상 최고치”, “연일 기록 경신” 이런 표현들이 반복되는데 청취자분들 중에도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고민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아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특히 은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에 “이건 놓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 드는 분들도 계실 것 같고요. 그래서 오늘은 금과 은 가격이 왜 이렇게 올랐는지, 그리고 지금 투자해도 괜찮은 건지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유화정 PD: 먼저 금과 은 가격이 대체 얼마나 올랐는지 숫자부터 알아볼까요?

홍태경 PD: 현재 호주 내 금과 은 가격은 (2월 1일 기준) 각각 온스당 약 7,153달러와 135달러로, 불과 6개월 전만해도 금은 5,100달러와 은 58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상승한 겁니다.

나혜인 PD: 은은 거의 세 배 가까이 뛴 셈이네요. 이러한 상승세의 원인은 무엇으로 볼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핵심은 불안정한 요소에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이유가 바로 불안인데요, 국제 분쟁, 미국 정치 상황, 그리고 여전히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 이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안전자산, 그러니까 금으로 몰리게 됩니다.

유화정 PD: “그래도 금은 남는다” 이런 심리를 갖게 되니까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덴마크 투자은행의 원자재 책임자도 이번 금 가격 상승을 “우려와 불안이 만든 랠리”라고 표현했습니다.

유화정 PD: 그런데 최근에는 은의 상승세가 금보다 훨씬 더 가파른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건 이유가 좀 다른가요?

홍태경 PD: 은은 조금 독특한 자산입니다. 안전자산이면서 동시에 산업용 금속이기도 하거든요. 은과 금은 모두 귀금속이자 안전 자산이지만, 금은 높은 희소성을 바탕으로 한 가치 저장 수단(화폐)인 반면, 은은 높은 전기와 열전도율을 바탕으로 한 산업용 수요(반도체, 태양광 등)가 더 높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금은 불변의 안전 자산으로 가치가 더 높은 대신 은은 변동성이 크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유화정 PD: 은은 태양광 패널이나 반도체, 인공지능 이런 데에도 쓰이죠?

홍태경 PD: 맞습니다. 은은 약 40% 이상이 태양광 패널, 전자제품 등 산업용으로 소모되어 경제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게다가 최근 은이 미국의 핵심 광물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미국이 전략적으로 비축하거나 관세를 매길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그러니까 안전자산과 산업 수요가 동시에 작용하게 된 것이 은이 급등한 이유로 볼 수 있겠군요. 그런데 거품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요?

홍태경 PD: 여기서 중요한 경고가 나옵니다. 전문가들 의견을 보면 금에 대해서는 “큰 폭의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쪽이 많습니다. 그런데 은에 대해서는 “이미 거품 구간에 들어섰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유화정 PD: 며칠 전에는 실제로 상승세를 이어오던 금값과 은값이 역대급 폭락을 경험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것을 계기로, 연준의 독립성 우려가 완화되고 달러화가 치솟으면서 금과 은 가격이 동반 폭락했습니다. 금은 10% 하락을 기록했지만 은은 최대 30% 가까이 폭락하면서 46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금과 은의 기록적인 폭등 뒤에 찾아온 폭락 사태를 두고 월가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입니다. 2025년 한해동안 각각 66%와 135%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금과 은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의 리스크 집중에 대한 재평가’라고 규정했습니다. AI 관련주들이 시장의 관심과 자금을 독식했던 것처럼, 귀금속 시장에서도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는 투자를 재정립하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는 분석입니다.

유화정 PD: 그렇다면 청취자분들이 제일 궁금해하실 질문인데요. 이렇게 상승랠리를 이어가던 금과 은이 폭락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과 은을 지금 사도 되는 걸까?”입니다. 어떤가요?

홍태경 PD: 이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늦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지금은 특히 조심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인데요, 가격 상승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투자에는 본질적인 위험이 따를 수 있습니다. 호주 정부 금융정보 사이트 머니스마트(MoneySmart)도 투자 전에 꼭 자신의 재정 상황을 점검하고 가능하면 재정 상담사와 상의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전문가들의 의견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죠.

홍태경 PD: 금에 관해서는 덴마크 투자은행 색소 뱅크(Saxo Bank)의 상품 부문 책임자인 올레 한센 이사는 금값 상승의 원동력이 "대부분 우려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센 이사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지는 미국 정치 상황으로 인해 더욱 증폭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는 많은 정책 입안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식기 시작할 수 있지만, 큰 가격 조정이 임박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예상했습니다.

ANZ의 수석 상품 전략가인 다니엘 하인즈 이사도 비슷한 가격 상승 요인을 언급하며, "머지않은 미래에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하인즈 이사는 "하지만 금과 은 가격을 현재 수준까지 끌어올린 요인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즉 은이 산업적 활용도와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모두 갖춘 "최상의 선택"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은이 인공 기술과 태양광 산업에도 사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화정 PD: 두 전문가 모두 금과 은 투자에 좀 더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이군요.

홍태경 PD: 메달리온 파이낸셜 그룹의 마이클 웨인 전무이사는 더욱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웨인 이사는 2011년 귀금속 붐이 "급격히 사그라들었다"고 말하면서 "지금 이 붐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년도에 가장 강세를 보였던 분야가 다음 해에도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지적인데요, 앞서 한센 이사는 금 가격이 크게 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며 "거품 영역"에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유화정 PD: 금 가격 상승세는 지금까지 비교적 질서정연했고 전형적인 거품 현상의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은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은은 개인 투자자 참여, 투기적 포지션, 그리고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가 랠리를 주도하며 거품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는 징후를 점점 더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은 가격은 금과 백금 대비 역사적으로 고평가된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의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인 나타샤 카네바 이사는 12월 금 가격 전망에서 2026년까지의 가격 상승을 예측하면서도, 이러한 랠리가 "선형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다 산다”는 이유로 따라가는 투자는 가장 위험하다고 강조합니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경영대학원의 금융학 피터 스완 교수는 SBS 뉴스에서 금과 은을 비롯한 모든 상품에 대한 투자 비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든 상품은 다양한 수익률의 스펙트럼상에 존재하며, 현금화 또는 수익 창출 측면에서 각기 다른 비율을 보입니다." "주식의 배당 수익률은 약 4~5%인 반면, 주택 투자 수익률은 약 2%로 더 낮다"라고 스완 교수는 말했습니다.

유화정 PD: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인데요, 일단 투자를 결정한 후에도 그 투자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을텐데요, 금이나 은에 투자하는 방법도 한 가지가 아니잖아요.

홍태경 PD: 네.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귀금속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금괴, 동전 또는 보석 형태의 실물 귀금속을 구매하는 실물투자 방식이 포함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주주를 대신해서 금과 은을 구매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방식이나 금은 채굴 회사의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유화정 PD: 다만 금과 은은 주식처럼 배당이 나오거나 부동산처럼 임대 수익이 있는 자산은 아니라는 점, 이건 꼭 기억해야겠네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 하나에 의존하는 투자라는 점에서 변동성에 대한 각오도 필요하다는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유화정 PD: 정리해보면요, 금과 은 가격 급등은 글로벌 불안이 만든 현상이고, 금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은은 기대만큼 위험도 크다는 평가입니다. 유행보다 중요한 건 내 재정 상황, 투자의 목적, 그리고 위험을 감당 가능한가에 대한 판단이겠죠.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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