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카공족: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 업주들의 속앓이가 끊이지 않아 사회적 문제로 대두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 어떤 소식입니까?
전수진: 오늘은 요즘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카공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카공족이라는 신조어가 또 등장 했군요. 어떤 뜻 인가요?
전수진: 이른바 카공족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줄여서 표현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업주들의 속앓이가 끊이지 않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에는 카페 업주들의 하소연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들은 카공족 손님 때문에 매장 회전율이 떨어져 매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 했습니다.
진행자: 호주에도 카페가 유명한데요. 특히 인기 있는 카페의 경우 회전율을 위해서 테이크어웨이 위주로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전수진: 그렇죠 그러나 호주와 다르게 한국은 여전히 카페에 테이블이 있는 곳이 많은데요. 이유는 커피한잔에 여유를 즐기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카공족은 3000원짜리 음료를 주문하고 4시간 동안 노트북을 펼쳐놓고 공부를 하거나, 라떼 한잔을 주문하고 끊임없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카페를 정식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사장 C씨는 ‘일주일에 서 너번 오는 한 손님이 매번 3500원 짜리 아메리카노나 4500원 짜리 핸드드립커피를 시키고 가끔 2,500원 짜리 소금빵을 시켜먹는데 하루에 최소 6시간을 앉아 있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진행자: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자리를 차지해 공부를 오랫동안 하는 것도 속상한 일이지만, 거기에 노트북 사용까지 하면서 전기 사용료를 지출해야 한다면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전수진: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과외족 손님들도 등장했는데요. 한 자영업자는 카공족 보다 과외족이 더 답이 없다 라고 말했습니다. 과외교사 손님이 자리를 하나 잡고 학생이 세 번이나 바뀐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총 7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아있었다고 합니다. 또 테이블이 단 두개인 와플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이 작은 매장에서 왜 자꾸 과외를 하는지 점심에 한 팀, 저녁에 한 팀.. “동네에서 과외 맛집이라고 소문이 났나 싶다. 정말 매일같이 와서 3,800원 짜리 아메리카노 한잔씩만 시키고 과외수업을 하니까 너무 화가 난다” 라고 푸념 했습니다.
진행자: 내용을 쭉 들어보니 일각에서는 카공족을 민폐라고 생각 할 수 있겠군요. 그런데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면 되지 왜 하필 카페에서 공부를 해야만 했을까요?
전수진: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카공족들이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먼저, 도서관에서는 너무 조용하고 눈치가 보이는데 카페는 조금 더 자유롭다는 점을 꼽았고요. 또한 카페는 백색소음으로 더 집중이 잘되는 느낌이 든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진행자: 이해를 할 수 있을 듯 하면서도 이해를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피해가 많겠네요.
전수진: 다양한 문제점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앞서 말씀 드렸듯이 장시간 자리 점유로 인해 테이블 회전율이 떨어진다는 점 입니다. 여기서 장시간은 최소 3시간 이상을 뜻하죠. 뿐만 아니라 본인이 공부한다며 옆 손님들에게 조금 조용히 해 달라는 직 간접적 요청으로 다른 손님들과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 또한 큰 문제입니다.
진행자: 도서관이 아닌 카페에서 내가 공부를 해야 하니 조용히 해달라는 요청을 합니까?
전수진: 단지 본인이 공부를 한다고 해서 담소를 나누러 온 타인에게 조용히 해 달라고 요청해서 다툼이 일어난 일이 있다고 합니다. 일반 손님의 경우 ‘카페는 담소를 나누며 소통하는 곳인데 왜 말소리와 웃음소리 때문에 신경이 거슬린다며 조용히 해 달라고 하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실례로 대학생 정모씨는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카페를 찾았다가 싸움에 휘말리는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4층짜리 대형 카페에 3층에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카공족이 여기는 공부하는 곳이라며 항의를 한겁니다. 정모씨는 카페가 공부하는 곳이냐며 따졌지만 카공족은 3층은 공부를 하는 곳이고 이야기를 나눌 거면 1층에 가라며 맞받아 쳤습니다. 정모씨는 이에 화가나 점장에게 이야기 했고 카페 측은 ‘3층은 카페차원에서 스터디 존으로 만들어 둔 것이 아니다’라며 사과했고 카공족에게 사과를 받아내며 일단락 됐습니다. 그리고 카페측은 카공족들에게 “카페는 공부를 하는 도서관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주객이 전도가 됐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리고 자영업자들의 더 큰 불만은 온갖 전자기기를 펼쳐놓아서 혼자 4인석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 입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4인 테이블을 사용할 경우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의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들을수록 답답해 집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한 명의 손님이라도 놓치기 싫겠지만 그 손님이 카공족이라면 또 입장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카페에서 개인공부를 하는 카공족이 한국에서는 일반화 됐군요?
전수진: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 설문에 따르면 대학생 10명중 단 한명 만이 카공 경험이 없었고, 카공족들은 평균 두 세시간 동안 카페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마디로 대학생의 90%가 카공의 경험이 있다는 거죠. 일부 이용자들은 카페는 대화하는 곳이라며 카공족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지만 카공족들은 커피가격에 자리 값도 포함되어 있으니 카페에서 자기할 일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프렌차이즈 카페들이야 애초에 음료가격도 비싸고 점주들이 매장 회전율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개인 카페 업주들은 하루하루 매출에 생계가 달려있기 때문에 어떠한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군요.
전수진: 프렌차이즈 카페들이 카공족을 잡기 위해 과거에는 많은 노력들을 했지만 요즘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카공족을 타겟으로 스터디 존을 구비해 두는 프렌차이즈 카페들도 여러 규제를 통해 회전율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는데요. 서울의 한 대학가 일대에 프렌차이즈 카페를 돌아본 결과 대다수 카페에서 일인 일 음료 주문, 자리잡기 금지 등의 안내문을 부착 해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 존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구역에서 충분히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카공족들을 위한 공간을 특별히 제한해 두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카페에서는 매장 내 이용시 테이커웨이의 음료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사실 이 모든 문제가 카공족의 배려가 부족해서 생겼다고 생각이 됩니다. 공부를 하든 수다를 떨든 책을 읽든 본질적으로 손님의 자유죠. 그런데 내가 공부를 하니 조용히 해 달라고 문제를 삼게 되거나 매장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한 자리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머무른다면 누군가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배려를 한다면 카공족이 부정적인 문화가 아니라 긍적적인 mz세대에 문화로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카공족에 대해서 알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