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2025 한국어 몰입의 날’ 행사 성료…시드니 고등학생들 300여 명 참여
- 한국어 몰입의 날 행사, 커리어 강연, 태권도, 케이팝 댄스, 전통놀이 체험 및 대회, 나만의 한국어 모자 만들기, 전통춤 워크숍으로 꾸며…
-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호주 스탠드업 코미디언들 참가하는 ‘MICF 로드쇼 in 부산’
나혜인 PD: 매주 호주와 한국을 잇는 문화, 예술, 공연, 엔터테인먼트 소식을 살펴보는 K-ART 시간입니다. 한국의 공연 기획자이자 콘텐츠 프로듀서인 이재화 리포터 오늘도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재화 리포터: 안녕하세요? 이재화 리포터입니다.
나혜인 PD: 이번 주는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이재화 리포터: 최근 K-op 커버댄스 페스티벌, 한국 문학 주간 등 K-vibe를 느낄 수 있는 아주 다양한 한국 관련 이벤트가 호주에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지난달 말 벌어진 ‘2025 한국어 몰입의 날’ 행사에서도 여러 이벤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혜인 PD: ‘2025 한국어 몰입의 날’은 한국어를 정식 과목으로 배우는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보다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격년으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행사로 알고 있습니다.
이재화 리포터: 네, 올해는 시드니대학교와 함께하여 시드니 소재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노만허스트 남자 고등학교, 뉴사우스웨일즈 스쿨오브 랭귀지, 마스덴 고등학교, 스트라스필드 여자 고등학교, 오란 파크 고등학교, 카브라마타 고등학교, 헐스톤 농업고등학교, 홈부쉬 남자 고등학교 등 8개 학교의 학생들과 교사 300여 명이 참석해 다채로운 한국 문화를 체험했습니다. 행사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학문적 비전을 공유하는 커리어 강연으로 시작되어 태권도, 케이팝 댄스, 전통놀이 체험 및 대회, 나만의 한국어 모자 만들기, 전통춤 워크숍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나혜인 PD: 다양한 활동을 매개로 학생들이 한국어 학습에 대한 흥미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기회가 됐을 것 같습니다.
이재화 리포터: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하는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의 일환으로 ‘느껴봐! 한국 전통춤의 Vibe’ 교육 워크숍도 진행되었습니다.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는 2024년 2월 한국 문체부의 국제문화홍보정책실 출범을 계기로 기존 재외한국문화원 순회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확대, 개편한 것인데요. 한국의 우수한 문화예술 단체가 해외 공연, 전시, 강좌 개최를 희망하는 경우, 재외한국문화원이 있는 여러 나라와 도시를 순회할 수 있도록 연결·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나혜인 PD: 몆 주 전,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소개한 전시입니다. 10월까지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씬의 설계: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영화 속 세계(Production Design: Scene Architects Build On-Screen Worlds)’ 도 이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의 일환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재화 리포터: 네, 맞습니다.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는 올해 사업 규모를 대폭 확대해 공연(15편), 전시(11편), 강좌(15편) 등 총 41개 프로그램이 35개 재외한국문화원과 문화홍보관을 중심으로 32개국 49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는데요. 호주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앞선 언급한 ‘씬의 설계: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영화 속 세계(Production Design: Scene Architects Build On-Screen Worlds)’ 전시도 있었고요. ‘한국어 몰입의 날’ 행사의 일부로 진행된 ‘느껴봐! 한국 전통춤의 Vibe’ 교육 워크숍에서는 중앙대학교 중앙사학연구소 양민아 교수가 남생이 놀이, 개고리 타령, 손치기 발치기 등 다양한 형태의 강강술래춤을 직접 지도하며 학생들이 몸으로 한국 전통춤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강강술래’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가 흔히 손을 잡고 둥글게 도는 것만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 지역·시대·맥락에 따라 여러 형태와 놀이적 변주를 가진 복합적인 민속 무용입니다. 기본 형태인 원무(圓舞)는 달 밝은 밤, 특히 추석날에 여성들이 손을 맞잡고 원을 이루어 달을 바라보며 도는 춤에서 유래되어 단순히 돌기만 하는 게 아니라, 노랫소리에 맞춰 걷기·뛰기·앉기 등 다양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이 기본 구조 안에 여러 소놀이가 삽입됩니다.
