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프라노 카라 손, 라 보엠 '미미'로 오페라하우스 신년 장식

karah_son_22.jpg

소프라노Karah Son (손현경) Credit: photographer Prudence Upton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푸치니아나' 카라 손이 꿈과 사랑을 갈망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푸치니 걸작 '라 보엠(La Bohème)'의 주역 '미미'로 오페라오스트레일리아 2023 시즌 오프닝을 감동으로 이끈다.


오페라가 아름다운 건 그 안에 담긴 우리 이야기 때문입니다. 오페라 속 주인공은 때로 내가 되기도 하고 우리의 이웃이 되기도 합니다.

가난하지만 꿈과 사랑을 갈망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 푸치니 3대 걸작 오페라 'La Bohème'이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의 2023 시즌 오프닝으로 시드니오페라하우스 신년 무대를 장식합니다.

유화정 PD(이하 진행자):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정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소프라노 카라 손이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2023 시즌 오프닝 푸치니 라 보엠의 주역 ‘미미’로 호주를 찾았습니다. 오페라 하우스 2023 신년 무대를 장식할 카라 손, 손현경 씨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프라노 카라 손(이하 손현경):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진행자: 청취자 여러분께도 새해 인사 주시죠.

손현경: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이 밝았는데 올해도 좋은 일 많이 생기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진행자: 카라 손은 이제 호주에서도 사랑받는 각광받는 아주 친근한 이름이 됐는데요. 이번 방문은 지난해 2월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의 데스데모나 데뷔 이후 만 1년 만이죠?

손현경: 네 그때 이제 2월에 끝났으니까요. 지금 거의 이제 11개월 만입니다 정확하게는.

진행자: 당시 이용훈 테너와 호흡을 맞추셨는데요. 관객들의 반응은 어떻게 받아들이셨어요 어떻게 전해졌는지요?

손현경: 아 그때 너무 이제 평도 좋고 관객 여러분들께서도 너무 좋아해 주셔 가지고 저도 되게 기분 좋았던 연주로 기억되고요. 그때 이영훈 선생님께서 저랑 같이 이중창 끝나고 바로 넘어지셨는데 꼬리뼈가 골절이 돼 가지고 그다음 연주 때 막 못한다 한다 굉장히 복잡했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걸 극복하시고 부상 투혼을 하셔가지고 끝까지 되게 긴장하면서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은 평을 많이 받아서 굉장히 기억에 남고 즐거웠던 연주였습니다.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2022 오텔로(Otello), 데스데모나 카라 손과 이용훈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2022 오텔로(Otello), 데스데모나 카라 손과 이용훈
진행자: 그런데 관객들이 스탠딩 오베이션 기립박수로 다들 너무나 큰 격찬을 보냈고요. 또 감동의 아리아 대목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네 그랬었군요. (손: 네)

일찌감치 세계 무대에서 푸치니 오페라 전문 배우 '푸치니아나'로 명성을 올리셨고, 호주에서는 지난해 데스데모나 롤 데뷔를 아주 성공적으로 마치셔서 앞으로의 더욱 확장된 무대가 기대되는데요.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세요?

손현경: 아 내년에는 조금 서운하지만 역할 확장에는 큰 변함은 없고요. 계속 나비 부인으로 내년에 이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하우스 등 거의 미국 연주가 많아요. 그래서 신시네티 오페라, 디트로이트 이런 데서 계속 나비 부인이 계약돼 가지고 내년에는 나비부인의 해로 될 것 같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2023 신년 오페라 하우스를 장식할 La Bohème 보엠의 미미로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무대가 되는데요. 먼저 이번 공연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손현경: 이번 공연은 1월 12일부터 오프닝 나잇이 시작돼서요. 제 공연은 2월 8일까지 하고, 그 다음번에도 라보엠 공연이 계속 있어요. 3월까지. 그때는 다른 지역 가수들이 합니다.

