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각자 이 우주의 단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체입니다. 국적 인종 종교 성별 계급 지위 그 무엇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비난하거나 해할 수 있는 이유일 수 없습니다. 6.25 70주년을 맞는 이 6월에 시 한 편으로 마음을 다스려봅니다.
그 꽃들은 다 어디로 갔나요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존 바에즈의 노래로 문학과 음악사이 문을 엽니다. 20세기의 대표 반전가로 알려진 이 곡은 존 바에즈 외에 밥 딜런, 킹스턴 트리오, 피터 폴 앤 메리 등의 노래로 우리에게도 익숙합니다. Joan Baez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미국의 전설의 포크 음악가이며 민중가수 피트 시거(Pete Seeger 1919~2014)는 이 곡의 가사를 196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 작가 미하일 숄로호프의 단편 '돈 강은 고요히 흐른다 And Quiet Flowers the Don)'에 실린 석 줄의 노래 가사에서 따왔습니다.
'Where are the flowers? The girls plucked them / Where are the girls? They're all married / Where are the men? They're all in the army.'
"꽃은 다 어디로 갔나 소녀들이 다 꺾었지/ 그 소녀들은 다 어디로 갔나 그녀들은 다 결혼했지/ 그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갔나 그들은 다 군대에 갔지" 소설에서 코사크 병사들이 부르는 이 노래는 본래 우크라이나의 민요입니다.
전쟁에서 산화한 군인들을 추모하고 전쟁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작곡한 이 곡은 후에 베트남 전쟁이 확대되면서 언제쯤이면 그들은(우리들은) 전쟁의 어리석음을 깨달을 수 있을까?라는 메시지를 가진 반전의 노래로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퍼져갔습니다. The Kingston Trio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피트 시거의 이름 앞에는 가수 작곡가 외에 민속학자, 노동운동가, 환경론자, 평화 옹호자 등의 수식어가 붙습니다. 저널리스트를 희망했던 피트 시거는 하바드 대학을 중퇴하고 민요연구와 수집을 위하여 미국의 방방곡곡을 찾아다녔고, 1948년 그룹 '위버스'를 결성해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저명한 음악학자인 아버지와 바이올리니스트 어머니로부터 음악적 유전자를 물려받았습니다.
각 나라의 구전 가요를 재해석하고 이를 사회운동과 결합해 근대 대중음악의 한 장르인 모던 포크로 전환시킨 미국 포크 음악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피트 시거는 한국의 6.25 전쟁이 발발하자 자신이 창간한 음악 전문지 'Sing Out!' 1950년 6월호에 'A-rirang'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민요 아리랑을 처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A Pete Seeger Concert : Folk Songs And Ballads
전쟁이 계속되자 피트 시거는 밴조를 연주하며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했고, 1953년 자신의 포크 송 앨범에 아리랑을 수록해 발표했습니다. 피트 시거가 부른 아리랑은 6.25 전쟁에 참전한 군인과 그 가족의 기억 속에 스며들어 훗날 미국 땅에서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가는 계기가 됐습니다.
미국 팝 음악계에서는 60년대와 70년대, 베트남전을 겪으면서 반전을 이야기하는 많은 노래가 발표되었습니다. 1965년 팝 가수 도노반은 Universal soldier라는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이 노래는 전쟁의 책임이 국가의 지도자가 아니라 사람들 개개인의 생각에 있다는 사실을 차분한 선율 위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Donovan Universal soldier
올해는 6·25 전쟁 70주년입니다. 한국 가곡 중에는 6.25를 다룬 여러 노래가 있습니다. 그중 대표 국민가곡 '비목'입니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소프라노 신영옥이 부르는 애틋한 노랫말의 '비목'이 가슴을 적십니다. '비목(碑木)'은 죽은 이의 신원 따위를 새겨 무덤 앞에 세우는 나무로 만든 비(碑)를 뜻하지만, 노랫말 속에 나오는 비목은 6.25 전쟁 당시 산화한 무명용사의 돌무덤 앞에 세워진 전사자에 대한 어떤 기록도 없는 나무 등걸일 뿐입니다.
'비목'을 작사한 한명희 전 국립국악원장은 1960년대 동양방송국(TBC) PD로 일하며 한국 가곡 프로그램을 만들 당시, DMZ 초소장으로 복무하던 군 시절 산모롱에서 본 이름 없는 용사의 돌무덤가에 꽂힌 비목을 떠올리며 노랫말을 지었고, 작곡가 장일남이 곡을 붙였습니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국적 인종 종교 성별 계급 지위 그 무엇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비난하거나 해할 수 있는 이유일 수 없습니다. [시 읽는 라디오] 이해인 시인의 '6월의 장미'를 만나봅니다.
6월의 장미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 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 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우리는 모두 각자 이 우주의 단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체입니다. 내내 행복하십시오. 유화정이었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시 낭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