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ANU 김형아 교수 "권력 남용, 한국정권의 규범됐다"...알 자지라 칼럼 게재

Hyung-A Kim is Associate Professor of Korean Politics and History at the College of Asia and the Pacific at the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Hyung-A Kim is Associate Professor of Korean Politics and History at the College of Asia and the Pacific at the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Source: Supplied

최근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 하락이 한국 민주주의의 변덕스러운 성격과 권력 남용을 새로운 규범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시도에 대한 반발이라고 분석한 호주국립대 김형아 교수는 “글을 쓸 때 반발이나 사회적 반응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라며 “최대한 학자적으로 책임 있는 글을 쓰려고 했다”라고 SBS 한국어 프로그램과의 대담에서 밝혔다.


진행자: 지난달 5일 세계적인 중동권 뉴스 매체 알 자지라는 ‘문재인의 한국에서 규범이 된 권력 남용’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호주 국립 대학교의 대표적인 한국학 학자 김형아 교수의 글인데요. 김형아 교수는 지난 2008년 고 전 노무현 대통령과 마지막 인터뷰를 한 인물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이 최근 각종 악재로 지지도가 떨어졌다고 소개하며 이런 이유를 한국 민주주의의 변덕스러운 성격과 권력 남용을 새로운 규범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시도에 대한 반발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칼럼은 한국 언론들도 보도를 하며 여러 측면에서 큰 논쟁을 낳고 있는데요. 호주 국립 대학교 김형아 교수 나혜인 프로듀서가 연결해 봤습니다.

나혜인 피디: 호주 국립 대학교 김형아 교수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형아 교수:안녕하세요? 김형아 입니다.

나혜인 피디: 먼저 이번 알자지라에 기고한 글에 대한 반응이 궁금합니다. 어떠셨는지요.

김형아 교수: 네, 의외로 뜨거워서 조금 놀랬지만 아주 반가웠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한국 정치와 사회 변동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증거로 보았으니까요. 특히 시드니에 계시는 여러 교포님들로부터 글을 받았습니다. 그분들과 특히 SBS 한국어 라디오 프로그램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혜인 피디: 기고문의 핵심 내용을 혹시 보지 못하신 청취자들을 위해 교수님께서 간략히 정리해 주신다면요?

김형아 교수: 제 글의 핵심은 권력 남용이 문재인 대통령 하에 오늘날 한국 사회의 일상이 됐다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던 민주당이 우려할 만큼 민심 변화가 일어나서 아주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삼권 분립을 무시하고 인기 영합 주의를 밀어붙여서 정치적 협력자들이 책임을 모면하도록 도와주기를 계속하고 있는대서 오는 걸로 보고 있어요.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국회의 17개 상임 위원회를 장악해 가지고 국회를 자신들의 법안 통과 대행 기관으로 전략 시키는 만큼이나 이상하게 만들고, 국회법을 무시한 채 아주 논쟁적인 법안들, 즉 공수처 법이나 부동산 법 등을 통과시켰잖아요. 그 후유증이 뭐냐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내놓은 정책들이 23개나 되는데, 주택시장을 제어하는 대신에 완전히 실패로 돌아가서 가량 아파트나 집을 처음으로 구입하는 사람들한테는 어마어마한 장애물을 줌과 동시에 지금은 전세도 얻을 수 없는 아주 난리를 만들어 놨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42명이나 되는 정치인들은 강남 아파트나, 아파트를 여러 개 가지고 있어 가지고 어마어마한 이익을, 아주 상당한 이익을 누린 것이 알려져서 국민들이 아주 분노를 했는데 그게 인제 한 부분이고…또 정치적으로 보자면, 가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식물화 시킨다든가, 아니면 검찰 구조 자체를 개조해서, 아주 검찰 자체가 친 정부 검사들을 요직에 앉혀서 조국 스캔들과 울산 시장 선거 개입 등을 수사를 했던 검사들을 좌천시키는 바람에 그렇게 해서 아예 그 수사들을 정지시켜버린 것, 그래서 지금 현 상태로는 완전히 검찰 조직 자체가 친 정부 검찰 대 반 정부 검찰로 나눠져 있는 것 같이 보이죠. 세 번째 예로는 지자체장들… 특히 박원순 서울 시장의 성희롱 혐의에 침묵하고 조사 의지조차 보이지 않음으로써 자기쪽 지지자들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도록 방패를 쳐 주겠다는 어떤 표시를 하고 있는데, 그것으로 이번 정권이 권력 남용과 면책을 얼마나 일상적으로 실용화시켰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 제가 문제점을 제시한 겁니다.
나혜인 피디: 기고문 제목만 보더라도 ‘권력 남용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의 표준이 됐다’ 이런 제목만 보더라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을 충분히 예상하셨을 텐데… 이에 대해서 사전에 염두에 두셨는지요?