진행자: 같은 작품 같은 무대라 해도 공연에 쏟는 열정과 에너지는 매번 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공연에서 특히 돋보여질 매력점을 꼽아주신다면요?
52621432752_a169c13ee3_k.jpg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2023 라 보엠 Source: SBS / Rhiannon Hopley
손현경: 이제 같은 프로덕션을 두 번 하는 거니까요. 저번에 비교해 봤을 때는 좀 더 노련하지 않을까 (웃음) 제가 안 그래도 처음에는 이걸 했을 때 굉장히 떨리고 생소했거든요. 그리고 실수하면 어쩌나 그런 걱정도 되게 많이 했었는데 한 번 해본 무대라고 너무 친숙하고 익숙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노래도 더 쉽게 불러지고 좀 그런 노련함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나이가 한 살 더 드셔서 그런 거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웃음)

손현경: 네 맞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웃음)

진행자: 그러면 상대 배우는 테너 배우는 똑같이?

손현경: 테너 배우님도 바뀌었습니다. 테너 배우님은 굉장히 신예로 떠오르는 샛별 오페라계의 샛별이에요. 29살이에요. 저랑 좀 나이 차이가 나는 로돌포이기는 한데 이 친구가 요즘에 떠오르는 샛별로 굉장히 유명한 친구거든요. 그래서 노래를 굉장히 잘해요. 그래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52621432412_754ff8effb_k.jpg
2023 라 보엠의 미미 (Karah Son), 로돌포 (IVÁN AYÓN RIVAS) Credit: Rhiannon Hopley
진행자: 그래요 저 꼭 가보고 싶네요. 오페라의 전체적인 내용은 극 중의 아리아만으로도 파악이 된다고 할 만큼 라 보엠에도 유명 아리아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까? 특히 1막에 집중돼 있는 것 같아요. (손: 네) 로돌포가 부르는 ‘그대의 찬손’ , ‘내 이름은 미미’로 화답가가 있고요. 또 그 로돌포와 미미의 이중창까지 다 1막에 있죠? 내용을 좀 소개를 좀 해주세요.

손현경: 네 아리아 설명 드리기 전에 잠깐 어떤 상황이 벌어지냐면요. 미미가 자기 촛불이 이제 꺼져서 같은 건물에 있는 로돌포한테 촛불을 켜는 걸 도와달라고 똑똑똑 문을 두드리면서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촛불 좀 빌려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미미랑 로돌포가 첫눈에 반하게 돼요. 그래서 이제 로돌포가 자기가 뭘 하고 어떤 거를 하는 사람인지 미미에게 설명을 해주는 그 아리아가 바로 '그대의 찬손'이에요.

진행자: 그런데 미미의 차가운 손을 이렇게 맞잡고 노래를 불러주는 거죠?

손현경: 네 왜냐하면 미미가 이제는 계단을 올라오는 동안, 워낙 지병도 있었지만, 이제 잠깐 어질어질해 가지고 쓰러지거든요.
그때 로돌포가 미미를 도와주면서 열쇠를 찾는 과정에서 이렇게 손을 딱 잡으면서 "당신의 손이 이렇게 차갑네요. 제가 녹여드릴게요" 하면서 자신은 시인이고 자신은 이런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서 아리아가 시작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제 또 "내 이름은 미미예요" 하고 화답을 하지 않습니까?

손현경: 네네 그래서 로돌포가 부르는 아리아를 듣고 미미도 자신을 소개하면서 제 이름은 미미입니다. 그리고 저는 어떤 일을 하고 수를 놓고 자기 신상에 대해서 이렇게 쭈르르르륵 얘기를 하는 게 저의 아리아 이제 미미의 아리아입니다.
4e12a435-karah-son-and-kang-wang.jpg
2020 라 보엠 '미미' 카라 손 Credit: Opera Australia
진행자: 극 중의 미미의 캐릭터가 아주 순진하고 사랑스럽고 연약하고 병약한 이미지로까지 비춰지는데요. 4막에서는 끝내 숨을 거두는 비련의 주인공이죠. 어떻습니까 카라 손처럼 아주 풍부한 성량을 가진 소프라노의 경우에는, 매우 절제해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그 부분에서도 아리아가 있지 않습니까

손현경: 네 맞습니다.

진행자: 절제해서 노래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런 게 더 어려운 거 아닌가요?

