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한국문화재 호주 영구 반입…'문화재 한류' 첨병

Joseon-era lacquered boxes to be permanently housed at Australian museum

Joseon-era lacquered boxes to be permanently housed at Australian museum Source: AAP

조선시대 책가도·연화도·달항아리에 이어, 전통 나전칠기에 새로운 기법이 가미된 '나전함' 두 점이 호주로 반입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한국관에 영구 소장된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 중인 이집트 유물, 영국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그리스 조각에는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인류 역사에서 빼놓을 없는 아름다운 예술품이지만 원래 만들어졌던 곳이 아닌 타국에 있다는 점입니다.

반출 문화재를 원소유국이 다시 가져오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인데요. 문화재의 소유권에 대한 견해 차이와 국가 외교적 이해관계까지 얽혀 있기 때문이죠. 

반면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해외로 영구 반출되는 문화재가 있습니다.

지난 2020조선 백자 ‘달항아리’호주로 반입된데 이어 백여 제작으로 추정되는 ‘나전함’ 2점이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영구 소장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Highlights

  • 조선백자 '달항아리' 등에 이어 ‘나전함’ 두 점 호주 반입
  • 빅토리아국립미술관 선 구매 후 한국문화재청 반출 허가
  • 합법적 해외 반출을 통한 ‘문화재 한류’의 첨병 기대 모아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사이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나전함’과 ‘나전함’ 각각 점이 호주로 영구 반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유화정 PD: 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최근 문화재위원회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에 제작된 ‘나전함’과 ‘백나전함’을 해외 상설 전시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영구 반출을 허가했습니다.

‘나전함’이 반출 가능하다는 의견을 낸 조사자는 "전통 나전칠기에 새로운 조형성과 기법이 가미된 작품"이라며 "우리 공예가 지닌 미감이 호주에서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재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외국에 영구 반출된 것은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나전함’ 2점을 포함 그동안 반출된 조선 말기 ‘책가도’와 ‘연꽃그림’ 병풍 2점, 그리고 2020년 조선 백자 ‘달항아리 등 문화재 5점은 공교롭게도 모두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품에 안기게 됐습니다.

Joseon-era lacquered boxes to be permanently housed at Australian museum
Joseon-era lacquered boxes to be permanently housed at Australian museum Source: Korean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진행자: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이 한국의 문화재를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이유는 뭘까요?

유화정 PD: 멜버른에 위치한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은 1861년에 설립된 호주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미술관으로 약 7만여 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미술관 측은 중국실이나 일본실에 비해 ‘한국실’ 전시품이 크게 부족하다고 판단해 수년 전부터 한국 문화재 수집에 공을 들였고, 그 수집을 확대해왔습니다.

진행자: 호주 한인동포들에게는 우리 문화재를 탐방할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반면, 한국 문화재를 나라 밖으로 내보내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 않을까요?

유화정 PD: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우리 문화재의 국외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단, 외국 정부가 인증하는 박물관이나 문화재 관련 단체가 자국의 박물관 등에서 전시할 목적으로 국내에서 일반동산문화재를 구매 또는 기증받아 반출하는 경우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 반출할 수 있는데요.

문화재청은 그동안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 측이 개인 소장품을 국내에서 구입한 뒤 먼저 문의를 해왔고, 이어 일반동산문화재 반출 절차에 따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했다“고 밝혔습니다.

Books and things (Chaekgeori) Joseon dynasty,  late 19th century ten-panel folding screen
Books and things (Chaekgeori) Joseon dynasty, late 19th century ten-panel folding screen Source: NGV

진행자: 2019해외로 영구 반출된 ‘책가도’ ‘연화도’ 2점의 병풍은 말하자면 호주로의 해외 이민이 허가된 셈인데요. 당시 문화재청이 개청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미래 정책비전’을 실현한 사례로 꼽힌다고요.

유화정 PD: 2018년 국내에서 대규모 민화 전시를 기획했던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 측에서 병풍 그림의 구매 문의가 있었다며 세 차례나 한국을 찾아와 작품을 검토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문화재청은 ‘책가도’와 ‘연화도’가 국보·보물 같은 지정문화재급은 아니며 비슷한 그림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고, 소장기관이 개인이 아닌 호주 국립박물관으로 전시에 활용할 수 있어, 특히 공공성과 활용성 측면에서 국내에 있기보다 국외에서 전시될 때 그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해 반출 허가를 내렸습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국외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목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구매하거나 기증받기를 희망할 경우, 한국의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 영구 반출을 허가한다는 계획입니다.

