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챗: 흑백 코미디로 남기는 인생의 엔딩 크레딧, '메리 크리스마스 Mr.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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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Mr. Mo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는 모두가 행복을 말하는 크리스마스에, 찰리 채플린의 코미디처럼 자신의 인생을 한 편의 희극 영화로 남기기로 결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Merry Christmas Mr. Mo
  • 찰리 채플린식 슬랩스틱 코미디로 삶을 마주하는 아버지의 태도
  • 인생이라는 무성영화, 그 서툰 진심이 건네는 메리 크리스마스
  • 흑백 필름의 고요 속에 피어난 가장 찬란한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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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정 PD: 영화이야기 시네챗,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오늘도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유화정 PD: 오늘 만나볼 영화, 바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작품을 골라오셨다고요? 어떤 영화인가요?

권미희 리포터: 네, 오늘 이야기 나눌 영화는 임대형 감독의 2017년 작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Merry Christmas Mr. Mo>입니다. 지난 시네챗에서 영화 <윤희에게>로 임대형 감독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 있었는데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윤희에게>의 전작으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유화정 PD: 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제목에서 지칭하듯 미스터 모, 왠지 중년 남성일 것 같고요. 또 2017년 작품이지만 독특하게 흑백 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크리스마스에 다시 떠올리게 되는 묵직한 감정들이 담긴 작품 같아요. 감독의 시선이 작품에서 어떤 식으로 표현되었을지 궁금한데요. 먼저 줄거리부터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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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Mr. Mo
권미희 리포터: 네, 영화는 아내와 사별 후 홀로 일상을 보내는 중년 남성인 모금산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본인의 일상을 무던하게, 또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모금산씨는 어느 날 위암 판정을 받고 큰 병원 방문을 의사로부터 권유받습니다.

애연가인 그는 의사의 금연과 식이조절 이야기를 무시하듯 그저 똑같이 생활하며 이발소로 출근하고, 수영장에 갔다가 동네 치킨집에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잔잔한 일상에 갑작스러운 선고는 그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오랜 시간 소원했던 영화감독이 직업인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를 고향집으로 불러 영화를 찍자며 시나리오를 건넵니다.

유화정 PD: 이발소를 운영하는 모금산 씨가 영화감독 아들에게 영화를 찍자고 권유 시나리오를 건넨다는 좀 무리가 있는 설정 같은데요. 또 위암 선고를 받았고요.

권미희 리포터: 네 위암 선고를 받은 모금산씨는 자신의 마지막을 예견한 듯, 지난 삶을 돌아보면서 동시에 남은 시간을 좀 다르게 보내고, 기록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소원한 사이의 아들에게 영화를 찍자고 하는 것 자체는 갑작스럽게 느껴지지만, 또 그것이 그 둘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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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Mo
아들 스데반은 처음엔 아버지 말을 심각하게 듣지 않지만, 여자친구의 적극적 참여와 아버지의 완고한 결심으로 크리스마스 상영을 목표에 두고 어찌저찌 촬영에 들어갑니다.

유화정 PD: 아, 크리스마스에 개봉될 작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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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Mo
권미희 리포터: 젊은 시절 배우가 꿈이었던 모금산씨는 찰리 채플린과 같은 모습으로 연기를 하는데요, 평소 말도 거의 없고 무뚝뚝해 보이기까지 했던 그가 인생의 쓸쓸함과 찬란함 등 모든 감정과 사연을 희극인의 모습으로 표현해 내는 모습에서 따뜻하고도 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마음으로만 품고 있던 그의 생각을 영화에서 마음껏 표출한 셈인데요, 그가 매일 적어왔던 일기장을 아들의 여자친구가 발견해 읽기 시작하면서 그의 생각을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들었습니다.

유화정 PD: 네, 찰리 채플린의 모습으로 마지막의 자신을 남기길 바랐던 모금산씨의 이야기, 가까이서 보면 슬픈 순간도 멀리서 보면 희극이 된다고 하죠. 어떤 면에서는 인생의 비극을 부드럽게 감싸는 크리스마스 카드 같다 할까요? 개인적으로 흑백 색감도 그런 분위기를 더 살려주지 않았나 싶고요.

권미희 리포터: 흑백영화가 주는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느낌과 알록달록할 것 같은 크리스마스를 오히려 흑백에 가둠으로 쓸쓸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느낌, 때때로 울리는 블루스 음악과 정적인 톤 앤 매너가 참 인상 깊었던 영화였습니다.

유화정 PD: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색다른 따뜻함과 잔잔한 울림으로 담아낸 임대형 감독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Merry Christmas Mr.Mo>를 만나봤습니다.

화려한 장식이나 큰 이벤트가 없어도, 일상의 작은 순간과 오래 미뤄두었던 마음들이 우리를 다시 연결해주는 시간이 바로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잠시 속도를 낮추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과 말을 건네보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좋은 작품 소개 고맙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또 흥미롭고 유익한 영화들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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