손현경: 네 이런 게 훨씬 더 어려운 연기예요. 그리고 테크닉적으로도 노래할 때 크게 내는 것보다 오히려 작게 섬세하게 내는 게 훨씬 더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거 자막을 공부할 때 저도 굉장히 많이 연구하고 했었는데 그래서 제 목소리를 절제하면서 그 감정을 충분히 관객들한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엄청나게 제가 연구를 했는데 이번에 와서 보시면 잘 아시게 될 거예요.

진행자: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서 또 이제 광고도 하시네요. (웃음)
진행자: 극 중에서 "내 이름은 미미예요" 라고 하지만 그 가사에 보면 "제 진짜 이름은 루치아예요"라고 또 하지 않습니까 가사 중에 ( 손: 네) 그래서 문득 드는 생각인데, 카라 손 소프라노는 손현경이라는 본명 대신 카라 손을 사용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세요?

손현경: 네 제가 카라 손을 만든 이유가 이 오페라를 하면서 제가 만들었어요. 제가 칼리아리라는 극장에서 라 보엠을 했었거든요. 제가 그때는 손현경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을 했었는데 이태리 사람들이 현경이라는 발음을 못하는 거예요.

진행자: 어렵죠.

손현경: 예 왜냐하면 이게 아·에·이·오·우에 들어 있는 모음이 아니고 이렇게 겹 모음이라고 하나요? (진: 네네) 이렇게 여여 이렇게 돼 있고 받침도 있고 이래서 그냥 저를 다 그냥 미미라고만 불렀어요. 제가 그때 미미하고 있었을 때여서.

진행자: (웃음) 초초산 역하면 초초산으로 불리겠네요.

손현경: 네 그래서 그때 내 이름이 있는데 극의 이름으로 불리는 게 조금 슬프다 이 생각이 들어서 제가 이름을 좀 만들어야겠다 활동할 때 이름을, 그래서 이제 카라(Karah)라는 이름을 생각을 했는데요. 이태리어로 까라(cara)라는 뜻이 영어의 dear 있죠 Dear 누구 할 때.

진행자: 사랑하는 친애하는

손현경: 네네 친애하는 그런 뜻도 있고 무슨 사랑하는 이런 뜻도 있잖아요. cara라는 뜻이 dear라는 뜻도 있고 그리고 어떤 여성한테 “어 너 굉장히 예쁘다” 이렇게 할 때 "Cara!" 이렇게 많이 하거든요. "Carissima!" 이렇게.

진행자: 네 어우 이름 잘 지으셨네요.

손현경: 아 네 (웃음) 그래서 이렇게 이름을 지으면 아무도 내 이름을 까먹지 않겠다 싶어서 이렇게 카라(Karah)라고 지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어로 또 코라손(corazón)이라고 '심장'이라는 뜻이 있거든요. 그래서 코라손 카라손 비슷하네 이제 이러면서 제가 착안하게 되었어요.

진행자: 세계적인 활동을 하시려면 이름 이렇게 인식하기 쉬운 이름 사랑받는 이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52319537818_41973bf1db_k.jpg
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라 보엠 Credit: Prudence Upton
진행자: 라 보엠 공연이 2월 8일까지 이어진다고 하셨고요. 3월에는 다시 나비부인 초초산으로 다시 호주 무대에 서시게 되죠. Handa Opera 시드니 하버에서 펼쳐지는, 벌써부터 홍보가 되고 있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제 기억에 호주 첫 데뷔작도 초초산 아니었나요?

손현경: 네 맞습니다. 제가 2017년에 여기서 초초산으로 처음 데뷔했어요.

진행자: 초초산역으로 세계 무대에서 300번이 넘게 하셨다는 얘기가 있던데 호주에서의 공연 몇 번도 포함이 되겠네요.

손현경: 네 맞습니다.

진행자: 라 보엠의 미미, 그리고 나비부인의 초초산으로 당대 최고의 소프라노라는 평가를 받았던 미렐라 프레니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프레니 선생님과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으시다고요?