Korean, Moon jar, 18th century
Korean, Moon jar, 18th century Source: NGV

진행자: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 문화재는 호주처럼 합법적인 반입의 경우도 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대부분이 약탈 도난 불법 반출된 경우였는데요. ‘돌아와야 보물’ 같은 한국의 문화재들을 환수할 있는 방법은 있나요? 

유화정 PD: 식민통치·군사점령 등 우리나라 주권이 흔들리던 시기에 국외로 반출됐거나 약탈·도난 등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는 반환 대상이 됩니다. 그중 하나가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약탈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하고 있던 외규장각 도서인데요. 2011년 영구대여 형식으로 전권 반환돼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외규장각 도서와 같이 약탈이나 도난으로 반출된 문화재는 원산국에 돌려줄 도덕적 근거가 명확하므로 반환에 우호적입니다.참고로 환수 절차는 문화재 환수 주체에 따라 정부 차원의 협상과 민간 차원의 협상으로 구분되는데, 환수 방식은 기증·구입·인도·대여 그리고 법적 강제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국외소재 문화재는 대략 얼마나 될까요?

유화정 PD: 현재까지 나라밖에 소재하는 한국문화재는 2021년 4월의 통계에서 전 세계 21개 국가 약 2십만 오천(204,693)점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파악 가능한 전 세계 주요 박물관 및 미술관 등 기관 중심의 통계자료로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개인 소장 문화재도 상당수 존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1년 프랑스에서 귀환한 외규장각 의궤 중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의 한 장면.
2011년 프랑스에서 귀환한 외규장각 의궤 중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의 한 장면. Source: yonhap

진행자: 중에는 호주의 경우와 같이 적합한 절차와 합당한 구매가를 치르고 구입해 박물관에 영구 소장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이와 같은 문화재들이 현지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자원으로 활용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해외 반출 문화재를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도 커지고 있는데요. 문화유산회복재단이 주관한 '돌아온, 돌아와야 할 문화유산' 사진전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국 내 의류 브랜드 탑텐에서는 직지(직지심체요절)· 몽유도원도·이천향교 5층 석탑에 대한 아트 그래픽을 새긴 티셔츠를 출시해 해외 반출 문화재 현황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문화재 환수 캠페인 '컴백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금속 활자본인 ‘직지(직지심체요절)’는 현재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데,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고서적 반환 논의가 있었지만 프랑스 반대로 인해 돌려받지 못했죠.

유화정 PD: ‘직지’ 즉 ‘직지심체요절’은 1377년 고려시대 청주 흥덕사에서 백운화상 경한이 쓴 불교서적을 금속활자로 제작한 것으로 직지는 ‘바른 마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직지’는 수백 년 동안 행방이 묘연하다가 1886년 초대 주한 공사였던 프랑스의 콜랭 드 플랑시가 길거리에서 구입한 후 1911년 파리 경매장을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돼 동양 문헌실에 보관돼 왔습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아 별도의 직지상도 제정되어 있는데요. 격년제로 청주시와 프랑스에서 시상식이 개최되는데, 3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특기할 점은 2011년 호주 국가기록원이 제4회 직지상을 수상했습니다. 1, 2차 세계대전 군사 정보 등을 디지털 자료로 집대성해 누리집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는 등 기록 보존을 위한 탁월한 프로그램 개발과 정보 제공 등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 선정 이유였습니다.

프랑스 국립박물관 소장, '직지(직지심체요절)'
프랑스 국립박물관 소장, '직지(직지심체요절)' Source: yonhap

진행자: 문화재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이 늘면서 이와 관련한 여러 국제법 협약들도 마련이 됐는데, 끝으로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죠.

유화정 PD: 문화재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1945년 10월 UN 설립 이후 본격화됐습니다.

문화재의 환수· 보호를 위한 UN 차원의 다자간 협약으로는 우선, 전시 등 무력 충돌의 특수상황에서 문화재 보호 및 약탈 방지를 위한 1954년 ‘헤이그 협약’을 꼽을 수 있고요.

또한 평시의 문화재 보호 즉 문화재 불법 반출입과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방지  수단에 대한 1970년 ‘유네스코 협약’, 그리고 환수대상 문화재의 범위를 보다 넓힌 1995년 ‘유니드로 협약’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 박물관의 영구 소장품이 된 ‘달항아리’ 나전함같이 합법적 해외 반출을 통한 ‘문화재 한류’의 국제 활용범위를 살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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