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시드니 디자인 위크 2023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광호: 커팅 라인즈’ 전시
- “매듭을 차곡차곡 모아 만드는” 짜기 기법과 3D 프린팅 접목시킨 신작 10점 전시
- 이광호 작가, “학창 시절 처음 해외 여행 온 시드니를 20년 만에 방문… 많은 기대”
- 이광호 작가, 많은 브랜드와의 협업, “경계를 두지 않아 가능했던 작업”
진행자: 시드니 디자인 위크 2023의 일환으로 주시드니한국 문화원에서는 한국 이광호 작가의 신작 10점이 전시됩니다. 전시는 오는 15일부터 11월 10일까지 진행되는데요. 홍익대학교 금속 조형 디자인 학과를 졸업한 이광호 작가는 전선을 꼬아 만드는 ‘짜기 기법’을 사용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디올과 보테가 베네타, 젠틀몬스터, 핀란드 브랜드 바르니와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헴 그리고 LG 전자 등 전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협업 작업으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광호 작가, 나혜인 프로듀서가 연결했습니다.
이광호 작가: : 네. 안녕하세요? 저 이광호입니다.
나혜인 PD: 네. 반갑습니다. 이번 주 드디어 시드니 전시가 시작되는데요. 먼저 시드니 디자인 위크 2023에 참여하게 되신 소감부터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광호 작가: 네 우선은 이런 좋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영광이고요. 또 사실 제가 학창 시절에 제일 처음 해외 여행을 해본 곳이 시드니여 가지고 감회가 새롭고 이번 이제 시드니에 방문하게 되면 거의 20년 만에 방문을 하게 된 거라 너무 기대도 되고 설레이고 또 그냥 단순 관광이 아니라 또 저의 작업을 이렇게 전시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대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20년 전에 시드니에 와 보셨다고 하셨는데요. 당시에 가장 기억나는 부분들 어떤 게 있을까요?
이광호 작가: 그때 당시에는 사실 제가 이렇게 많이 둘러보질 못 했던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 그 친구분께서 그 디와이라는 곳에서 한인 슈퍼를 하고 계셨는데 제가 거기 이렇게 일을 도와드리면서 일 마치고 동네에 이렇게 다녀보고 주말에 또 이렇게 멀지 않은 곳만 둘러본 정도여 가지고 사실은 잘 정확하게는 이제 시드니에 대해서 모르는 상태예요. 그냥 영화로만 봤던 어떤 그런 장면들만 제가 남아 있고 이번에 가게 되면 조금 더 이렇게 자세하게 좀 돌아볼 예정이에요.

작년에 진행한 스웨덴 가구 브랜드 헴과 이광호 작가와의 협업 Source: Supplied / Jihoon_Kang
이광호 작가: 우선은 제가 지금까지 연작으로 하고 있는 그런 짜기 기법에 관련된 작업인데요.
이번에는 손으로 짜는 작업이 아니라 3d 프린팅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서 저의 연작에서도 또 한 번 이렇게 새롭게 도전해 보는 방식의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그래서 제목 같은 경우에도 뭔가 기존에 있는 작업은 그 짜임이 이렇게 조직적이고 어떠한 형태가 있었다면 이번 선보이게 될 작업은 잘려진 어떤 모습들을 구성 재구성해서 어떠한 형태를 만드는 어떤 그런 방식의 작업이에요.
나혜인 PD: 그렇기 때문에 제목이 커팅 라인즈군요.
이광호 작가: 맞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있던 방식을 이렇게 잘라내면서 또 새로운 방향으로 이렇게 나아간다는 어떤 그런 작업 이런 접근이에요.
나혜인 PD: 설명하셨던 것처럼 이광호 작가님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짜기 기법’입니다. 짠다는 게 weave 즉 바구니나 카펫을 짜는 것 같은 거죠? 영상이나 사진으로 작품을 보신다면 ‘짜기 기법’을 바로 이해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렇게 말로 묘사를 하려니 ‘짜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어떤 작업인가요?
이광호 작가: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짝이라는 그런 단어를 사용해서 설명을 드리긴 하는데요. 정확하게는 매듭에 가까워요. 매듭이 계속 이제 차곡차곡 모이면서 만들어내는 어떤 특정한 형태이거든요. 그래서 짜기 기법이라기보다는 어떤 반복되어지는 매듭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래서 매듭이 모여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르실 것 단순히 이제 짝이라고 하면 방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바구니나 카펫이라고 영상을 하실 텐데 매듭이라고 생각하면 사실 또 완전히 다른 어떤 생각이 들게 되거든요. 그래서 되게 수많은 매듭으로 만들어진 무언가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나혜인 PD: 지금은 3d 프린터를 이용하신다고 앞서서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그전에는 그러면 계속 손으로만 작업을 하셨던 건가요?
이광호 작가: 네. 맞습니다. 손으로 작업을 하는 어떤 특정한 두께들이 있어요. 아무래도 그 굵기가 더 굵어지거나 아니면 너무 얇아지거나 그러면 손만으로는 작업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리고 손으로 하는 그 방식에서는 이제 재료들이 이렇게 매듭도 많아져야 되지만 수많은 레이어가 이렇게 올라와 야지만 어떠한 형태를 만들거든요. 근데 3d 프린팅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것들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긴 해요. 그래서 굵기 조절도 가능하고 어떤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형태 또한 이렇게 변화가 자유로워진다고 해야 될까요? 그래서 조금 어떤 작업의 형태라든지 방식 자체는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이광호 작가 설치 작품 Infinite Expansion Install Source: Supplied / Kwangho Lee
이광호 작가: 네. 맞아요. 실제로 거기 적용되어 있는 그 패턴들이나 이런 것들은 제가 그린 패턴 제가 작업하는 작업에서 그대로 따온 거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3d 프린팅이 저의 손을 대신해서 그 작업을 해준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근데 동시에 또 3d 프린팅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작업이 제가 손으로 하는 작업에도 큰 어떤 영향을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때로는 영감일 수도 있고 때로는 사실은 이런 손과 기계 이런 것들이 어떤 끊임없이 이렇게 반응을 하면서 저한테도 계속 이렇게 새로운 어떤 도전을 하게끔 도와주고요.