나혜인 PD: 강강술래. 단순히 둥글게 손을 잡고 도는 춤 하나가 아니라, 춤과 놀이가 결합된 종합예술적 성격의 전통예술이군요.
이재화 리포터: 학생들이 남생이 놀이, 개고리 타령, 손치기 발치기 등을 배웠다고 했는데요. 남생이놀이는 원을 이루다 서서히 몸을 낮추어 기어가는 동작을 말하고, 개고리 타령은 ‘개구리 타령’에서 나온 말로, 개구리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놀이 춤으로 원을 이루어 돌다가 앉았다 일어섰다 하며 개구리 뛰는 모양을 흉내 내는 유희적이고 익살스러운 동작입니다. 손치기 발치기는 원을 선 사람들끼리 서로 손을 마주치고 발을 맞추며 리듬을 만드는데, 장단은 보통 빠르고 흥겹게 이어지며, 단순 반복되는 구조로 단순한 동작이지만 에너지가 넘쳐 흥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외에도 가마타기, 대문 놀이 등이 대표적인 강강술래 속 소놀이입니다.
나혜인 PD: 학생들이 재밌는 민속놀이, 춤을 단체 형태로 접하면서 한국 문화의 집단성, 축제성도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 같아요.
이재화 리포터: 이번 주에 벌어지는 행사도 있습니다. 철학과 정갈한 맛을 담은 한국 사찰음식을 소개하는 ‘Korean Temple Food(한국의 사찰 음식)’인데요.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사찰음식 문화’ 강좌는 태국과 호주에서만 열리는 특별한 행사입니다.
나혜인 PD: 사찰음식 요리를 배우는 기회는 아주 특별하네요. 특히 요즘같이 채식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로는 참가를 희망하는 분들이 많이 있겠어요.
이재화 리포터: 네, 하지만 아쉽게도 참여자 수가 한정적으로 꼭 사전에 신청하셔야 하는 이 행사는 사찰음식 전문가 ‘동화스님’이 강연을 맡았습니다. 경상북도 상주의 ‘묘견암’의 주지이자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지정 사찰음식 장인입니다. 국내외에서 한국의 사찰음식 관련한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저도 우연히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파프리카 스시, 표고 페스토, 토마토 감잣국 등 특이하면서도 정갈한 메뉴들이 있더라고요.
이재화 리포터: 네, 이번 ‘Korean Temple Food(한국의 사찰음식)’ 프로그램은 강연과 관련 영상 시청 외에도 사찰음식을 직접 조리 시연하고, 한국 불교의 식사 전에 함께 외우는, 즉 음식을 먹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감사하며 수행의 일환으로 행하는 의식인 ‘오관게 독송’, 시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9월 10~11일, 총 3 세션 모두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나혜인 PD: 사찰음식 전문가의 솜씨를 직접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겠군요.
나혜인 PD: 그럼, 오늘 K-ART 두 번째 소식으로 가볼까요?
이재화 리포터: K-ART 두 번째 소식은 다시 돌아온 ‘MICF 로드쇼 in 부산’입니다.
나혜인 PD: ‘MICF 로드쇼’. 세계 최고, 최대 규모의 코미디 페스티벌인 멜버른국제코미디페스티벌(MICF)이 엄선한 호주 최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의 쇼입니다. 작년에 이어 또 부산을 찾아가는군요.
이재화 리포터: 네, 지난해 8월에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Ivan Aristeguieta, Claire Hooper, Dave Thornton등 3인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참여했던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올해 ‘제13회 부코페’에서도 ‘MICF 로드쇼’가 계속된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올해는 Dilruk Jayasinha(딜룩 자야시나), Zoë Coombs Marr(조이 쿰스 마) 등 두 명의 코미디언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지난 9월 3일~5일에 부산의 어댑터씨어터에서 공연했습니다.