손현경: 네 저의 선생님이셨고요. (진: 이태리에서) 네 이태리에서 선생님이셨고 지금 얼마 전에 돌아가시긴 했는데 제가 어렸을 때 고등학교 때부터 그때는 제가 어려서 선생님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그냥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 CD를 사가지고 계속 들었어요. 그런데 그분이 미렐라 프레니 선생님 CD였거든요.

그래서 그 CD 앞에 나와 있는 선생님 사진을 보면서 '언젠간 저 선생님한테 한번 꼭 레슨을 받아보고 싶다' 마음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고 이태리를 갔는데 또 저의 선생님이 되셔서. 제가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동경하고 좋아했던 그런 분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미미나 초초산으로 무대에 설 때면 특히 작고하신 프레니 선생님을 더욱더 떠올리게 되실 텐데요. 어떤 가르침 어떤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손현경: 사실 선생님 앞에서 제일 많이 부른 아리아가 미미의 아리아랑 초초산 아리아예요.
제일 처음 오디션 봤었을 때도 'Un Bel Di Vedremo'라는 초초산 아리아로 선생님이 저를 이제 뽑아 주신 거거든요. 그래서 이 아리아 둘을 부를 때 정말 선생님 가르쳐 주신 그 방법 그대로 부르려고 아직도 항상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항상 저에게 이제는 극장 생활은 이렇게 해야 된다 절대로 늦으면 안 되고 리허설 때 절대로 늦으면 안 되고, 항상 사람들한테 이젠 나이스하게 해야 되고 이런 극장 생활에 대한 여러 가르침들 그런 것들을 많이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항상 어느 극장에 가거나 이제는 이런 노래를 부를 때 선생님 많이 생각납니다.

진행자: 그러시겠네요. 언어와 스토리로 구성된 클래식 음악 오페라에는 또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지 않습니까 어떤가요 오페라 가수로서의 삶을 한마디로 응축한다면 손현경 소프라노의 기준으로 어떻게 표현이 될까요.?
Madame Butterfly. Karah Son superb as Butterfly
Madame Butterfly. Karah Son superb as Butterfly
손현경: 아 네 굉장히 생각을 많이 요하는 질문이신데 저는 제가 이제 오페라 가수로서 이거를 한마디로 말씀드린다면 저는 '사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오페라는 항상 이제 스토리가 있잖아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모든 스토리의 근본은 사랑인 것 같아요. 신과 인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 또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이야기 이런 모든 사랑의 이야기들이 오페라로서 이야기가 쓰여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 삶은 사랑으로부터 시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카라 손답게 사랑에 대해서 얘기해 주셨습니다. (웃음) 카라 손을 아끼는 호주 관객들에게 이번 공연 또 앞으로 초초산 공연에 당부의 말씀이 있으면 끝으로 주시겠어요?

손현경: 네 이제 귀한 시간 내주셔서 이제 저의 공연 봐주시러 오시는데 항상 공연 보실 때마다 정말 좋은 에너지 많이 받고 가셨으면 좋겠고요.

또 제가 이제 노래를 할 때 관객을 이렇게 잠시 이렇게 살필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진짜 이렇게 감동하셔서 눈물짓는 분들이 간혹 계세요. 그런 걸 보면 정말 너무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너무 보람을 느끼고 또 그런 분들 뵐 때 더 내가 더 뭐를 준비해서 이렇게 더 드려야겠다 이런 마음이 막 생기거든요. 그래서 오시면 이렇게 온전히 잘 즐기고 가셨으면 하는 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진행자: 네 따뜻한 말씀까지 전해주시고 오늘 귀한 시간 함께 나눠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손현경: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라 보엠의 '미미'로 2023 새해를 여는 소프라노 카라 손, 여러분 함께 하셨습니다. 진행에 유화정이었습니다.

Share
Follow SBS Korean

Download our apps
SBS Audio
SBS On Demand

Listen to our podcasts
Independent news and stories connecting you to life in Australia and Korean-speaking Australians.
Ease into the English language and Australian culture. We make learning English convenient, fun and practical.
Get the latest with our exclusive in-language podcasts on your favourite podcast apps.

Watch on SBS
Korean News

Korean News

Watch it onDem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