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달항아리'로 잇는 한국과 호주의 예술적 대화, 《달항아리: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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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주 작가 30인 참여 기획전 《달항아리: 축》 호주공영 SBS 한국어 프로그램 인터뷰. 왼쪽부터 윤선민 주시드니한국문화원장, 최영욱 화백, 이헌정 도예가

달항아리를 매개로 한국과 호주,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한호 작가 30인 교류전 '달항아리: 축'이 주시드니문화원과 갤러리 LNL에서 동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달항아리의 불완전함에 담긴 미학과 전통의 현대적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는 최영욱·이헌정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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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ra Hwajung Kim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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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를 매개로 한국과 호주,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한호 작가 30인 교류전 '달항아리: 축'이 주시드니문화원과 갤러리 LNL에서 동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달항아리의 불완전함에 담긴 미학과 전통의 현대적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는 최영욱·이헌정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나 봅니다.


Key Points

  • 한·호주 작가 30인이 바라본 달항아리의 다양한 해석
  • "달항아리는 사람의 얼굴과 닮았습니다"
  • 재현을 넘어 오늘의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

한국의 대표적인 미학인 달항아리가 시드니에서 한국과 호주의 예술가들을 하나로 잇고 있습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과 갤러리 NLL이 공동 개최하는 한·호 작가 교류전 《달항아리: 축》은 한국과 호주 작가 30명이 참여해 달항아리를 각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도예는 물론 회화와 사진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달항아리의 미학과 철학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입니다.

전시를 기획한 윤선민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장은 “‘축’은 서로 다른 공간과 생각, 문화를 연결하는 중심점”이라며 “달항아리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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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드니한국문화원 윤선민 원장

이어 “한국문화원과 뉴타운의 갤러리 NLL, 두 공간에서 전시가 동시에 열리는 것 자체가 축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연결과 조화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중견 작가 최영욱과 이헌정도 참여했습니다. 회화 작업으로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 온 최영욱 작가는 달항아리의 보편적 매력에 주목했습니다.

“소박하지만 지극히 세련된 모습이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며 “특히 요즘 들어 해외에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 작가의 대표작 ‘카르마(Karma)’ 연작은 달항아리 표면의 빙렬(氷裂)을 수없이 반복해 그려내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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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욱, Karma (mixed media on canvas, 120 x 110cm)

“갈라진 선들을 이곳저곳 그리다 보니 결국 모두 연결되더라”며 “그 모습이 사람의 인생길과 닮았다고 느껴 ‘카르마’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외국인들도 작품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의 삶과 연결해 공감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달항아리 축 전시 최영욱 작가
< 달항아리:축> 전시 참여 최영욱 작가

작품 제작 과정에 대해서는 “기초 작업만 2~3cm 두께로 여러 겹 쌓아 올린 뒤 그 위에 선을 하나하나 새긴다”며 “도예가들이 작은 흠에도 작품을 깨뜨리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도예를 기반으로 조각과 건축까지 영역을 넓혀 온 이헌정 작가는 달항아리를 '고향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습니다.

도예를 시작으로 조각과 건축까지 공부했지만 결국 도자기는 늘 돌아오게 되는 마음의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라며 “일 년에 한 달 정도는 고향에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물레를 잡는다”고 말했습니다.

달항아리는 원래 커다란 사발이나 대접 형태의 그릇 두 개를 따로 만든 뒤 위아래로 이어붙여 완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완벽한 대칭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비대칭과 미묘한 굴곡이 생깁니다. 이러한 우연성과 자연스러움이 달항아리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헌정 작가의 작업은 특히 깨지고 일그러진 형태의 달항아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달항아리 축 전시 이헌정 작가
< 달항아리:축> 전시 참여 이헌정 작가

이에 대해 파괴를 위한 파괴가 아니며 “사발 두 개를 이어붙이는 과정에서 실제로 떨어뜨려 깨진 조각들을 다시 이어붙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작업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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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정 Hangari (2023, ceramic, 66 x 56 x 56 cm)

두 작가는 달항아리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유로 ‘불완전함의 아름다움’을 꼽았습니다.

최영욱 작가는 “달항아리는 사람 얼굴처럼 모두 다른 표정을 갖고 있다”며 “너무 정확하고 완벽한 것보다 자연스러운 일그러짐에서 사람들이 편안함과 감동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헌정 작가는 “완벽함을 추구하면서도 결국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태도가 달항아리 안에 담겨 있다”며 “불완전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미학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한 한국 문화의 가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우리가 달항아리에 감동하는 이유는 단순히 형태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시대정신과 철학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최영욱 작가는 “달항아리를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 다른 생각이 사라진다”며 “전쟁과 갈등, 개인의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작은 위로를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헌정 작가는 “우리 선조들의 달항아리가 오늘날까지 감동을 주듯, 21세기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은 미래 세대에게도 같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달항아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현을 넘어 오늘의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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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민 문화원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과 호주 예술가들이 달항아리라는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만나 서로 다른 시선과 해석을 나누는 자리”라며 “호주 한인들에게는 잠시 고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고, 현지 관객들에게는 한국 문화의 깊이를 만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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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드니한국문화원 달항아리:축 전시장 내부

《달항아리: 축》전시는 주시드니한국문화원과 갤러리 NLL 두 공간에서 진행됩니다.

2026년 6월 12일 – 8월 21일 / 주시드니한국문화원(GF 255 Elizabeth St, Sydney)

2026년 6월 12일 – 7월 11일 / 갤러리 LNL(49–51 King St, Newtown)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인터뷰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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