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설날의 필수 음식 ‘떡국’… 우리가 알지 못하는 떡국의 ‘비밀’

Tteokguk is a traditional must-eat New Year's dish in Korea.

Tteokguk is a traditional must-eat New Year's dish in Korea. Source: Korean Tourism Office

설날엔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된다는 의미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자 맑은 물에 흰 떡을 넣어 끓인 떡국을 먹는다. 떡국은 지역별로 다른 특색을 보이며, ‘꿩 대신 닭’ 속담도 떡국에서 유래되는 등 한국인들의 설날 필수 음식인 떡국에 대해 우리가 알지 못한 사실들은 무수하다.


해마다 찾아오는 설날이면 빠지지 않는 음식 떡국. 떡국은 한국인에게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음식입니다. 한 살 더 나이를 먹는다는 의미와 함께 하얗고 긴 가래떡을 먹으면서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신축년 음력설을 맞아 우리의 고유음식 떡국의 유래와 각 지역별 특색을 보이는 떡국의 형태와 조리 방법, 떡국을 맛있게 먹는 비결과 영양까지 떡국의 모든 것을 풀어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인사)

진행자: 한국인이라면 새해가 되면 으레 떡국을 먹습니다. 호주에 사는 우리 한인동포들도 예외는 아닌데요. 오히려 바쁜 이민 생활 중에 추석과 명절은 소중히 챙기고 있는 같아요. 요즘엔 양력 음력으로 떡국을 먹는 경우도 많죠?

유화정 PD: 네. 저희 집도 그런데요. 양력 1월 1일은 새로움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설음식을 나누고 세배를 하고, 음력설이 되면 “오늘이 진짜 명절이다.”하면서 가족이 모여 떡국 한 그릇 더 먹고요. 몇 년 전부터는 양력설에 만두를 넉넉히 빚어 냉동해 두었다가 음력설까지 이어 먹고 있습니다.

진행자: 철 모르던 어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떡국을 그릇 먹던 기억도 나는데요. 그런데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일까요? 우리는 언제부터 떡국을 먹었을까요?

유화정 PD: 일부 전해지는 얘기로는 고려 이전 우리의 주식은 쌀밥이 아닌 떡이었다고 합니다. 여러 끼니 분의 쌀을 갈아 떡을 만들어 나눠 먹었는데, 떡은 놔두면 수분이 증발해 굳기 때문에 굳은 떡을 부드럽게 먹기 위해 국물에 넣어 먹었고, 이 조리법이 오늘날의 떡국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더 오래전부터 먹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우리 민족이 설날에 떡국을 먹는 풍속은 상고시대 이래 신년 제사 때 먹던 ‘음복 음식’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진행자: 음복은 제사를 마치고 가족들이 모여 제사상에 올린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을 말하지 않나요?

유화정 PD: 과거 문헌에 따르면 설날에는 '떡국차례'라 하여 밥 대신 떡국을 올려 차례를 지내고 이를 음복했습니다. 음복은 복을 먹는다는 뜻으로 왕실에서부터 양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지켜졌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떡국의 모습은 18~19세기 역사 문헌인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 ‘경도잡지’ 둥에서 소개되고 있는데요. 조선 후기에 지어진 '동국세사기'에는 떡국을 겉모양이 희다고 해서 '백탕' 또는 떡을 넣고 끓인 탕이라고 해서 한자 떡 병을 써 '병탕'이라고도 했습니다.

옛사람들은 병탕을 몇 사발 먹었느냐고 하면서 나이를 물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떡국을 첨세병(添歲餠), 즉 나이를 더하는 떡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떡국 먹고 나이 한 살 더 먹었다'는 말의 유래는 때문에 조선 후기 즈음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설날 혼기 넘은 성인 남녀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올해 되지?’라고 하잖아요. “병탕을 사발 먹었느냐?” 선조들이 슬기롭네요. 

떡국의 유래를 살펴봤고요, 설날에 떡국을 먹는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요?

유화정 PD: 그 이유는 떡국을 만들기 위한 긴 가래떡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설날엔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된다는 의미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자 맑은 물에 흰 떡을 넣어 끓인 떡국을 먹었습니다. 가래떡의 흰색은 근엄함과 청결함을 뜻했기 때문에 좋지 않았던 일들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라는 뜻이 담겼습니다. 긴 가래떡처럼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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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of rice cake used for Tteokguk is called garaetteok. Source: Korean Tourism Office


진행자: 맞아요. 떡은 끊기지 않고 길게 뽑아야 오래 산다고 방앗간에서 떡을 뽑을 때 자르지 않고 최대한 길게 뽑는다고 한 기억이 납니다.

유화정 PD: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가래 두 줄이 나오면 바로 물에 담갔다 건지죠. 아이들은 곁에서 떡가래 얻어먹고.. 명절이면 방앗간에 길게 줄을 잇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가래떡의 길이는 집안에 재물이 죽죽 늘어나는 것을 뜻하기도 했습니다. 긴 가래떡을 동그란 엽전 모양으로 썰어 엽전이 불어나듯 재산도 불어나길 바랐고, 또 엽전 모양의 떡국을 먹으면서 재물이 풍족해지길 기원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처럼, 떡국은 단명과 굶주림에 시달렸던 우리 조상들의 간절한 한 해 소망이 담겨 있던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우리 속담에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떡국에서 유래된 것이라고요? 어떤 연유인가요?

