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형 은행들이 새로운 규제 덕택에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반면에, 주택 대출을 상환한 고객들은 오히려 연간 수백 달러를 저축할 기회를 잃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내용은 경쟁소비자위원회가 호주 4대 시중 은행과 맥쿼리 은행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에서 발견됐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는 은행들의 ‘불투명한’ 가격 결정 전략 때문에, 주택 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의 담보 대출 계약을 맺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7년 5월 연방 예산 발표 당시에 60억 달러에 이르는 은행세 도입 방침이 발표되며, 연방 정부는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에게 시중 4대 은행(커먼웰스 은행, ANZ, NAB, 웨스트팩 은행)과 맥쿼리 은행의 반응을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는 주택 시장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고안된 새로운 규제 덕분에 오히려 은행 업계가 ‘과점적 특성’을 갖고 수익을 증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호주건전성감독청(APRA: 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은 지난해 3월 대출 기관들이 신규 대출을 해줄 때, ‘이자 상환 대출(interest-only loan)’ 방식의 담보 대출을 전체의 30% 이내로 제한하도록 했다.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 나가는 방식보다 이자만 먼저 갚는‘이자 상환 대출(interest-only loan)’ 방식이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자 상환 대출(interest-only loan)’ 방식의 금리가 상승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11억 달러를 벌어들이게 됐다는 것이 경쟁소비자위원회의 해석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6월에는 ANZ 은행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발 빠르게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는 은행들의 금리 인상 조치로 2018년 회계 연도에 은행의 수입이 증가했으며, 평균 규모로 ‘이자 상환 대출’ 방식의 돈을 빌린 변동 금리 적용자들은 오히려 1,300달러에 이르는 추가 이자액을 지불해야 했다고 추정했다.
한편 올해 6월 30일 기준으로, 평균 규모의 대출을 받은 주택 담보 대출자가 은행이 신규 대출자에게 제공하는 동일한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은행과 협의할 경우, 연간 850달러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 로드 심스 회장은 은행권에 대한 로열 커미션의 언론 보도가 나오는 동안, 금융 서비스 분야에 대한 생산성 위원회의 조사가 있었고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의 자체 조사 결과를 가지고 일부 고객들에게 은행에 더 나은 금리를 요구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심스 회장의 평가다.
올해 6월 30일까지, 변동 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 중 약 11%만이 시중 5대 은행 중 한 곳에서 금리를 인하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스 회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현재 주택 담보 대출에 대한 최저 이자율을 받고 있는지를 대출 은행에 물어보길 권한다”라며 “이렇게 함으로써 다른 대출 기관으로 옮길 수 있다고 위협할 준비를 갖출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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