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최근 수개월 사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문을 닫는 소매업체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쇼핑센터의 공실률은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폐점이 늘어나는데도 빈 점포는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Key Points
- 법정관리 소매업체는 늘었지만 쇼핑센터 공실률은 2018년 이후 최저 기록
- 폐점한 매장에 새 임차인 빠르게 입점…창고형 쇼핑센터 임대료도 5.8% 상승
호주에서 법정관리(호주의 Voluntary Administration 절차)에 들어가는 소매업체들이 5월 이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최대 160개 매장이 문을 닫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대부분 의류와 신발 매장들입니다.
호주의 스포츠용품 유통업체 스테이츠사이드 스포츠(Stateside Sports)도 지난 5월 법정관리를 발표했습니다. 스테이츠사이드는 전국 31개 매장을 운영하며 나이키와 뉴발란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와 의류를 판매해 왔습니다.
또 수개월 동안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위해 매각을 추진했던 호주의 대표 바비큐 용품 업체 바비큐 갈로어(Barbeques Galore)도 결국 매각이 무산되면서 공식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최근 수개월 사이 이처럼 많은 소매업체들이 법정관리를 발표하거나 문을 닫으면서 호주 소매업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매장은 문을 닫고 있지만 쇼핑센터의 빈 점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소비가 둔화되면 폐점이 늘고 공실도 함께 증가해야 하는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걸까요?
커먼웰스은행(CBA)의 최신 보고서에는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 리서치(JLL Research)의 분석 결과가 담겼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쇼핑센터의 공실률은 4.4%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쇼핑센터 유형별로는 코스트코나 버닝스처럼 대형 점포가 입점하는 창고형 쇼핑센터(Large-format)의 공실률이 2.8%에 불과했고, 지방 대도시의 리저널 쇼핑센터(Regional shopping centres)는 2.0%까지 낮아졌습니다. 반면 주요 도시 중심상업지구(CBD)의 쇼핑센터는 공실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이 역시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높은 금리의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폐점한 매장 자리에 새로운 임차인이 빠르게 들어오면서 공실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문을 닫는 매장은 늘고 있지만 그 자리를 새로운 업체들이 비교적 빠르게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창고형 쇼핑센터의 임대료가 지난 1년 동안 5.8% 상승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모든 소매 부동산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산업용 부동산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공실률은 최근 최고치였던 5.0%에서 4.8%로 소폭 하락했고, 임대료 상승률도 연평균 약 3% 수준으로 장기 평균에 가까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커먼웰스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담당 케빈 스탠리 디렉터는 "2026년 2분기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호주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습니다.
부동산 조사기관 RCA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1년 동안 호주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276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수준입니다.
지역별로는 퀸즐랜드주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퀸즐랜드주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72억 달러로 전년보다 69% 증가했습니다. 이는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 준비와 인구 증가, 기업 투자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빅토리아주의 거래 규모도 55억 달러로 26% 증가했으며, 산업용 부동산에 대한 높은 수요가 시장을 이끌었습니다.
올해 2분기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캔버라와 멜번 CBD의 비핵심 오피스, 그리고 브리즈번 프린지와 캔버라, 퍼스 CBD의 우량 오피스는 투자자들이 부동산 가치를 평가할 때 활용하는 자본환원율(cap rate)이 상승하면서 자산 가치가 다소 약세를 보였습니다.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회복이 더딘 분야로 꼽힙니다.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16.9%로 소폭 상승했지만, 시드니와 브리즈번 도심은 사무공간 수요가 늘어나며 전국적인 흐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커먼웰스은행의 경제학자들은 호주중앙은행이 2026년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2027년 중반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인하될 경우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공실률도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호주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소비 회복 여부뿐 아니라 금리의 움직임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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