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호주 기준금리 또 0.25%p 인하…올해 세 번째
- 대출 여력 7% ↑, 맞벌이 가구 5만3천 달러 더 빌려
- 전문가들 "집값 4~6% 상승 불가피" 경고
나혜인 PD: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은 금리 인하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특히 집을 사거나 대출을 받는 분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은행의 대출 기준금리가 또 0.25%p 내린 3.60%로 인하됐다는 소식, 이미 전해드렸는데요 이로 인해 대출 여력이 확 늘고, 집값도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친절한 경제, 홍태경 PD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이 올해 들어 세 번째 금리 인하였죠?
홍태경 PD: 호주 중앙은행(RBA)은 지난 8월 12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3.60%로 낮췄습니다. 이는 올해 세 번째 인하, 그리고 2020년 이후 첫 연속 인하 기록입니다. 이번 결정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 수준까지 떨어진 점, 그리고 노동 시장이 다소 완화된 점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RBA는 밝혔는데요, 여전히 데이터 의존적인 접근을 유지하고 있는 RBA가 향후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혜인 PD: 2020년 이후 첫 연속 인하라니, 상당히 의미가 크네요. 이번 금리 인하로 대출 여력이 늘어난 셈인데요, 그럼 실제로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홍태경 PD: 네, 도메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출 여력의 증가분이 상당히 큽니다. 금리가 올해 들어 총 세 번 인하된 것을 합쳐서 0.75% 인하 효과를 반영할 때, 연소득 15만 달러인 맞벌이 가구가 6개월 전보다 약 5만 3700달러를 더 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약 7%의 증가율입니다.
나혜인 PD: 5만 3700달러라면 굉장히 큰 차이인데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홍태경 PD: 은행들이 대출 심사 시 현재 모기지 금리보다 높은 완충 금리를 사용하는데, 이 시스템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가 최대 대출 한도에 빠르게 반영되는 겁니다.
소득별로 보면 더 극적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연소득 10만 달러 가구는 3만 5,300달러, 20만 달러 가구는 7만 3,800달러, 30만 달러 가구는 11만 5,400달러를 더 빌릴 수 있게 됐습니다. 고소득층일수록 대출 증가 규모가 더 크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나혜인 PD: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주택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대출 여력이 늘어나면 수요가 늘고, 집값에는 자연스럽게 상승 압력이 생깁니다. 구매자들이 더 많이 빌릴 수 있게 되면, 보통 더 많이 지출하게 되는 거죠. 이것이 주택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합니다.도메인은 0.75% 인하가 1년 뒤 집값 4% 상승, 2년 뒤에는 6%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아파트는 약 5%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실제로 2025년 2분기 호주 8개 주요 도시 집값이 모두 상승했습니다.
로이터스 조사도 비슷합니다. 향후 3년간 집값이 연간 4~5% 수준으로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요 특히 시드니와 멜번이 상승폭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구 증가와 공급 제약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25년 2분기, 호주 주요 8개 주도의 집값이 동시에 오르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 역시 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수요 증가가 그 배경으로 분석됩니다.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입니다. 금융시장에서는 2025-26 회계연도 말까지 추가로 2-3차례, 각각 0.25%p씩 더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만약 그런 추가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홍태경 PD: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가구의 차입 능력이 약 15% 증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도 팬데믹 시절 최저 금리 때보다는 대출 한도가 낮은 상황인데요,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팬데믹 수준보다 훨씬 높고, 금융당국의 대출심사 3%포인트 완충 장치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혜인 PD: 각 은행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실제로 금리 인하를 고객들에게 적용하고 있나요?
홍태경 PD: 네, 주요 은행들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CBA, ANZ, NAB, 웨스트팩 등 4대 은행을 포함해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0.25%p 전액 인하한만큼 고객들에게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효력 발생일은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8월 말까지 적용됩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실제로 대출 시장은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나요?
홍태경 PD: 최근 호주 통계청(ABS) 자료에 따르면, 대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2025년 6월 분기 신규 대출 평균 규모가 67만8,011 달러로, 3개월 전보다 1만8,000 달러 증가했습니다. 특히 뉴사우스웨일스는 평균 대출금 81만6,000 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고, 서호주는 분기 기준 2만6,000 달러가 증가하면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습니다.다만 금리 인하 효과가 즉시 반영되진 않는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대부분 은행은 2주가량 시차를 두고 적용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고객들은 잠재적으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이자 혜택을 놓칠 수 있다는 점 유념해야겠습니다.
나혜인 PD: 대출 여력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갚아야할 가계빚이 늘어나는 것이기때문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닐텐데요, 어떤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을까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몇 가지 주요 우려 사항을 짚어보면 우선, 공급 부족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값싼 신용이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겁니다.
건축 승인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이고, 자재 비용도 높게 유지되고 있기때문에 공급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집이 많이 지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현재 금리 인하로 생긴 추가 구매력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충분한 공급이 뒤따라야만 가격 상승에 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무리한 대출로 인한 재정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빚이 많은 가구는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조금 늘더라도 상환 부담은 여전히 큽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가구가 여전히 재정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고, 일부는 5회 이상의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등 가계 재정 상태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혜인 PD: 그런 점을 볼 때 실제 혜택에는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일부 수요자들은 금리 인하의 실질 혜택을 못 누리고 있고, 집값 상승이 결국 대출 여력이 증가돼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RBA는 이번 금리 인하 결정에서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생산성 하락 우려도 명시했습니다. 향후 금리 인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건데요, 이번 금리 인하는 분명 대출 여력을 늘리고 일부 소비자에게는 숨통을 트여주고 있지만 그만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과 공급 부족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 재정 불균형, 생산성 우려 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집값 상승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나요?
홍태경 PD: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25-26년까지는 이런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2026년 후반부터는 공급 증가와 함께 상승폭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무엇보다 본인의 재정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순히 '빌릴 수 있는 최대 금액'이 아니라 '안전하게 상환할 수 있는 금액' 내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나혜인 PD: 네,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호주 부동산 시장과 금리 동향을 살펴봤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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