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우주로 여행을 떠난 이래로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늘 어려운 과제였다.
기능과 영양이 우선시돼 왔기 때문에 우주 음식은 특별히 맛있다는 평판을 얻진 못했다.
최초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알루미늄 튜브에 소고기와 간장을 짜서 먹었다.
그 이후, 기술 발전에 힘입어 상황이 많이 개선됐다.
2022년 NASA 우주비행사 메간 맥아더(Megan McArthur)는 미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쿠스쿠스, 오트밀, 치킨 파히타 등 다양한 음식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녀는 여전히 맛이 아닌 기능에 대한 제약이 많다고 인정했다.
그녀는 "식품의 공통점 중 하나는 유통기한을 지켜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는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큰 냉장고가 없고 몇 달마다 화물을 재공급받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음식이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준비하는데, 통조림과 같이 열처리를 통해 유통기한을 늘린 음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촉촉하고 소스가 들어 있지만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는 음식"이라며 "그런 다음 수분이 모두 제거돼 탈수된 다른 종류의 음식이 있고, 먹을 때 다시 물을 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제 덴마크 셰프 라스무스 뭉크(Rasmus Munk)가 실험적인 새로운 식사 메뉴를 개발하면서 우주 음식은 훨씬 더 화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말, 6명의 게스트가 우주로 올라가 지구 표면을 감상하며 식사를 하게 될 예정이다.

Credit: NASA
뭉크 셰프와 6명의 승객은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스페이스 퍼스펙티브(Space Perspective)'의 우주선 넵튠을 타고 로켓이라기보다는 '스페이스벌룬'에 더 가까운 비행을 하게 된다.
이 회사는 수소가 채워진 풍선에 부착된 가압 캡슐이 해발 약 10만 피트 고도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뭉크는 레스토랑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별빛 아래서 식사하는 것을 포함한 새로운 경험을 갈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파인 다이닝은 많이 변하고 있고, 손님으로서 앞으로는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음식만 있고 웨이터를 몇 명 더 배치하고 식탁보를 다려놓은 좋은 음식만 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음식의 질이 많이 향상되고 있고 다양한 포장마차, 작은 레스토랑, 비스트로, 트라토리아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리는 매우 특권을 누리고 있다"며 "따라서 파인 다이닝의 경우 고객들은 더 많은 스토리와 경험을 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뭉크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알케미스트(Alchemist)는 2020년부터 미슐랭 2스타를 받았으며, 작년에는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위에 선정됐다.
미화 약 50만달러를 지불하고 체험하는 6명의 손님들을 위한 그의 새로운 메뉴는 우주 혁신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기술적으로 우주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우주선 넵튠은 전통적으로 인정되는 '카르만' 우주선인 100㎞보다 낮은 약 30㎞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뭉크는 자신이 개발 중인 식재료가 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기를 원한다.
그는 "음식 재료 중 하나는 에어로젤 같은 것인데 아주 가벼운 젤 형태"라며 "지금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해파리 단백질인 스타더스트를 외부에 붙이는 에디션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캡슐 안에서 별을 만들 수 있고, 인공위성에서 나온 우주 쓰레기를 식용으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며 "삼림 벌채부터 기온 상승, 바다의 쓰레기 등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음식과 와인 작가 라스무스 팔가드(Rasmus Palsgaard)는 돈이 있는 고객들은 제공되는 음식 외에도 더 사치스러운 경험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역설했다.
팔가드는 "일부 레스토랑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고, 더 많은 부유층이나 대기업들은 식사 이상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며 "물론 미식가와 극단적인 식사 경험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에어로젤과 해파리 단백질은 돈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음식이겠지만, 전문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에서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전 NASA 우주비행사 마이크 마시미노(Mike Massimino)는 2019년 WIRED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그리움은 조금 더 원초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에서 피자가 그리웠다"며 "첫 우주 비행 임무에서 저는 케네디 우주 센터 근처의 피자 가게에서 우주에서 피자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메일을 통해 연락해서 '이게 우리가 원하는 거예요. 지금이 착륙 시간인데, 우리가 묵었던 호텔로 배달해 달라'고 했다"며 "그만큼 피자가 그리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