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토 LETO
- 키릴 세레브렌니코브(Kirill Serebrennikov) 감독의 2018년 러시아 영화
- 구 소련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음악을 부르짖던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
- 영화 촬영 도중 감독 가택연금형을 받기도…우여곡절 끝에 2018년 칸영화제 공개
- 고려인 출신의 전설의 록스타 빅토르 최(1962~1990)역에 유태오 배우 열연
유화정 PD: 시네챗.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추천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독일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영화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오늘 소개해 주실 작품은 음악, 특히 펑크 록(punk rock)에 관심 있는 분들께 반가운 영화일 것 같은데요. 러시아의 전설적인 뮤지션 ‘빅토르 최(Victor Choi)’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가져오셨다고요?
권미희 리포터: 네, 맞습니다. 오늘 만나볼 영화는 키릴 세레브렌니코브(Kirill Serebrennikov) 감독의 2018년 러시아 영화 <레토 leto>레토>입니다. 영화 촬영 도중에 가택연금형을 받았던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제작진들과 영화를 완성해 2018년 칸영화제에서 이 작품을 공개했었고요. 당시 영화제에서 감독을 석방하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죠. 좀 어렵게 이렇게 완성을 한 셈인데, 한국에선 2019년에 개봉했었고, 주인공 빅토르 최를 연기했던 유태오 배우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Leto p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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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희 리포터: 영화 제목인 레토 'Leto'는 러시아어로 여름이라는 뜻이고요. 영화는 말씀 주신 소련 록 뮤지션 빅토르 최와 또 그의 밴드 키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1980년대 초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이제 검열을 피해 공연 중인 마이크의 모습과 또 그를 열렬히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내 나타샤의 모습이 제일 먼저 이 영화에 소개됩니다.
마이크는 당시 이미 인기 절정의 스타거든요. 그래서 마이크에게 새로운 곡을 들려주고자 찾아가는 젊은 밴드가 등장하는데 당시에는 이름이 없었어요. 그 밴드가 키노의 전신인 거죠. 그래서 드러머하고 빅토르하고 가는데, 보컬 빅토르는 되게 긴장한 듯이 인사를 하고 자신들이 만든 곡을 마이크에게 들려줍니다. 어떤지 의견도 주고 조언도 듣고 싶었겠죠. 선배 뮤지션이니까.
유화정 PD: 네 아마추어 밴드가 아주 프로급 대단한 뮤지션을 만나서 얼마나 긴장됐을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맞습니다. 그리고 또 앞서 말한 것처럼 검열이라는 게 있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되는 부분이라든지, 아니면 어딘가에서 좀 내질러야 되는 부분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서로 좀 이야기 많이 나누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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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빅토르는 마이크와 음악적 교류 또 성장을 함께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나타샤와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미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이제 삼각관계가 되죠. 당시 엄격한 사회 분위기 속,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음악을 부르짖던 청춘들의 아주 뜨거운 열정이 한여름의 햇살처럼 빛나고 또 폭발합니다.
유화정 PD: 줄거리를 들어보니 당시 젊은이들이 음악을 통해 어떻게 시대에 맞서고 또 자신을 표현했는지, 그 청춘과 시대의 저항 등이 연상되는데요. 극중 마이크에서 빅토르로 이어지는 연대, 또 삼각관계라고 하셨어요. 마이크의 아내 나타샤가 등장하는 미묘한 등장까지, 음악을 배경으로 젊은 에너지가 충만한 영화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LETO
또 영화는 뮤지컬 영화처럼 중간중간에 약간 뮤직비디오 같은 장면들을 삽입했거든요. 그래서 이제 full로 한 곡이 나오면서 뮤직비디오 같은 장면이 계속 나와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제 제4자라고 표현을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한 등장 인물이 나오는데, 그 사람은 영화와 관객 사이의 벽을 허무는 일종의 해설자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그래서 계속 화면 정면을 보고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요.
그게 이제 하는 말이 결국은 그런 거거든요. 막 소란스러운 장면 뒤에 꼭 그 사람이 등장해서 “사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약간 이런 건데 이게 영화의 무게감을 다소 가볍게 또 기존 편견과 규칙을 부수는 펑크 다운 구성이지 않았나 약간 좀 상징적인 의미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더 이 영화가 자유와 해방에 대해서 노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화정 PD: 러시아, 구 소련이죠. 펑크 록 신을 만나볼 수 있는 색다른 영화 <레토 Leto>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자유를 향한 갈망, 청춘의 열정, 그리고 금지된 음악이 만들어낸 그 뜨거운 에너지가 시대를 넘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옛 음악의 감성을 다시 느끼고 싶은 분들께도 추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권미희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약간 좀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이 과거로 여행하는 느낌도 좀 들었고요. 그리고 러시아어로 듣는 펑크 록, 또 아주 다른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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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정 PD: 특히 빅토르 최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존재와 목소리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의미있는 영화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또 흥미로운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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