나혜인 PD: Dilruk Jayasinha(딜룩 자야시나)는 ABC, Channel 10 등 다양한 방송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호주의 유명 코미디언이죠.
이재화 리포터: 네, 요즘에는 Netflix에서도 가끔 만날 수가 있는데, 스리랑카 태생의 이민자로 호주 TV 산업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Logie Award에서 2018년에 ‘Most Popular New Talent’, 가장 인기 있는 신인에게 주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쇼 주제는 주로 이민자 정체성, 몸 이미지, 음식 중독, 가족사 같은 자기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나혜인 PD: Logie Award에서는 코미디언, 드라마 배우, 리얼리티 출연자까지 호주 TV의 얼굴들을 대중이 직접 투표로 뽑는 상이라는 점이 특징인데, 그해 많은 시청자들의 원픽 신인이었군요.
이재화 리포터: 특히, 딜룩은 회계사로 호주의 빅 4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네요. 한편, Zoë Coombs Marr(조이 쿰스 마)는 15세부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을 시작해 다수의 코미디 상을 수상, 비평가들의 높은 평가를 자랑하는 호주의 최고의 코미디언 중 한 명입니다. TV 예능 및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작가, 진행자로서도 출연하면서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데, 성 정체성과 코미디 장르의 파괴, 메타적 유머, 사회적 주제 탐색하는 주제를 주로 선보입니다.
나혜인 PD: 2023년에 ABC TV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Queerstralia’의 호스트이자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죠.
이재화 리포터: 그렇습니다. 특히, Zoë Coombs Marr(조이 쿰스 마)의 경력을 결정지은 대표작은 ‘Trigger Warning(2016)’이라는 작품인데요. 스탠드업 코미디이자 페르소나 퍼포먼스로 주인공 캐릭터인 ‘Dave’라는 성차별적, 꼰대적 남성 코미디언을 조이 본인이 분장하고 연기합니다. 성차별, 동성애 혐오, 술자리식 농담 등 일부러 낡고 불편한 농담을 쏟아내고, 그 과정 자체가 코미디 업계의 남성 중심 문화와 구시대적 개그 코드를 풍자하는 장치로 사용됩니다. 공연 후반부에 조이 본인으로 복귀하며, Dave와 자신 사이의 경계, 페르소나, 젠더 권력관계를 메타적으로 드러내 그해 호주 코미디 최고 상인 MICF의 Barry Award와 Green Room Awards 수상합니다. 비평가들은 ‘Trigger Warning’을 ‘코미디 그 자체를 해체하고 재구성한 공연’, ‘젠더 정치학을 유머로 드러낸 획기적 작업’이라고 호평했습니다.
나혜인 PD: 단순히 웃음만 주는 게 아니라, 사회의 모순적인 면을 웃음으로 승화하며, 코미디란 무엇인가를 다시 질문하게 하는 메타 코미디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MICF 로드쇼’가 올해도 계속된 것을 보면, 과연 호주식 스탠드 업 코미디가 한국의 관객을 웃길 수 있을지 궁금해했던 작년 저희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하는 것 같기도 하군요. 앞으로도 호주와 한국의 코미디가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 나가기를 바라봅니다.
이번 주 K-ART 첫 번째 소식으로는 ‘2025 한국어 몰입의 날’ 행사 성료와 함께 올해 확대, 개편된 재외한국문화원 순회 프로그램 지원 사업으로 호주를 찾아오는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일환의 K-vibe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만나봤습니다. 또한, '제1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부코페'에 작년에 이어 호주를 대표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이 참가하는 프로그램 ‘MICF 로드쇼 in 부산’ 개최 소식까지 다양하게 전해드렸습니다. 이재화 리포터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주에 뵙죠.
이재화 리포터: 네, 다음 주에도 더욱 알차고 새로운 소식들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뉴스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호주 공영방송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 한국어 프로그램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세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SBS Audio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