나혜인 PD: 손으로 계속하시면 통증도 있으실 것 같거든요. 손가락에 그렇지 않으셨나요?
이광호 작가: 통증이 많긴 해요. 손끝이 이렇게 붓는다든지 피가 난다든지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여러 가지로 그 작업을 할 때 오는 그런 몸의 변화 이런 것들이 있긴 한데 근데 그런 작업에 있어서 그런 과정들이 저한테는 뭔가 이 작업을 함에 있어서 조금 더 이렇게 뿌듯함 그리고 이 작업의 시작과 어떤 완성에 대한 그런 것들이 몸에서 이렇게 직접적으로 오기 때문에 그 부분 또한 저한테는 사실은 제 작업에 있어서는 큰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나혜인 PD: 정말 모든 걸 작품 안에 넣으시는 거네요. 이런 짜기 작업으로 이용하시는 재료, 또 만드는 시는 작품들도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이광호 작가: 재료에 따라서 결과가 다양하게 바뀌긴 하지만 몇 가지 예로 들면 전선을 이용해서 짜게 되면 조명이 됐었고요. 그리고 나일론이나 아니면 pvc 이런 거 같은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이제 가구로 바뀐다든지 특정하게는 쓰임새가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쓰임새가 없는 어떤 설치 작업들도 많았어요. 그때 설치 작업의 경우에는 재료들에 대한 어떤 제약이 조금 더 이렇게 없었던 것 같긴 해요.
나혜인 PD: 이광호 작가님 하면 특히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디올, 보테가 베네타, 헴, LG 전자 등 대단한 명성을 지닌 기업들입니다. 개인 작업을 하시는 것과는 뭔가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떠신가요?
이광호 작가: 당연히 제 개인 작업이랑은 완전히 다른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브랜드들이나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사실 제가 배우는 것들이 더 저는 많다고 생각이 들어요. 제 작업에도 영향을 또 많이 준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런 브랜드에 대한 어떤 이해도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어떤 이 브랜드가 단순히 이렇게 오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겪었고 또 어떠한 그런 아이덴티티가 있었는지를 배우게 되면 동시에 저도 마찬가지로 저의 어떤 작업들 그리고 제가 앞으로 가야 될 어떤 방향들 이런 거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조금 도움이 된다고 해야 될까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런 협업들에 대해서 이렇게 흥미롭게 항상 작업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이광호 작가 Infinite Expansion Install Source: Supplied / Kwangho Lee
이광호 작가: 이렇게 콕 집어서 할아버지라고 표현했다기보다는 그런 농부셨던 어떤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그런 삼촌들 제가 어렸을 때 있었던 그 공간 그리고 그 환경들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할아버지 저희 할아버지께서 만드시던 어떤 그런 도구들 농사를 위해서 만드셨던 도구들 그리고 가축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만들어졌던 축사 등 뭐 이런 것들이 저한테는 그때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 작업을 하면서 느껴지기에는 어렸을 때 그런 경험들 그리고 제가 있었던 환경들 이런 것들이 오히려 더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나혜인 PD: 나중에 가족분들이 이런 작가님의 작업을 직접 보셨나요? 그때 어떤 반응이셨는지도 궁금하거든요.
이광호 작가: 사실은 제가 본격적으로 작업하시기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제 작업을 실제로 보시진 못하셨고 저희 가족들이 보면 이제 흥미로워 흥미로워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저의 어떤 작업의 원천이라든지 작업에 대한 어떤 그런 영감들이 저의 어떤 어린 시절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저도 반복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고 특별한 어떤 자산이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나혜인 PD: 작가님의 작품은 사실 많은 브랜드와 협업 작업을 하셔서 그런지, 예술 작품이지만 조명이나 가구, 옷 등 일상생활용품이기도 해서 뭔가 경계가 없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요. 뭔가 예술적으로 특별히 추구하고자 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이광호 작가: 경계를 제가 이렇게 만들어 두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뭔가 저를 어떤 특정한 분야라든지 저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만약에 제가 규정지었다면 이렇게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근데 제가 가진 장점 중에 하나는 그냥 유연함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뭔가 추구를 한다기보다 이 유연함 이 있기 때문에 다 저는 어떤 것도 해볼 수 있고 어떤 것도 될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아무래도 제가 작업을 몇십 년 동안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어떤 내면에 있는 그런 생각들을 통해서 지금 저는 과정 을 겪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어떤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제가 만들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그냥 그 과정 중에 지금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것 같고 또 저 또한 제가 나중에 이제 돌아봤었을 때 나는 과연 뭘 추구했으며 어떤 식으로 삶을 살았구나 저도 이렇게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광호 작가 스케치 Source: Supplied / Kwangho Lee
이광호 작가: 아무래도 전시장에서 많은 분들을 저도 뵙게 되길 고대하고 있고 또 작업뿐만 아니라 사실은 저의 어떤 목소리로 저의 이야기를 전달할 때 조금 더 작업에 대한 어떤 이해나 아니면 다음 작업이 궁금해진다든지 어떤 다양한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전시 때 되도록이면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합니다.
나혜인 PD: 네. 알겠습니다. 시드니 디자인 위크 2023의 일환으로 주요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되는 이광호 커팅 라인즈 전시 한국의 이광호 작가님 연결해서 들어봤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광호 작가: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