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인: 디와이 비극 이후… 호주 바다, 안심하고 즐기려면?

Swimming with whale sharks at the iconic Ningaloo Reef.

Swimming with whale sharks at the iconic Ningaloo Reef. Source: AAP

뉴사우스웨일스 주 디와이 해변에서 발생한 상어 공격 사건을 계기로, 호주의 상어 그물 철거 논란과 새로운 안전 대안, 그리고 해변에서 꼭 기억해야 할 안전 수칙을 짚어봅니다.


Key Points
  • 디와이 해변 비극, 다시 주목받는 상어와의 공존 문제
  • 상어 방지 그물 철거 논란… 해양 생태계 보호 vs. 인간 안전
  • 드론·스마트 드럼라인 등 첨단 기술, 새로운 안전 대안 될까?
  • 상어의 바다, 인간의 바다… 공존을 위한 해변 안전 가이드
지난 주말, 호주의 Father’s Day를 하루 앞두고 시드니 노던비치 지역 디와이 해변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서핑을 즐기던 57세 남성이 상어의 공격을 받고 숨진 사건인데요.

이 사고는 호주 안팎의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되며 다시 한번 ‘상어와 인간의 공존’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이 사고를 계기로 다시 불붙은 상어 방지 그물 철거 논란, 그리고 우리가 호주 바다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박성일 PD: 오늘은 좀 무거운 주제이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먼저 이번 디와이 사고, 백상아리에 의한 공격으로 알려졌는데요. 백상아리, 어떤 상어인가요?

유화정 PD: 백상아리는 영어로 Great White Shark라고 불리는데요. 이름처럼 몸집이 크고 위협적인 상어입니다. 전 세계 얕은 연안 온대 해역, 그러니까 너무 차갑지도 덥지도 않은 온화한 기후대의 바닷가 근처에 주로 서식하는데요. 호주, 캘리포니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전 세계 온대 해역에 널리 분포하고요. 한국의 동해안에서도 바다에서도 종종 발견됩니다.

백상아리는 활동 반경이 굉장히 넓어서 하루에 100km 넘게 이동하기도 하고요. 현존하는 상어들 가운데 가장 크고, 또 사람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상어 중 하나로 꼽힙니다. 영화 <죠스>에 나오는 상어가 바로 백상아리입니다.

박성일 PD: 그렇군요. 말 그대로 바닷속 거대한 포식자군요. 이런 상어가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면 위험이 클 수밖에 없겠네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그래서 호주에서 백상아리 공격 사례가 드물긴 해도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는데요. 이번 디와이 사고 후 호주 당국 생물학자들이 희생자의 서핑보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길이 약 3.4~3.6m의 백상아리가 이번 공격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박성일 PD: 호주에서 상어 습격 사고, 얼마나 흔한지도 궁금한데요.

유화정 PD: 호주는 전 세계에서 상어 공격 사례가 가장 많이 보고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해 국제 상어 공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상어 공격의 40% 이상이 호주에서 발생했습니다.

그간의 사례를 보면 1791년 이후 호주 전역에서 1천280건 이상의 상어 공격 사고가 기록됐고, 그중 사망은 약 250건에 이릅니다. 특히 뉴사우스웨일스 주와 퀸즐랜드, 서호주 해안에서 사례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호주 상어 사고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3년에는 전국에서 총 17건의 상어 공격이 발생했고 그중 3건은 치명적이었습니다.

한편 해양학자 대럴 맥피교수는 상어의 사람 공격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하지만 문제는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그 충격과 파급력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는데요.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상어와 사람이 마주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성일 PD: 상어 출몰 현상이 뉴사우스웨일스 주와 퀸즐랜드, 서호주 해안에서 사례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는데, 주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해변에 상어 방지 그물이 설치된 상태죠?  
Shark attack
The surfer who was attacked by a shark in the surf off Iluka Source: Seven Network
유화정 PD: 상어 방지 그물은 1930년대부터 설치돼 왔고, 현재 뉴사우스웨일스 해변 총 51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상어 그물은 일반적으로 따뜻한 계절에 접촉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호주의 공식적인 봄이 시작되는 9월 1일에 설치되어 이듬해 4월 30일에 철거해 왔는데요. 최근에는 거북이 등 멸종위기 해양생물의 피해가 커지면서 정부가 한 달 일찍, 3월 31일에 철거하는 시범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던 비치 등 3곳 카운슬에 철거할 해변을 추천하도록 요청한 상태였습니다.

