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MS 오피스와 GPT-4가 만났다...이용자 업무 대신하는 '코파일럿(Copilot)' 출시
- 명령 하나로 파워포인트 제작 완성, 이메일 자동 답변하고 받은 분류까지 '척척'
- 엑셀 문서의 핵심 내용 추출부터 추세 파악, 데이터 시각화 등이 단 몇 초 만에
- 협업을 위한 AI 신기술이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
산업 혁명이 시작된 이후 줄곧 인간의 일자리는 기계로 대체될 위협에 처하곤 했습니다.
이른바 인공지능 시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빠르게 보편화되면서 전 세계 채용 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앞으로 정규직 일자리 3억 개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챗GPT 방식의 AI 어시스턴트 'Microsoft 365 코파일럿'을 다음 달 1일부터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러한 기술이 인간 근로자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파일럿이란 무엇이며, AI기술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알아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주양중 PD (이하 진행자): 챗GPT가 등장한 지 10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열풍은 상상입니다. 마이크로소프사가 자사 오피스 프로그램과 초거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새로운 AI 어시스턴트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코파일럿'이란 이름이 붙었어요.
유화정 PD: 코파일럿(Copilot)은 아시다시피 부조종사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차세대 AI 업무 도구 '코파일럿'은 기장인 인간 옆에서 업무를 돕는 AI 비서라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은 이메일 작성, 워드 문서 생성, 파워포인트 발표 자료 제작, 그리고 회의 요약 작성 등 다양한 업무에서 도움을 주는 AI 어시스턴트입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와 초거대 언어 모델 결합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생산성 증대 분야에서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것"이라며 "그것을 집대성한 결과가 코파일럿"이라고 밝혔습니다.

AI 어시스턴트 코파일럿 (Copilot) Source: SBS
유화정 PD: 먼저 '워드'의 경우 문서 작성·편집·요약·창작을 도와줍니다. 방대한 문서를 주고 "핵심 내용을 요약해 줘"라고 지시하면 문서의 핵심 내용을 단 몇 초 내에 몇 문단으로 압축합니다.
'파워포인트'에 통합된 코파일럿은 간단한 명령 하나에 이용자의 아이디어를 즉시 완성된 파워포인트(PPT) 문서로 만들어 주는데, 내 생각을 쓱 적기만 해도 프레젠테이션이 완성됩니다.
'엑셀'에서는 코파일럿을 활용해 복잡한 엑셀 문서의 핵심 내용 추출부터 추세 파악, 전문적인 데이터 시각화 등이 단 몇 초 만에 가능합니다.
이메일 관리 앱인 '아웃룩'에선 고객사에 보낼 답장 초안도 만들어 주는데, 예를 들어 신제품 공개 행사에 쓸 고객사 초청 이메일을 써달라라고 하면 즉시 이메일 초안이 작성됩니다. 이메일 길이나 문체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리 잡은 언택트 문화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화상회의인데, 코파일럿은 심지어 화상회의 참석도 대신해 줄 수 있다면서요? 무슨 얘기인가요.
유화정 PD: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화형 협업도구인 '팀즈'의 경우 코파일럿이 대화 및 회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하고 놓친 부분을 강조해서 알려줍니다.
누가 언제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부분에서 참석자의 의견이 일치 또는 불일치했는지 여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토론의 핵심을 다 꿰뚫고 있다는 겁니다.
대화 맥락에 맞게 특정 행동을 해야 할 경우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있더라도 나에게 질문이 들어왔을 때 코파일럿에게 내가 어떤 대답이 필요할까 물어보면 추천 대답까지 해줍니다.

