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책갈피: 작은 쉼표를 건네는 이야기...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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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장편 소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책 표지

영어와 한국어로 읽는 책. 번아웃과 불안, 단절 속에 멈춰 선 이들이 작은 책방 ‘휴남동 서점’에서 다시 자신만의 리듬과 삶의 방향을 재정립해가는 따뜻한 이야기.


황보름 작가의 베스트셀러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Welcome to the Hyunam-dong Bookshop>는 삶의 길목에서 잠시 멈춰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고도 따뜻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서점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각자의 리듬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잘 사는 삶’의 의미를 다시 묻습니다.

2021년 출간된 이 책은 한국에서 힐링 소설 붐을 일으키며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전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미국 최대 독립서점 파웰 북스의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며 “온화하고 철학적인 소설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 지친 사람, 공동체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안을 준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SBS 오디오 책갈피!
책 속 한 문장, 삶의 한 페이지.
여러분의 마음 한 켠에, 작은 책갈피 하나 꽂아 드려요.
안녕하세요, SBS 오디오 책갈피. 유화정입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오늘 오디오 책갈피에서 만나볼 책은 황보름 작가의 힐링 소설입니다.

조용한 골목 끝, 서울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주택가. 그 안에 자그마한 동네 책방 하나가 자리 잡습니다. 책방이라는 공간이 주는 잔잔한 위로. 오늘은 그 따뜻한 순간들을 함께 나눠봅니다.

책 속 주인공 영주는 대기업에서 누구보다 앞서 달리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번아웃을 겪으며 회사도, 결혼도 내려놓고 조용히 책방을 엽니다. 바로 '휴남동 서점'의 시작이죠. 어릴 적 꿈이었던 책방을 운영하며 영주는 책을 읽고, 북콘서트를 열고, 칼럼을 쓰며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다시 일구어 갑니다.

그리고 이 책방에, 또 다른 멈춤의 시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잠시 인생의 리듬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옵니다.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취업의 문턱 앞에서 수없이 좌절한 민준. 서점의 임시직 바리스타로 일하게 되며 커피 한 잔 한 잔에 마음을 담습니다.

이야기는 영주와 민준을 중심으로 흘러가는데요. 커피 로스터 고트빈 대표 지미는 그 둘의 이야기 사이사이 일 중심의 삶 속에서 관계와 균형을 되돌아봅니다. 오랜 비정규직 생활에서 차별과 불공정을 견뎌온 정서. 책방 한 켠에서 뜨개질과 명상으로 일상을 정돈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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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책 표지
대학 진학을 거부하며 질풍노도의 시간을 스스로 이겨내는 선택을 하는 민철. 그의 어머니 희주는 독서모임 리더가 되어 아들만 바라보던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갑니다. 서점 단골이자 작가 현승우는 영주의 글을 읽으며 조용히 그 곁을 지킵니다.

그리고 책벌레 상수는 결국 이곳의 직원이 되어 책 속 세상을 실생활로 옮기는 용기를 내게 되죠. 저마다의 사연으로 서점을 찾은 이들은 책방이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다시 촘촘히 엮어갑니다.

어떠세요. 휴남동 서점.. 커피향이 그윽한 공간 한쪽에선 뜨개질이 펼쳐지고, 또 한쪽에선 조용한 독서모임이 이어지는 작은 책방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지지요?

이 책은 드라마틱한 사건도, 큰 전환도 없이 마치 모노톤처럼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황보름 작가는 책에 대해 이렇게 고백합니다.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민하고 흔들리면서도 스스로를 믿고 기댜려주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느라 일상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나의 어깨를 따뜻이 안아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책을 읽다보면, 문득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마음속 어딘가를 조용히 두드리는 그 한 문장.

“음악에서 화음이 아름답게 들리려면 그 앞에 불협화음이 있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음악에선 화음과 불협화음이 공존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인생도 음악과 같다고요.
화음 앞에 불협화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생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거라고요.”

어떤 문장은 긴 이야기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죠. 책 속 132페이지에 담긴 이 문장은 인생의 화음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말합니다.
인생의 리듬이 어긋난 것 같을 때,
그 또한 하나의 '불협화음'일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앞에 있는 그 시간이 있었기에,
우리는 삶의 화음을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고.

오늘 함께한 황보름의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언젠가 우리에게도 삶의 리듬을 다시 조율해줄 '휴남동 서점' 같은 공간이 찾아오기를 바라봅니다.

오디오 책갈피, 오늘도 여러분의 마음 한 켠에 작은 책갈피 하나 남겨드리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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