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도심서 숨진 채 방치된 30대 청년…"사회 안전망 사각지대 드러나"

George Street is seen empty in Sydney's central business district on 29 June 2021.

2021년 6월 29일, 시드니 도심(CBD)의 조지 스트리트 모습. Source: AAP

시드니 도심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30대 남성이 숨진 채 일주일 가까이 방치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Key Points
  • 시드니 도심서 노숙 생활 하던 30대 남성, 숨진 채 일주일 가량 방치
  • 체류 자격 잃은 비거주자 주거 등 복지 지원 배제 쉬워
  • "비거주자 서비스 체계, 분명한 공백 인정"

호주 시드니 도심 한복판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30대 남성이 숨진 채 일주일 가까이 방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체류 자격을 잃은 비거주자의 경우 주거, 의료, 복지 지원에서 사실상 배제되기 쉬워, 연방·주 정부가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네팔 출신 비크람 라마 씨, 32세는 지난해 12월 7일 시드니 세인트 제임스(St James) 역 출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가디언과 News.com.au 등에 따르면, 라마 씨는 한때 유학생으로 호주에 왔지만 비자가 만료된 뒤 체류 자격을 잃고, 시드니 하이드파크(Hyde Park) 인근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라마 씨의 시신이 최대 일주일가량 발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인트 제임스 역은 시드니 중심업무지구 경계에 있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라마 씨의 죽음은 오랜 시간 누구에게도 인지되지 못했습니다.

라마 씨는 네팔의 한 외딴 마을에서 호주로 유학을 왔고, 가족은 농지까지 팔아 라마 씨의 학업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체류 자격 문제와 생활고 속에서 점차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고, 결국 가족에게 전해진 소식은 아들의 사망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특히 비자 만료 등으로 체류 자격을 상실한 비거주 노숙인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비자가 만료된 이들은 합법적으로 일할 수도 없고, 위기숙소나 사회주택, 의료서비스, 센터링크 지원에도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비영리단체와 자선단체 역시 인력과 재정이 부족해 충분한 현장 지원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클레어 오닐 연방 주택부 장관 측은 이번 사건을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비극적”이라고 표현하며, 정신건강 지원과 비자 지원, 위기 대응 체계에서 사람들이 “틈새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 정부와 지역사회 서비스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내무부는 비자 결과를 기다리는 브리징 비자 소지자 등에 대해서는 일부 표적 지원이 제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민 신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비시민권자에게도 일부 지원이 가능하지만, 호주에 계속 체류할 수 있는 모든 절차가 끝난 경우에는 자발적 출국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로즈 잭슨 주택·노숙인 담당 장관도 이번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비거주자를 위한 서비스 체계에 분명한 공백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라마 씨가 완전히 모든 지원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며, 현장 지원팀이 라마 씨를 파악해 세인트빈센트 노숙인 보건 서비스와 시드니가 운영하는 도심 비거주 노숙인 지원 그룹에 연계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시드니와 세인트빈센트 측은 그동안 주 정부와 연방 정부에 비거주 노숙인도 위기숙소와 주거 경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을 재검토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시드니의 클로버 무어 시장은 “거주 자격이 없어 제도 틈새로 미끄러지는 사람들, 그리고 숨겨진 형태의 노숙 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전문 노숙인 지원 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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