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로버트 토인톤 어번 경찰서장, “경찰 업무의 60%가 가정폭력 대응… 신고 당부”
- 이민자 여성의 가정폭력 피해 비율,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평균보다 높은 경향
- NSW 주 경찰의 ‘Empower You’ 앱, 한국어 등 10개 언어로 피해자 지원 정보를 제공
한국에서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날들이 많은데요. 호주에서도 5월은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달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시선에서 가족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바로 5월이 ‘가정폭력 예방의 달’이기 때문입니다.
호주 통계청이 발표한 2021-2022년 개인 안전 조사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약 380만 명이 15세 이후 신체적 또는 성적인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로, 여성 6명 중 1명, 남성 18명 중 1명이 경험한 셈입니다.
이 가운데 한인 사회를 포함한 문화적으로 다양한 배경의 이민자 피해자 비율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관련 조사를 통해 그 심각성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2021년, 하모니 얼라이언스(Harmony Alliance)와 모나쉬 대학교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민자 및 난민 여성의 안전과 보안’ 조사에 따르면, 약 1,300여 명의 여성 중 33%가 어떤 형태로든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호주 전체 평균 20%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응답자의 91%는 ‘행동을 통제당한 경험’이라고 답했고, 47%는 타인이나 재산에 대한 폭력, 42%는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의 다문화 사회 내 가정폭력 문제는 점점 더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실태를 명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인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인 NSW주 리드컴을 관할하는 어번 경찰서가 한인 사회 가정 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로버트 토인톤 어번 경찰서장은 “경찰은 근무 시간의 약 60%를 가정 폭력 처리에 사용할 정도로 가정 폭력은 우리 지역사회에서 경찰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토인톤 서장은 어번 경찰서 관할지에는 약 130개에 달하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커뮤니티가 있고, 상당 수가 가정 폭력과 관련 경찰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 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이 가정 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한 무료 앱 EMPOWER YOU는 영어 뿐 아니라 한국어를 포함 10개의 언어로도 이용 가능하다며 토인톤 서장은 이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토인톤 서장은 “가정 폭력은 조용한 범죄로 보통 집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모두가 알아차릴 수 없다”라며 “두려움을 느낀다면 꼭 경찰에 신고하라”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정 문제를 신고하는 것이 결코 경찰을 귀찮게 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전체 프로그램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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