이번 시드니 북부 디와이 해변에서 발생한 상어 공격 사고와 관련해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우리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고, 시민 안전을 보장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면서 “디와이 비치는 그물이 설치된 해변으로 정부가 수집 중인 증거를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성일 PD: 상어 방지 그물 철거를 요구하는 환경단체들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주장인데요. 상어 그물이 해양 생물의 오포획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 즉 상어 그물로 인해 다른 해양 생물이 걸리는 문제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지난해 한 시즌 동안 상어 그물에 걸려 사망한 해양 동물이 134마리로 보고 됐는데, 멸종위기종인 회색 간호상어, 가죽등거북, 로거헤드 거북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물에 걸린 93%는 상어가 아닌 다른 해양생물들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웨이벌리, 센트럴 코스트, 노던 비치 등 6개 지방자치단체는 상어 그물 철거에 찬성하는 결의를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상어 과학자인 폴 버처 박사에 따르면, 호주의 풍부한 해양 생태계에는 백상아리(Great White Shark), 타이거 상어(Tiger Shark), 해머헤드 상어(Hammerhead Shark), 황소 상어(Bull Shark), 그리고 다양한 산호초 상어와 같은 수많은 상어 종들이 있습니다. 상어는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최상위 포식자로, 해양의 건강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활동을 합니다.

박성일 PD: 해양 과학자와 환경 단체들의 주장과 맞서 수상 안전요원들은 그물이 여전히 중요한 안전장치라며 보강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상어 그물 외에 스마트 부표를 통한 상어 탐지도 가능하다고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1차 산업부는 전통적인 상어 방지 그물망뿐 아니라, 드론을 띄워 해상을 감시하고, 또 ‘스마트 드럼라인’을 설치해 서퍼와 해수욕객을 보호하고 있는데요. 스마트 드럼라인은 미끼를 단 바늘을 부표에 매단 장치입니다. 상어가 바늘을 물면 곧바로 신호가 울리고, 이를 받은 안전요원들이 출동해 상어에 꼬리표를 단 뒤 바다로 다시 돌려보내는 방식입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의 상어 꼬리표 부착 프로그램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있는데요. 주 당국은 “상어 공격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다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디와이 인근 롱리프 해안에는 스마트 드럼라인은 설치돼 있었지만, 상어 방지 그물망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박성일 PD: 한국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상어 출몰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한국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The main reasons for high percentage of fatalities are inexperience with the dangers of the beach and a lack of swimming skills
The main reasons for high percentage of fatalities are inexperience with the dangers of the beach and a lack of swimming skills Source: Getty
유화정 PD: 한국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동해에서의 상어 혼획 건수는 2022년 1건에서2023년 15건, 지난해 44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7월 말까지 22건을 기록했는데요.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동해에서 상어 출현 소식이 잦아진 것은,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이 늘어나면서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들이 동해안으로 유입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는 올해 동해안 해수욕장 14곳에 유해생물 방지망을 설치했고, 수상안전요원들에게는 상어 퇴치기를 지급했습니다. 이 상어 퇴치기는 상어가 가진 로렌치니 기관 즉, 바닷속의 미세한 전류까지 감지하는 기관을 활용한 장치인데요. 전기 자극이 가해지면 상어가 본능적으로 도망치는 습성을 이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박성일 PD: 호주는 멋진 해안선과 매력적인 해변 문화를 자랑하지만 호주 해변가에는 따가운 해파리나 가오리, 각종 상어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경계가 필요한데요. 특히 상어와 마주칠 가능성, 계절이나 시간대별로 특징이 있을까요?

유화정 PD: 네, 해양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백상아리는 매년 5월에서 11월 사이에, 황소 상어는 10월부터 5월 사이에, 타이거 상어는 연중 내내 목격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백상아리는 오전 늦은 시간대부터 한낮 사이에 해안 가까이 접근할 가능성이 높고, 황소 상어는 낮부터 저녁, 심지어 밤에도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박성일 PD: 그러니까 계절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주의해야 할 시점이 다양하군요. 상어는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네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반드시 순찰 인력이 있는 해변에서, 수영하는 겁니다. 해변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빨간색 깃발과 노란색 깃발 사이 구역입니다.

박성일 PD: 그렇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안전 수칙이죠. 그밖에 우리 교민들과 관광객분들이 해변에서 꼭 기억해야 할 안전 수칙, 또 어떤 점들을 조심하면 좋을까요?

유화정 PD: 인명 구조원의 조언과 안전 표지판에 주목해야 하고요. 해질녘이나 새벽, 밤에는 수영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미끼 물고기가 몰려 있거나 바닷새들이 몰려드는 곳도 위험 신호이니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상어 경보음이 울리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박성일 PD: 만약 불행히도 물속에서 상어를 마주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화정 PD: 전문가들은 가능한 한 천천히 뒤로 물러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상어와 눈을 맞춘 상태에서 가능한 한 조용히 서서히 물러나야 하고, 등을 돌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수영이나 스노클링 중이라면 물속에서 수직 상태를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상어는 보통 아래쪽에서 위로 공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몸을 세워서 서 있듯이 있으면 공격받을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혼자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리를 이루는 것이 안전한데요. 상어는 큰 무리를 공격할 가능성이 훨씬 낮기 때문입니다.상어는 우리 해양 생태계의 일부이고, 피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우리가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위험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박성일 PD: 결국 해변에서의 안전 수칙을 알고 지키는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군요.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오늘은 디와이 해변의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상어 방지 그물 철거 논란, 그리고 우리가 호주 바다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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