김형아 교수: 아니요. 저는 글을 쓸 땐, 반발이나 사회적 반응은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아요. 제가 항상 염두에 두고 쓰고 있는 것은 저의 논평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최대한으로 학자적인 입장에서 책임 있는 글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다행스럽게 어떤 글로도 친절한 글은 받은 적은 있지만 거센 반발을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나혜인 피디: 그럼 이번에도 반발을 받지 않으셨나요…여러분들 연락을 주셨을 때?

김형아 교수: 아니요.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이번에는 시드니에서는 여러 통의 아주 저를 응원해 주시는 글을 받았는데, 한국에서 온 글은…두 글이 아주 거센 반발을 저에게 하셨더군요. 그런데 저는 감사히 받아들였습니다. 왜냐면 저는 그 글을 통해서 제가 더 한번 심각하게 제 글의 방향을 검토하고 제 책임을 다시 한번 체킹 하는 계기가 됐으니까요.

나혜인 피디: 특히 이번  정부 들어서 호주 내의 한인 동포사회에서도 한국 정치 문제를 놓고 한국 사회와 마찬가지로 찬반 대립이 심화된 듯합니다. 교수님께서 학자적으로 판단할 때 해외동포사회가 고국의 정치 문제에 적극 개입하거나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형아 교수: 제 개인으로는 고국 정치 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또 국민 참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논쟁을 위한 맹목적인 개입이 아니라 나라의 번영과 우리들 모두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국민으로써의 참여를 함께 노력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나혜인 피디: 논쟁뿐 아니라 한국 정치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한인 동포 사회에서…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아 교수: 원하신다면 저는 절대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정치 활동이 호주 사회까지 와서 여기서 다시 또 하나의 한국의 편파적인 정치 활동의 성향을 띤다면, 그건 굉장히 지양돼야 할 점이 것이 아닌가…좀 염려스럽게 생각합니다.

나혜인 피디: 호주 정부는 북한에 대해서 강력한 제재 조치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경한 대북 정책이 주효할 것으로 보십니까?

김형아 교수: 호주의 대북 정책은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과 항상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60년 대에 'Go all the way Johnson'이라는 그런 슬로건도 있었어요. 다시 말하면 호주 정부의 외교 정책은 미국 외교 정책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시피 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보자면, 지금 호주의 대북 강경 정책이 이상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나혜인 피디: 김형아 교수님께서는 호주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한국에 대한 연구 활동을 해 오셨는데요. 호주 내에서 한국에 대한 연구 활동 또는  북한 사회에 대한 연구활동은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김형아 교수: 어떤 분야의 연구 활동이 충분한지 아닌지…아니면 부족한지는 객관적인 문제잖아요. 그래서 이 문제를 제가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별로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만 단지 제가 호주에서 한국 정치 사회를 지난 20년간…거의 25-6년 연구를 했어요. 그런 학자적인 입장에서 제 견해를 말씀드린다면, 한국의 북한 사회에 대한 연구 보다 한국 사회에 대한 호주의 연구 활동이…지금도 활발하지만…더  훨씬 많이 활발해 지는 게 우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는 이유는 남한 사회를 호주 사회가 더 이해하고 그다음에 학자들이 더 연구를 많이 발표하고 그렇게 해서 호주 사회가 한국 사회를 더 이해함으로써, 사실은 호주에 있는 남한 사회의 연구 활동을 통해서 그 학자들이 다리를 놓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래서 남한 사회를 연구하는 호주의 활동이 넓혀짐과 동시에 북한 사회의 연구 활동도 훨씬 더 순조롭게 진행이 될 수 있고 더 강력하게 후원할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강조하건대 우선적으로 한국 사회 연구 활동을 호주에서 훨씬 더 활성화시키는데 우리들이 더 힘을 모아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혜인 피디: 한국에 대한 연구가 선행이 돼야지 북한 사회에 대한 연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호주국립대학교 김형아 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형아 교수: 아주 감사합니다. 그리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고 시청자 여러분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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