Job competition and recruitment concept, Robots waiting in line together with humans. Source: iStockphoto / Getty Images
유화정 PD: 맞습니다. 정말 필요한 단 몇 분간의 정보를 얻기 위해 한 시간짜리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죠.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간 '워크 트렌드 인덱스'에 따르면, 노동자의 64%는 이메일, 회의, 기타 디지털 형식의 방해 요소가 지속적으로 침투하는 터라 그날그날 끝내야 하는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동자가 회의에 참여하거나 긴 이메일을 분석하는 데 쓰던 시간을 되찾아, 이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할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단조롭고 반복되는 업무를 떠나 창의적이며, 정말 필요한 일, 인간의 생각이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기술의 발전이 업무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에 불안감을 느끼는 노동자들도 있어요. AI 도구가 협업을 위한 도구로서 긍정의 평가가 있는 반면, 노동 시장에 대한 중요한 논제로 부상하고 있는데, 신기술이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죠?
유화정 PD: 글로벌 노동시장 조사 보고서에서 전체 응답자의 약 3분의 1이 앞으로 3년 후 자신의 역할이 기술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파일럿과 같은 AI 어시스턴트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비용 절감을 원하는 기업이 AI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면 이로 인해 일부 정규직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전 세계 45개국 800개 이상 기업을 상대로 조사해 향후 5년간 글로벌 고용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는데, 기존 일자리 4개 중 1개가 AI로 영향을 받고, 일자리 천 4백만 개가 아예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진행자: AI가 앞으로 정규직 일자리 3억 개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의 예측도 나왔는데, 지금 기존의 일자리에서 사라질 분야는 대략 어떤 분야들인가요?
유화정 PD: 현금 출납 담당, 사무행정 보조, 경리 회계 등이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이들 분야에서 2027년까지 8천 3백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세계경제포럼(WEF)은 전망했습니다. 반면 빅데이터 분석이나 사이버 보안 등에선 6천 9백만 개가 새로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언급하신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에서 업무 4개 중 최대 1개가 완전히 자동화될 수 있는데, 특히 반복적인 데이터 입력, 법무 행정, 수학적 기술이 필요한 직업이 모두 AI 도입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ChatGPT website displayed on a phone screen and a binary code displayed on a screen are seen in this illustration photo taken in Krakow, Poland on January 10, 2023. (Photo by Jakub Porzycki/NurPhoto via Getty Images) Source: NurPhoto / NurPhoto via Getty Images
유화정 PD: 한국인 3명 중 2명은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 것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끕니다. 블록체인 기반 여론조사업체인 '더 폴'이 국내 응답자 2만 6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 59.3%가 일자리가 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늘 것이라는 응답은 21.1%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더 많습니다. 미국 FOX 뉴스는 AI에 대한 인식을 묻는 자체 여론조사를 보도했는데, '사회를 위해 AI는 어떤가(For society, AI technology is a…)'라는 질문에 '좋은 것(good thing)'이란 응답이 38%, '나쁜 것(bad thing)'이란 답은 46%로 나타났습니다.
AI 도입 기업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와 AI 기술을 이해하고 있다는 응답과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국가 간 비교에서는 한국의 경우 AI 기술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으면서도 신뢰도는 50% 이하였습니다.
진행자: AI가 부상하면서 다양한 집단에서 고숙련 근로자와 저숙련 근로자 간의 공평한 경쟁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데, 끝으로 이 내용에 대해 짚어보죠.
유화정 PD: 일부 전문가들은 일터에서 AI가 부상하는 것은 다양한 집단에서 고숙련 근로자와 저숙련 근로자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MIT 경제학 교수인 데이비드 오터는 AI가 일반적으로 고위직에게 필요했던 전통적인 엘리트 고등 교육을 불필요하게 만들어 고숙련 직종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는데요.
AI를 통해 다양한 노동자들이 빠르고 폭넓게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면 과거에는 진입 장벽이 높았던 직종의 벽이 점점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즉,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지원자들이 AI의 도움으로 엘리트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했던 고급 기술을 빨리 습득하게 됨으로써 4년제 학위가 없는 비전통적인 후보에게도 기회가 열릴 것이고, 이에 따라 임금 격차가 줄어들며 경쟁의 장이 공평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AI가 고급 전문 지식의 희소성을 떨어뜨리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흥미롭네요. 오늘은 새로운 AI 어시스턴트 코파일럿 출시를 앞두고 AI기술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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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IN: '챗GPT'가 쏘아 올린 인공 지능의 윤리적 딜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