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호주 까치, 봄에 번식기 둥지 보호를 위해 공격적 행동을 보임
- 둥지 주변 약 6주간 공격, 기간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짐
- 둥지 피하고 천천히 물러나는 등 대처가 중요
봄이 찾아오면서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꽃들이 만개해 기분이 좋아지는 계절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밝고 아름다운 계절에도 날아드는 불청객이 있죠. 바로 호주의 대표적인 새, ‘맥파이’의 이름을 가진 까치인데요. 따뜻한 봄날, 자전거를 타거나 공원을 걷는 분들이 까치가 머리 위로 날아드는 ‘스우핑’ 현상 때문에 많이 놀라곤 하는데요. 이 까치들의 공격 행동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도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리피스 대학교 생태학 대릴 존스 명예교수에 따르면, 까치들의 공격 행동은 사실 계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까치들은 낮의 길이에 따라 번식 시기를 정하고, 둥지에 알이나 새끼가 있을 때 수컷이 특히 예민해져서 공격성을 보입니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가 되면 까치가 사람들 머리 위로 날아드는 거죠. 그리고 중요한 점은, 사람이 얼마나 많이 둥지 주변을 오가느냐가 공격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올해만 해도 호주 전역에서 2,700건이 넘는 스우핑 신고가 접수됐고, 295건의 부상 사례도 보고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까치가 무작위로 공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까치 중 약 10%만 공격적이며, 대부분 둥지 근처에서만 이런 행동을 보입니다. 게다가 공격하기 전에 경고하죠. 약 100미터 거리에서 ‘물러가라’라는 신호를 내고, 이를 무시하면 날아드는 스우핑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까치는 사람의 얼굴도 잘 기억한다는 점, 알고 계셨나요? 약 30명 정도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누군가를 특정해서 공격하는 까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 타는 사람, 우편 배달원 등 특정 대상에게만 공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헬멧이 얼굴을 가리면 까치가 상대를 판단하기 어려워 공격 빈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먼저 까치의 경고 신호를 이해하고, 둥지 근처에서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릴 존스 교수는 까치가 공격할 때 갑자기 행동을 바꾸고 고기 다진 것, 치즈 같은 먹이를 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까치가 금세 친구로 인식해 공격을 멈출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자전거를 타던 중 공격을 받으면 멈춰서 내려 걷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그리고 헬멧에 뾰족한 케이블 타이를 달면 까치가 위협을 느껴 접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모자 착용, 우산 들기, 나무 막대기를 머리 위에 드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절대 까치에게 물건을 던지거나 공격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까치가 더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까치와 눈을 마주치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는 것도 효과적이며, 둥지 위치를 미리 알고 있다면 그 주변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할 점은, 공격하는 까치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고, 공격 시기도 둥지를 보호하는 약 6주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흥미롭게도, 호주 원주민 문화에서는 까치를 아주 긍정적으로 봅니다. 노웅가르 족의 드림타임 이야기에는 까치가 세상에 첫 새벽을 가져온 존재로, 그 노래는 매우 복잡하고 아름답다고 전해지죠. 까치의 노래가 매일 아침 첫 새벽을 재현한다고 믿는 문화도 있죠.
이처럼 까치는 단순한 불청객이 아니라 호주의 자연과 문화 속 깊은 의미를 지닌 존재입니다. 따라서 까치의 신호와 행동을 잘 이해하며 현명하게 대처해 안전하고 즐거운 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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