유화정: 네. 떡국에 얽힌 재미있는 속담이죠. 예전에는 설날에 떡국을 끓일 때 반드시 꿩고기를 넣어 만들었습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서는 떡국에 꿩고기가 들어가는 이유를 옛날 사람들이 꿩을 ‘하늘 닭’ 이라고 하여 상서로운 새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전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한 해를 시작하는 날인 설날에 먹는 떡국에는 꿩고기를 넣어 끓였습니다.

그런데 ‘동국세시기’를 보면 ‘떡국에는 원래 흰 떡과 쇠고기, 꿩고기가 쓰였으나 꿩을 구하기 힘들면 대신 닭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꿩은 야생동물로 잡기가 힘들고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닭고기로 국물을 냈던 것이죠.  그래서 속담이 바로 ‘꿩 대신 닭’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가장 보편적인 음식인 김치에도 지방마다 특색이 있듯이 떡국도 지방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다른 지니고 있다고요, 본래 떡국의 엽전 모양이 아닌 조랭이떡도 요즘 많이 있는데요.

유화정 PD: 떡국은 떡의 모양과 국물에 따라 지역별로 특색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조랭이떡은 조롱박 모양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요.  긴 가래떡을 썰어 대나무 칼로 가운데를 눌러 만듭니다. 북쪽의 개성 지방에서 조랭이 떡국을 먹습니다.

Joraengi-tteokguk
Joraengi-tteokguk Source: Getty Images


강원도에서는 진한 사골육수에 큼지막하게 빚은 만두와 떡을 함께 넣어 끓여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내는 떡국을 먹습니다. 떡국에 만두를 넣는 지역은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데요. 쌀농사가 적은 북쪽 지방에서 만둣국이 떡국 대신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풍속이었습니다.

충청북도 지방에선 미역과 들기름, 들깨를 넣어 진하게 끓인 국물에 생떡을 넣어 먹었습니다. 생떡은 보통의 방식처럼 가래떡을 찌는 것이 아니라, 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익반죽해 만드는 떡으로, 추석에 빚는 송편의 익반죽과 같은 것이죠. 이걸 길쭉하게 만든 다음 동그랗게 썰어서 국물에 넣어 먹었습니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마치 삼계탕처럼 닭으로 진한 육수를 내고 닭고기와 두부 고명을 얹은 닭장 떡국을 먹습니다.  

진행자: 같은 떡국이라도 8도의 음식들이 지역별로 특색이 다르군요. 어느 집에서는 떡국에 굴을 넣어 먹기도 하던데요?

유화정 PD: 네. 바로 경상도 지방의 특색인데요. 경상북도에서는 특별한 육수 없이 매생이와 굴을 넣어 시원한 맛을 살리는데, 특히 떡의 모양이 태양같이 동그란 모양이라 태양 떡국이라 부릅니다.  경상남도 지방에서는 멸치를 넣은 멸치 떡국, 혹은 굴을 넣어 먹는데, 멸치육수에 국간장과 멸치액젓으로 간을 해 멸치 맛을 더해줍니다.

Rice cake soup with oysters(Tteokguk)
Rice cake soup with oysters(Tteokguk). Source: Getty Images


진행자: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보통 고기로 육수를 내서 떡을 넣고 김이나 달걀 고명을 올려서 간단히 먹지 않나요?

유화정 PD: 현대 사회는 지역별 특성을 갖기가 쉽지 않지요. 글로벌 시대에 맞게 김치도 떡국도 전 세계인의 즐기는 음식이 됐고, 설 명절이 아닌 평소에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다 보니 음식의 모양과 맛도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평소 고기나 사골 육수로 떡국을 끓이셨다면 올 설에는 담백하면서 구수한 맛의 멸치육수로 경상도 식 떡국을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의외로 만들기도 간단하고 느끼하거나 기름지지 않아 아이 어른 누구나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습니다. 멸치 국물을 낼 때 다시마를 함께 넣어 끓이면 감칠맛이 첨가되어 한결 맛있는 국물을 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얘기를 듣다 보니 시장기가 느껴지는데요, 색다른 맛의 떡국도 먹어보고 싶고요. 우리 고유 음식 떡국의 영양가는 어떻게 되나요?

유화정 PD: 떡국은 영양가 만점의 음식이지만 비교적 고칼로리 음식이기도 합니다. 보통 사골이나 멸치를 우려낸 국물을 베이스로 하는 떡국은 1인분에 약 450~700kcal라고 하는데요.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칼로리는 다르지만 탄수화물과 단백질, 식이섬유는 물론 나이아신, 비타민B, 비타민C, 비타민E, 철분, 칼슘 등이 들어가 있는 영양가 높은 음식입니다.

특히 고명으로 얹거나 사골 국물로 활용되는 쇠고기는 필수 아미노산과 무기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을 돕고, 또한 떡의 경우 소화 흡수가 빨라 열량 보충에 효과적입니다.    단, 조리 과정에서 간을 맞추기 위해 간장을 넣거나 조미된 김을 첨가하기 때문에 나트륨 함량 이 높을 수 있고, 또한 국물요리이기 때문에 떡국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칼로리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염려가 있어 주부님들은 요리하실 때 소금, 간장 사용을 조금 덜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는 음식 떡국, 오늘 컬처 IN에서는 음력설을 맞아 우리 음식 떡국의 유래와 의미 특색 조리방법과 영양까지 고루 살펴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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