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브리핑] 대금 결제 지연, 대출 상황 내몰리는 ‘이민자 출신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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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Drone Solutions provides training for some of Australia's largest companies Source: Supplied

연방 정부가 이민자 출신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위한 기업 간 대금 결제 기한 단축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성일 PD (이하 박): 호주 생활 경제, 쉽게 짚어보는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 (이하 홍): 안녕하세요.

박: 이번 주 경제 브리핑은 어떤 내용 알아볼까요?

홍: 오늘은 이민자 출신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연방 정부가 소규모 자영업자들, 특히 이민자 출신의 자영업자들을 위한 기업 간 대금 결제 기한 단축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자영업자들이 가장 흔히 겪는 어려움인 고객들의 대금 입금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면서 자금 부담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 그렇군요. 대금 입금이 지연되면 자영업자들에게는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많을 텐데요.

홍: 네, 퍼스에서 호주 대기업들과 연계해 드론 훈련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민자 출신 마흐무드 후세인 씨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백만 개의 자영업자 중 한 명인데요, 초과 인출분을 처리하거나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박: 그렇군요. 자영업자들에게는 직원 임금이나 기타 경비 등 매달 일정액의 자금 확보가 되지 않으면 사업의 존폐 자체에 어려움이 생기니까요. 후세인 씨도 그런 경우겠네요.

홍: 네.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7살 때 가족과 함께 영국의 웨스트 요크셔로 이주한 후세인 씨는 글로벌 기업에서 기계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21년 전 호주로 이주하면서 광업 서비스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4년 전부터 드론 훈련 사업 분야에 진출했습니다.

박: 굉장히 오랫동안 비즈니스 운영을 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사업적인 능력이나 기반을 갖추고 있었겠네요.

홍: 네. 그렇습니다. 후세인 씨는 사업을 운영해 온 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시하는 것이 공급업체에 대금 지급 날짜를 정확히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대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박: 자금 여력이 큰 대기업들이 소규모 기업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하소연이군요.

홍: 네. 후세인 씨는 자영업자들이 단지 연 매출 5만 달러에서 6만 달러 정도의 사업을 운영할 수도 있지만 함께 일하는 대기업들이 이들을 수백만 달러 매출 규모 업체와 동등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죠. 대기업들은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겁니다.

박: 그렇군요. 실제로도 이렇게 대금 결제가 늦어지고 있는 건가요?

홍: 네, 온라인 회계 기업인 제로(Xero)가 15만 곳 이상의 소기업을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규모 기업 인보이스의 절반 이상이 늦게 결제되고 있고, 매년 대기업들의 대금 결제 지연 금액이 11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 절반 이상의 대금 결제가 지연된다는 것은 굉장히 놀랍네요.

홍: 그렇죠. 대기업들의 대금 결제 기한은 이미 꽤 긴 편인데요, 소규모 업체일수록 당연히 대금 결제가 빨리 되는 거래처를 선호하겠죠. 그런데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대금 결제에 최소 60일이 걸리거나 길게는 90일까지 지급 기한일을 설정하는 경우도 있어서 대기업과 거래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는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박: 그렇군요. 소기업 옴부즈맨 같은 연방 정부 기관의 중재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홍: 네. 호주 소기업 옴부즈맨의 케이트 카넬 씨는 이러한 상황은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소규모 기업체는 직원 임금, 공급업체 대금, 렌트비 등을 7일이나 14일, 최대 30일 안에 결제해야 하는데 거래처인 대기업들은 대금 결제를 60일이나 90일 만에 지급하고 있다면서 대기업들이 소기업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은행 정도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그렇군요. 그럼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서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겠죠?

홍: 네. 정부도 물론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의 대금 결제 기한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일단 소기업체 소유주는 3월 6일까지 연방 정부의 대금 지급 기한 리포팅 프레임워크 법률안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 법률은 보다 투명한 대금 지급 기한을 설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될 예정인데요. 이 법률 초안에 따르면, 연 매출이 1억 달러 이상인 사업체는 공급업체에게 지불하는 대금 지급 기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소기업 및 가족 사업부의 미첼리아 캐시 장관은 지난주 “이 법률은 소기업체들이 좀 더 공정하고 빠른 대금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획기적인 개혁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현장에 있는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법률을 반영한다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네요.

홍: 네. 소기업 옴부즈맨의 케이트 카넬 씨는 대기업들이 좀 더 전면에 나서서 솔직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소기업들이 거래처의 대금 결제 기한을 미리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일부 소기업들은 거래처에게 30일 이내로 대금 결제를 받기 위해서 대금을 할인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박: 그렇군요. 소기업체들에게는 말 그대로 불합리한 상황이군요. 사실 다문화 사회 호주에서는 이민자들의 자영업 비율이 상당히 높지 않나요?

홍: 네, 맞습니다. 실제로 호주의 200만 개에 이르는 소기업체 가운데 이민자들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업체는 1/3에 달합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민자 출신 자영업자들에게는 공정한 대금 결제 조건을 찾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특히 자본금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새로운 이민자들은 자금 유동성에 있어서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불합리한 조건일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불리한 조건에 처하기도 하는 겁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소기업체들 중 일부는 재정 부문의 전문성 부족으로 문을 닫는 처지에 이르기도 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 그렇군요. 이민자 출신 자영업자들은 은행 대출을 받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요?

홍: 그렇습니다. 소기업 옴부즈맨 케이트 카텔 씨 말에 따르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부동산 자본이 없는 새로운 이민자나 난민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설득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전하면서 이것을 바꿔 나가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기업체들은 성장과 번영을 위해서 자기 자본이 필요한데요, 하지만 주요 은행들이 이들의 대출 신청 가운데 1/3가량을 거절하고 있다고 하네요.

박: 네. 경제를 살리고 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기업체가 살아나야 할 텐데요.

홍: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중소기업 대출 신청 가운데 1/3가량이 주요 은행에 의해 거절당했다고 하고, 많은 사업주들이 대출 신청이 거절당할 것을 우려해 부동산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아예 대출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많은 자본을 갖고 있지 않은 젊은 자영업자들의 경우 더욱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거죠.

박: 그렇군요. 이민자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클 수도 있어 보이네요.

홍: 네. 호주 소수민족 커뮤니티인 FECCA는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든 분야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는데요, 페카의 메리 페테토스 회장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의 이민자 출신 호주인들이 소기업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금 결제가 지연된다는 것은 일반 호주인들보다 더 많은 이민자 가정이 직격탄을 받는다면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언어 장벽뿐만 아니라 자신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불충분하고 또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막막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이민자들에게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군요?

홍: 네. 회계 전문가인 리엘레테 카레자 씨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기업체 소유주들이 어떤 옵션이 가능한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예를 들어 대출을 받으려고 할 때 새로운 이민자들의 경우 자산이 없거나 혹은 세금을 내는 호주 거주자가 아닌 경우 자금 조달을 받기 힘들게 되고 결국 소매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문을 닫는 것을 보는 것이 매우 슬프고, 자금 부족으로 문을 닫는 사업체를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면서 동네 쇼핑센터에 임대를 내놓았다고 적은 표지판을 보는 횟수가 늘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 정말 안타까운 현실인데요, 앞서 얘기 나눈 새로운 법률 시행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좀 더 즉각적인 대책은 없는 건가요?

홍: 한 가지 기술적인 대안이 떠오르고 있는데요. 디지털 인보이스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업체들이 대금 결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산화 작업으로 전환 중인데요, 전자 인보이스나 인터넷을 통한 E-인보이스 등이 그 예입니다. 이렇게 전자 인보이스를 이용하게 되면 거래처에서 바로 링크를 통해 결제를 지급할 수도 있고, 기존에 PDF 인보이스를 이메일로 받은 뒤에 다시 수동으로 자금을 이체해야 하는 것보다 훨씬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 전자 결제 시스템이 자리 잡는다면 훨씬 빨라질 수 있다니 긍정적인 소식이네요.

홍: 네, 시몬 포스터 씨는 인보이스 관리 업체인 스퀴럴 스트릿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종이 인보이스를 전산화하는 작업을 하는데 장기 실업자들을 우선 고용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거래처에 인보이스를 발행할 때 그들의 회계 시스템에 바로 입력되도록 하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바로 ‘넥스트’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대금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죠.

박: 완전히 온라인 결제로 전환되는 거군요.

홍: 네 온라인 회계 시스템 기업인 제로는 온라인 결제로 전환되면 관리 상 오류가 줄어들고 대금 결제 시간도 대폭 단축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앵거스 카펠 대변인은 ‘호주 내 전자 인보이스가 도입되면서 대기업에서 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보다 빠른 대금 지급이 가능한 기술 솔루션을 갖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네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기업체 간 결제 시스템이 하루빨리 전산화를 통해서 소기업들의 자금난이 해소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호주 이민자 출신 소기업체들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함께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홍: 감사합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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